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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다이어트의 위험

[The Big Idea] STRIVING FOR THE PERFECT DIET IS MAKING US SICK<br>인간은 케일만 먹고는 살 수 없다.

현대인과 음식과의 관계는 꽤나 아이러니하다. 충분히 영양학적으로 풍족하고 균형 있는 식사를 할 수 있음에도 다이어트와 웰빙을 중시하는 문화 때문에 일부러 불균형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밥은 한줌도 안 먹으면서 고가의 해독주스를 마시며 슈가 프리, 글루텐 프리 식품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슈퍼푸드 산업 규모가 미국에서만 올해 1,3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다.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이유로 음식 피라미드의 절반을 이루는 음식들을 먹지 않는 과격한 다이어트를 실천한다. 하지만 극도로 통제된 식습관은 종종 건강에 좋지 않다는 식품에 대한 두려움과 강박증, 일상생활의 무력감을 낳을 수 있다. 최근 들어 건강식에 극도로 집착하는 새로운 형태의 식이장애인 ‘오소렉시아(orthorexia)’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게 그 방증이다.

미국 노던콜로라도대학의 심리학자 토마스 던 교수는 오소렉시아를 ‘생물학적으로 순수하고 영양학적으로 건강한 식품을 향한 병적인 집착’이라 정의하면서 거식증의 원인이 살찌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라면 오소렉시아는 건강을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의해 촉발된다고 설명한다. 거식증은 양(量), 오소렉시아는 질(質)에 대한 집착인 셈이다.

문제는 오소렉시아 같은 특정 식품에 대한 집착과 가혹한 다이어트가 필수 영양소의 섭취 부족을 이끌 수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채소 등 특정 음식을 통해서만 보충할 수 있는 비타민과 미네랄의 부족도 초래한다. 이는 뼈의 약화와 호르몬 변화, 심장 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며 정신적 측면에서도 스트레스나 폐쇄적·망상적 사고의 원인이 된다. 단적으로 말해 당초 원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에 직면하게 된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오소렉시아가 처음 확인된 지 20년도 안 된 탓에 정확한 환자수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 컬럼비아대학 산하 셀리악병 센터의 피터 그린 소장은 인터넷의 활성화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터넷의 사용자 참여형 Q&A를 보고 그릇된 의학적 판단을 내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터넷을 검색해본 결과, 자신이 잠재적 글루텐 과민증 환자라고 확신하며 센터를 찾는 사람들을 매일 만납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뭘 먹어야할지 스스로 결정하지도 못해요. 자신이 느끼는 건강상의 모든 문제가 음식 때문이라고 믿으니까요.”



이와 관련 콜로라도주 소재 덴버 헬스 식이장애센터의 제니퍼 가우디아니 부소장은 귀가 얇고 마음이 약한 일명 A형 사람들이 책이나 블로그, 소셜미디어를 읽고 스스로 건강을 해치는 식습관을 갖는 경향이 짙다고 말한다.

“이 음식은 좋고, 저 음식은 나쁘다는 흑백논리에 젖어 있어 치료도 더욱 어렵습니다. 음식을 바라보는 관점을 완전히 재정립해줘야 합니다.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인체는 어쩌다 한번쯤 건강에 해로운 음식을 먹더라도 아무런 문제없이 처리해낼 능력을 갖고 있답니다.”

거식증은 살이 찌는 것에 대한 두려움, 오소렉시아는 건강을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원인이 된다.

600% 정상인 대비 거식증 환자의 사망 위험 증가율. 거식증은 건강식에 대한 과도한 집착에 의해 촉발될 수 있다.

셀리악병 (celiac disease) 체내에 글루텐 처리 효소가 없어서 생기는 유전성 알레르기 질환. 대표적 글루텐 민감성 질환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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