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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보다 빠른 슈퍼 트레인

SUPER TRAIN: HYPERLOOP

서울과 부산을 단 25분 만에 주파하는 열차가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인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이자 그동안 다수의 도전적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억만장자 사업가 엘론 머스크가 향후 10년 내 이를 현실화할 최고 시속 1,220㎞의 초고속 열차 개발에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 1월 16일 세상의 이목은 한 기업가의 트위터에 집중됐다. 민간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엘론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 텍사스주에 ‘하이퍼루프(Hyperloop)’의 실험 트랙을 건설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기 때문이다.

하이퍼루프는 지난 2013년 8월 엘론 머스크가 처음 개념을 제시한 차세대 초고속 열차시스템이다. 당시 그는 강철 소재의 튜브터널 속을 마하1에 근접하는 속도로 질주하는 열차를 표방했지만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 속에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갔다. 그런데 이번 언급으로 그동안 지속적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었음이 새삼 확인되며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진공 vs 아진공

하이퍼루프가 표방하는 최고 속도는 마하 0.99, 즉 시속 1,220㎞다. 웬만한 제트여객기보다 시속 200㎞가 더 빠른 속도로서 자동차로 5시간 30분이 걸리는 샌프란시스코-LA를 35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서울-부산은 25분이면 족하다.

이 같은 ‘역대급’ 속도를 실현할 하이퍼루프의 기본 메커니즘은 ‘진공터널 자기부상열차’와 유사하다. 진공 튜브터널 내부에서 자기부상열차를 운용하는 이 방식은 레일은 물론 공기와의 마찰도 제거할 수 있어 열차의 속도 한계를 재정립할 초고속 열차의 종결자로 불린다. 하이퍼루프 역시 추진시스템은 자기부상 열차와 동일하다. 선형 유도 모터가 만들어낸 자기력의 인력과 척력을 활용해 가속과 감속이 이뤄진다.

다만 하이퍼루프는 진공터널이 아닌 진공에 가까운 아진공(亞眞空) 터널을 이용하며, 자기부상 대신 압축공기 부상시스템을 채택한다. 다수의 정거장과 열차 진출입로가 터널에 연결돼야 하는 만큼 최대 1,000㎞를 넘나드는 긴 터널을 완벽한 진공상태로 유지하는게 극히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진공터널은 진공이 깨지는 순간 전체 시스템을 멈춰야 한다.

반면 아진공은 상용 진공펌프로 비교적 손쉽게 구현 가능하며, 외부공기 유입 등에 대한 대처도 한층 용이하다는 것이 엘론 머스크의 설명이다. 진공터널과 거의 동급으로 공기마찰력을 제거하면서 말이다.



2025년 샌프란시스코-LA 상용 운행

압축공기 부상시스템의 경우 열차 전방에서 흡입한 공기를 내장 컴프레서가 압축한 뒤 하부로 배출해 열차를 공중 부양시키는 방식이다. 열차의 부상을 위해 막대한 전기에너지를 잡아먹는 전자석을 사용하지 않아 전력소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



특히 하이퍼루프는 매우 친환경적인 이동수단이기도 하다. 열차 운용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를 아진공 터널 외부에 부착한 태양전지로부터 충당하기 때문이다.

엘론 머스크의 1차 목표는 오는 2025년까지 총연장 600㎞의 샌프란시스코-LA 구간에 하이퍼루프를 상용화하는 것이다. 이곳에 28인승 캡슐형 열차 40대를 매 30초~2분 간격으로 배차, 연간 최대 740만명의 승객을 수송할 계획이다. 이후 중장기적으로 1,450㎞ 이내의 도시들을 하이퍼루프로 연결하게 된다. 이를 위해 이미 ‘하이퍼루프 트랜스포테이션 테크놀로지스(HTT)’라는 기업을 설립, 관련기술 고도화와 상용기술 확보에 돌입한 상태다.

과연 우리는 10년 뒤 항공기와 자동차, 열차, 선박에 이은 제5의 운송수단을 목도하게 될까. 다른 사람도 아닌 엘론 머스크라면 기대를 걸어 봐도 아깝지는 않을 것이다



1. 아진공 터널
하이퍼루프 열차, 즉 탑승 캡슐은 진공에 근접한 수준까지 내부공기를 제거한 직경 2~3m의 튜브 터널에서 운용된다. 터널 내부압력이 0.015psi(0.001021기압)에 불과하기 때문에 탑승 캡슐이 받는 공기저항은 일반열차의 1,000분의 1에 불과하다

2. 태양전지
아진공 터널의 외부에 부착된 태양전지가 1㎡당 120W의 전력을 생산한다. 터널 길이가 600㎞라면 300~450㎿의 전력을 얻을 수 있다. 이는 하이퍼루프 운용에 필요한 에너지를 100% 충당하고도 남는 전력량이다. 덕분에 연료비 상승에 따른 이용료 인상의 우려가 전혀 없다.

3. 탑승 캡슐
탑승 캡슐은 승객 전용 버전과 승객 및 자동차를 함께 이송할 수 있는 버전이 고려되고 있다. 두 버전은 길이가 다를 뿐 폭과 높이는 각각 최대 1.35m, 1.1m로 같다. 객실 앞쪽의 캡슐 최전방에 공기 흡입구와 컴프레서, 전기모터가 위치하며 최후방에 배터리가 탑재된다.

4. 압축공기 부양
하이퍼루프의 탑승 캡슐은 컴프레서가 압축한 공기를 캡슐 하단에서 분사하는 방식으로 부상한다. 부상 높이는 0.5~1.3㎜ 정도로 자기 부상 시스템에 비해 많은 비용절감이 가능하다. 다만 HTT의 연구자들은 기존 자기 부상을 포함해 실용화에 가장 적합한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5. 전천후 운행
항공기, 선박, 열차, 자동차 등 현존하는 모든 운송수단은 폭설, 폭우, 강풍, 안개, 파고(波高) 등의 날씨에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하이퍼루프는 터널 내부에서 운용되는 만큼 악천후로부터 자유롭다. 항공기와 달리 탑승 및 하차 절차와 시간이 길지 않다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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