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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의 결합, O2O 태풍이 몰려온다

[FORTUNE'S EXPERT] 안병익의 ‘스마트라이프’

스마트폰은 사용자 위치에 상관없이 현재 있는 곳에서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검색·소비할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O2O 서비스가 존재한다.


직장인 박가연(31) 씨는 주말마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간다.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신사역에 가까워졌을 때 평소 가고 싶었던 카페에 접속해 ‘디저트’와 ‘커피’를 주문하고 스마트폰으로 결제까지 완료한다. 가로수길 카페에 도착하면 자리에 앉자마자 따끈한 커피와 디저트가 나온다. 줄을 설 필요도, 주문이나 결제를 할 필요도 없다. 카페는 신사동이라는 실제 공간에 있지만, 거래는 모두 온라인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바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덕분이다.

최근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을 의미하는 O2O가 등장하면서 다시금 로컬서비스(오프라인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민간소비 규모는 약 700조 원에 달하는데 이 중 온라인 거래 규모는 그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60조 원가량에 불과하다. 여전히 640조 원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KT FORTUNE’S EXPERT | 안병익의 ‘스마트라이프’ 가상-현실의 결합, O2O 태풍이 몰려온다 스마트폰은 사용자 위치에 상관없이 현재 있는 곳에서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검색·소비할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O2O 서비스가 존재한다.

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향후 국내 O2O 시장 규모는 산업 전반에 걸친 O2O 서비스 확대와 IoT(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등 기반 기술 발전에 힘입어 약 300조 원의 전체 상거래 시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O2O는 오프라인 마케팅과 온라인 네트워크를 결합한 서비스를 말한다. 판매자들은 온라인을 통해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고, 소비자들은 오프라인에서 이용했던 상품 및 서비스를 온라인을 통해 그대로 제공 받을 수 있다.

단적인 예가 바로 인터넷 쇼핑의 확장이다. 인터넷 쇼핑은 이제 컴퓨터 밖으로 나와 스마트폰 세상 안으로 들어왔다. 길거리 매장 안이나매장 근처에서 ‘상품 검색→주문 및 예약→결제’까지 스마트폰으로 처리할 수 있다. 단지 ‘소비’만 오프라인에서 할 뿐이다.

대표적 O2O 기반 쇼핑서비스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비콘’이다. 비콘은 ‘저전력 블루투스(BLE)’ 기술을 통해 매장 등에서 기기를 자동으로 인지, 소비자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으로 정보를 자동 발송하고 주문·결제까지 제공하는 서비스다. 비콘 서비스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매장에서 쇼핑하는 사용자들이다. ‘쇼핑’과 관련된 비콘 서비스는 사용자가 매장을 지날 때 자신이 원하는 제품과 관련된 알림 메시지가 도착하면 이를 통해 상품을 찾아가거나, 점원을 만날 필요없이 쉽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쿠폰을 받아 할인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오프라인 영역을 온라인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O2O는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사회의 전 영역이 ‘모바일화’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이 무의미한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이미 해외시장에서 O2O 서비스는 대체불가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를 확연히 증명하는 지역이 바로 거대 시장 중국이다. 중국연쇄경영협회와 딜로이트가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유통시장 100개 업체의 매출이 전체 소매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10.8%에서 지난해 8.7%로 2.1% 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온라인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보다 1.6% 포인트 증가한 7.9%로 늘어났다. 특히 중국 요식업 O2O 서비스 이용자가 지난해 약 1억 4,000만 명에서 올해 약 2억 2,000만 명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성장 속도라면 올해 중국의 O2O 시장 규모는 최대 4,188억 5,000만 위안(약 71조 원)을 기록하게 된다.

중국 대형 IT업체들의 발 빠른 대응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모바일 메신저 라이왕을 인수하며 O2O 시장에 진출했고, 6억 9,200만 달러를 투자해 중국 고급 백화점인 인타임리테일 지분 26%를 확보하기도 했다. 또 콜택시 앱 서비스업체인 콰이디다처에도 1,6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종합 IT기업 텐센트는 2억 달러를 투자해 중국 대표 맛집 검색 서비스인 디안핑의 지분을 확보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텐센트는 디안핑 투자를 통해 향후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과 연계한 상품을 판매하고, 쿠폰 제공 서비스를 강화해 오프라인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알리바바와 마찬가지로 또 다른 콜택시 앱 서비스업체 디디다처에 약 2,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중국 업체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팔, 스퀘어 등도 O2O 관련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O2O 서비스를 활용한 시장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이미 배달의 민족, 요기요, 씨온 등 요식업 부문 벤처기업들이 특색 있는 O2O 서비스를 운용하며 주목받고 있다. 샵윈도(네이버), 스마트픽(롯데백화점), 카카오택시(다음카카오), 시럽(SK플래닛)등 주요 분야 대기업들도 다양한 사업군에서 O2O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며 본격적인 시장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O2O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풀어야 할 과제도 많은게 사실이다. 수많은 사업자의 참여로 소비자가 쇼핑몰 인근을 지나거나 쇼핑몰에 들어갔을 때 원치 않은 스팸성 정보나 혜택을 수신할 수 있다. 이는 고객이 단말기에서 해당 기능을 비활성화하는 저항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때문에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만 제공하는 업계의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법적인 규제와 정책 이슈도 넘어야 할 산이다. 우버의 경우 법적인 기준 없이 불법영업 논란에 시달리고 있고, 타 분야에서도 제2, 제3의 우버가 출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보기술 사업자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그 비용이 소상공인들에게 전가되는 역효과도 나타날 수 있어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과도한 수수료로 소상공인의 부담을 가중시켜 사회적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배달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O2O 서비스가 이런 다양한 과제를 극복하고 오프라인 경제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는 동시에 자생력을 갖춘 산업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본다.

안병익 씨온 대표는…
국내 위치기반 기술의 대표주자다. 한국지리정보 소프트웨어 협회 이사, 한국공간정보학회 상임이사, 한국LBS산업협의회 이사를 역임했다. 지난 2000년부터 2009년까지 포인트아이 대표이사를 지냈고, 지난 2010년 위치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 씨온을 창업해 현재 운영 중이다. 건국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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