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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승계를 추진하다

[GLOBAL POWER PROFILE] Keeping It in the Family

알렉상드르 리카가 혁신과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앞세워 페르노리카의 미래 경영을 준비하고 있다.
BY Daniel Roberts


알렉상드르 리카 ALEXANDRE RICARD는 가업인 증류주 사업을 경영하기 위해 실제로 42년 평생을 기다려왔다. 2015년 2월, 드디어 이 프랑스인이 페르노리카 Pernod Ricard의 CEO 겸 회장에 취임할 예정이다. 페르노리카는 108억 달러 규모의 증류주 전문회사로, 앱솔루트 Absolut, 시바스 리갈 Chivas Regal, 제임슨 Jameson 같은 유명 주류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종종 알렉스로 불리는 알렉상드르 리카는 액센추어 Accenture와 모건 스탠리 Morgan Stanley에서 경력을 쌓은 후 2003년 처음 페르노리카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1년 회사의 최고운영책임자(COO)에 발탁됐다.

현 CEO인 피에르 프링게 Pierre Pringuet는 2012년 8월 알렉상드르를 후임자로 지명했다. 회장이자 전 CEO였던 패트릭 Patrick-알렉상드르의 삼촌이기도 하다-이 심장마비로 사망한 직후였다. 하지만 당시엔 패트릭의 누나 다니엘르 리카 Daniele Ricard가 회장으로 지명됐다. 그리고 내년 2월 프링게는 회사에서 정한 정년 65세가 된다. 알렉상드르가 다니엘르와 프링게의 자리를 이어 받게 되는 셈이다.

알렉상드르 부회장은 현재 다음 세 가지 주요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전장을 방불케 하는 중국과 신흥시장 아프리카 등에서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큰 글로벌 성장을 이루고, 디자인 및 제품의 혁신을 도모하는 것이다. 오랜 전통을 지닌 브랜드에 초점을 맞춰 마케팅을 펼치는 것도 그의 임무 중 하나이다. 엔호이저-부시 인베브 Anheuser-Busch InBev 같은 대표적 맥주업체와 마찬가지로, 페르노리카는 여러 차례 인수합병을 통해 탄생한 기업이다. 아니스 Anise 향의 술 페르노 Pernod는 1805년 이래 프랑스의 대표적인 주류 중 하나였다. 아페리티프 *역주: 식전에 마시는 와인인 리카 Ricard는 알렉스의 조부 폴 Paul이 1932년에 제조했다. 프랑스인들의 미각을 사로잡으며 오랜 기간 라이벌 관계를 유지했던 두 회사는 1975년 합병했다. 이 회사는 그 후에도 2005년 세계 2위 주류업체 얼라이드 도멕 Allied Domecq 그룹을 인수하는 등 주요한 합병을 추진했다. 덕분에 비피터 Beefeater, 발렌타인 Ballantine’s, 칼루아 Kahlua, 마커스 마크 Maker’s Mark를 보유하게 됐지만, 회사는 올해 마커스 마크를 산토리 Suntory에 매각했다. 이 밖에도 페르토리카는 2008년 V&S 그룹을 인수해 시그램 Seagram’s과 현재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프리미엄 보드카 앱솔루트를 거느리게 되었다.

페르노리카 사업의 약 3분의 1은 유럽에, 다른 3분의 1은 미국에, 나머지 3분의 1은 아시아에 분포돼 있다. 이제 남은 시장은 성장잠재력이 거대하지만 공략이 간단치 않은 곳이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의 수입 증류주 매출은 최근 급락세를 보여왔다. 전문가들은 중국인들의 사치품 소비 감소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모닝스타 Morningstar의 애널리스트 필립 고햄 Philip Gorham은 “공무원을 대상으로 뇌물수수 및 과소비 단속이 이뤄지고 있어 프리미엄 증류주나 스카치위스키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상황이 역전되어 매출이 다시 상승세를 타는 날이 오겠지만, 현재 하락세는 페르노리카가 단기간 직면할 심각한 문제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에서의 23% 매출 하락과 환율 여파로 페르노리카는 지난해 회계연도 매출 증가가 미미했다. 알렉상드르는 중국 시장의 페르노리카 와인 포트폴리오를 늘려 매출 부진을 해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2년 중국 와인제조업체 헬란 마운틴 Helan Mountain을 인수했다.

1989년 인수한 호주 와인브랜드 제이콥스 크릭 Jacob’s Creek도 현재 중국에서 꽤 잘 팔리고 있다. 알렉상드르는 “젊은 소비자들은 주류산업을 부문별로 나눠 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주류를 맥주면 맥주, 증류주면 증류주로 기억하지 않는다. 대신, 선호하는 브랜드로 기억한다. 예컨대 ‘나 오늘 보드카 마시고 싶어’라거나 ‘위스키가 당기는데’라고 말하기보단 ‘앱솔루트가 마시고 싶은 날이야’ 혹은 ‘오늘 글렌리베트 Glenlivet 한 잔 하고 싶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낙관적인 경영자의 희망 사항처럼 보인다. 하지만 알렉상드르는 엄격하고 신중한 인물이며, 놀라울 정도로 밀레니엄 세대를 잘 파악하고 있다.

페르노리카는 2012년 셔츠에 개인적인 메시지를 보여줄 수 있는 티셔츠 OS를 출시했다. 페르노리카에겐 다소 생소한 웨어러블 신기술이었지만, 이 역시 브랜드 이름을 걸고 출시한 제품이었다. 그리고 티셔츠와 더불어, 회사는 ‘프로젝트 구텐베르그 Project Gutenberg’라 불리는 가정용 주류 전자제품을 시험하고 있다. 이 두 프로젝트 모두 마케팅 예산의 20%를 디지털 혁신에 투자하고자 하는 알렉상드르의 계획에 속한 프로젝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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