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경영학과 명문 연세대학교가 올해 경영대학원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연세대 MBA는 올해를 새로운 도약의 해로 정하고 2020년 글로벌 30대·아시아 3대 MBA로 올라선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연세대는 전통의 경영학과 명문이다. 학부의 위상은 MBA로도 이어지고 있다. 연세대 MBA는 MBA 지원자들 사이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온라인 MBA 진학 커뮤니티에선 연세대 MBA 입학을 위해 재수나 삼수를 하는 지원자들도 상당수 발견할 수 있을 정도다.
연세대 MBA의 인기는 객관적 지표로도 확인할 수 있다. 연세대 MBA는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2014학년도 한국형 경영전문대학원(MBA) 신입생 모집·운영 현황’ 조사에서 최고의 입학경쟁률로 유명세를 탔다. 이 조사에서 연세대 Corporate MBA와 Executive MBA는 주간·야간·주말 등 국내 전체 MBA 과정을 통틀어 1~2위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각각 3.63 대 1, 2.70 대 1로 국내 MBA 전체 평균 1.74 대 1보다 훨씬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는 연세대 MBA의 높은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한 예다.
1965년, 연세대 MBA 개설
연세대 MBA는 공식적으론 2006년 출범했다. 하지만 이는 행정 편제상의 연도일 뿐, 실제 MBA 과정은 1965년부터 개설됐다고 보는게 맞다. 연세대는 1965년 경영대학원 설립 당시부터 현재와 유사한 MBA 과정을 일부 운영해왔다.
1965년 이후 연세대 경영대학원은 세분화 과정을 거쳐 1976년에는 최고경영자 과정을, 1998년에는 글로벌 MBA 과정을 신설했다. 이후 최고경영자 과정은 Corporate MBA와 Executive MBA로 분화됐다. 2006년 MBA 공식 출범 이전부터 현재 MBA 과정의 상당 부분을 이미 운영하고 있었던 셈이다.
2006년 연세대 MBA의 공식 출범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일종의 새 판짜기로도 볼 수 있다. 연세대 MBA는 이때 새로운 편제와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삼고초려를 통해 국내외 유명 교수들을 초빙하고, 최신의 교수학습 시스템을 마련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이는 국내에서 벗어나 세계 명문으로 도약하기 위한 일종의 변태과정이었다.
2010년, 황금시대의 시작
연세대 MBA는 2010년부터 화려한 날갯짓을 시작했다. 2010년 Corporate MBA가 세계적인 경제 일간지이자 MBA 평가사인 파이낸셜타임스가 선정하는 ‘세계 100대 Executive MBA’ 71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 그 시작이었다.
연세대는 글로벌 기준의 Executive 과정을 중간 간부급의 Corporate MBA와 고위 간부급의 Executive MBA로 이원화해 운영하고 있다. 때문에 두 과정 모두 파이낸셜타임스의 평가 대상이 됐고 더 좋은 성적을 거둔 Corporate MBA가 순위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2011년에는 글로벌 MBA에서도 낭보가 날아들었다. 저명한 세계경제 일간지이자 MBA 평가사인 이코노미스트의 ‘2014 세계 100대 풀 타임 MBA’ 평가에 우리나라 MBA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것이었다(당시 연세대 글로벌 MBA는 76위에 올랐다). 이후 연세대 MBA는 현재까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Corporate MBA, 글로벌 MBA 모두 첫 순위 진입 이후 현재까지 매년 100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각 평가에 5년과 4년 연속 오른 것으로, 이들 기록은 국내 MBA 사상 최장 기록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 해에는 Corporate MBA가 파이낸셜타임스 순위 역대 최고 성적인 56위에 올라 더 큰 기쁨을 누렸다.
세계에서 인증받은 교육 품질
연세대 MBA가 세계 유수의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건 무엇보다 높은 교육 품질 덕분이다. 2008년 연세대는 MBA를 포함한 경영학 부문 전 학위 과정에서 AACSB(세계경영대학협회·Association to Advance Collegiate School of Business)와 KABEA(한국경영교육인증원·Korean Association of Business Education Accreditation)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특히 AACSB에선 연세대 MBA를 경영 교육 모범 사례로 소개하기도 했다.
연세대 MBA는 2010년에는 GMAC(경영대학원입회위원회·Graduate Management Admission Council) 회원이 됐고, 2012년에는 EQUIS(유럽교육수준향상시스템·European Quality Improvement System)를 획득함으로써 MBA 인증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일반적으로 AACSB와 EQUIS는 글로벌 양대 경영교육 인증으로 인식되고 있고, 거기에 GMAC 등이 추가되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연세대 MBA는 2012년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후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 2010년 이후의 상승세를 몰아 2020년에는 글로벌 30대·아시아 3대 MBA에 오르겠다는 것이다. 특히 경영전문대학원 설립 50주년을 맞은 올해를 그 원대한 목표의 발판이자 주춧돌이 될 한해로 만들겠다고 벼르고 있다. 연세대 MBA는 50주년 기념행사에 각계각층 MBA 동문을 결집 시켜 글로벌 30대·아시아 3대 MBA로 도약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학교 안팎의 힘을 모을 계획이다. 2020년 연세대 MBA의 세계적 위상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연세대 MBA 출신 인물들
김효준 (BMW Korea 대표이사 사장)
“연세대 MBA 과정을 거치면서 단순하고 단편적이었던 지식과 경험들이 비로소 체계화된 지식과 지혜들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세계인으로서의 덕목을 쌓았고, 세계를 무대로 웅비할 수 있는 자신감과 실력도 갖추게 됐습니다. 연세대 MBA에서 다양한 산업의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공부를 한 것이 현재의 경영활동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봉진 (ZARA RETAIL KOREA 한국지사장)
“연세대 MBA 과정은 매우 치열합니다. 정말 열심히 공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각 분야의 출중한 동료들과 경쟁·협력을 한 것이, 그리고 훌륭한 교수님들의 새롭고 다양한 시각과 탁월한 전문지식을 받아들인 것이 전문경영인으로서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제 기억에는 연세대 MBA 과정이 한 치도 한눈팔 수 없는 뜨거운 배움의 전장이자 자유롭게 사고를 확장할 수 있는 진리의 성지로 남아 있습니다.”
이성욱 (대흥화학공업 대표이사)
“연세대 글로벌 MBA에서 사례 위주의 최신 HBR(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을 공부하면서 창의적 발상과 논리적 사고, 전략적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그 배움 덕분에 졸업 후 여러 곳에서 커리어를 쌓으면서 각종 프로젝트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었고 또 능력도 인정받게 됐습니다.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오는 데 바탕이 되어준 연세대 글로벌 MBA는 저의 니즈를 충족시켜 준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