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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그룹은 지금] 아시아나항공

경영효율화로 실적 턴어라운드<br>한일 민간교류 확대도 주도한다

엔저와 반일정서, 게다가 한류까지 시들해지면서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들이 줄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팔소매를 걷어붙였다. 민간교류 활성화를 통해 관광 자원을 개발하고자, 한국관광공사와 일본 여행업계 관계자를 초청하는 행사를 마련한 것이 대표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실적발표에서 턴어라운드를 기록하는 성과를 과시하기도 했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한일 민간교류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업 특성에 맞게 관광 분야에서 그 실마리를 풀고 있다. 한국의 관광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일본 여행 관련 업체와 관계자 간에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우선 1,400명의 방한단(이하 한일우호교류단)이 2월 13일부터 16일까지 한일우호교류행사를 참관하기 위해 한국을 다녀갔다. 방한단은 주로 ANTA (All Nippon Travel Association, 일본전국여행업협회) 회원들로, ANTA는 일본 내에선 JATA (Japan Association of Travel Agents, 일본여행업협회)와 함께 가장 큰 여행업 관련 단체로 알려져 있다.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의원이 ANTA의 회장을 맡고 있다. 대표적인 친한파이자 자민당 3선 중진 의원이기도 한 니카이 도시히로 의원은 “박삼구 회장은 내 20년 지기 친구”라고 말할 만큼 박 회장과 격의 없이 지내는 사이다. 아시아나 홍보팀 관계자에 따르면, 박 회장은 니카이 도시히로 의원이 운수성 장관을 맡았던 1999년부터 지금까지 가까운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6월, 8년 만에 열린 일본 NHK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을 금호아시아나그룹 차원에서 후원했고, 니카이 의원은 관계자 200여 명과 방한해 이 공연을 관람했다. 당시 공연에선 세월호 사고로 슬픔에 빠져 있던 우리 국민들을 위로하는 추모곡이 함께 연주돼 양국 관객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번 한일우호교류단 방한 행사는 NHK 공연 직전 박삼구 회장과 니카이 도시히로 의원이 2015년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 행사를 개최하자는 데 뜻을 같이하면서 기획됐다. 당시 두 사람은 ‘한일우호 관계 증진을 위한 교류행사’를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했고,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한국관광공사 등이 긴밀하게 협의해 행사를 성사시켰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광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삼구 회장은 평소 “관광을 통한 활발한 민간교류가 경색된 한일관계를 푸는 해법 중 하나”라고 밝혀 왔는데, 이를 실천으로 옮긴 셈이다.

행사는 ‘내나라여행박람회’, ‘여행상담회’, ‘한일우호교류행사의 밤’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고 한국관광공사, 한국여행업협회, 아시아나항공 등이 역할을 분담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방한단의 항공권 할인과 행사비 일부를 부담했다. 박 회장의 행보에는 기업인다운 계산도 깔려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이 행사에 대해 “노다지 노선으로 불렸던 한일 간 항공노선이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민감정 악화, 엔저, 방사능 유출에 대한 우려 등으로 시들하자 민간교류를 통해 자연스럽게 경색된 상황을 풀어보고자 한 것”이라 분석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일 간 항공 노선 이용량은 2013년 300만 명에서 2014년 280만 명으로 줄었다. 한국관광공사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 수는 2013년 274만 명에서 2014년 228만 명으로 17%나 감소했다. 반면 일본 방문 한국인 수는 2013년 245만 명에서 2014년 248만 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항공사로선 일본인 방한객 수 감소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최근 일본 내 한류 붐이 주춤해지면서 방한 러시를 주도했던 30~40대 여성들의 한국 여행 수요가 줄어든 것도 관광객 감소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전체적으로도 일본인의 한국 여행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일본인 관광객들의 한국 여행 만족도는 4.03점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한국여행 만족도 평균 점수는 5점 만점 기준 4.15이다).

2014년 1,400만 명의 외래관광객을 유치한 한국관광공사 입장에선 아시아 주요국 중 유일하게 일본인 관광객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박삼구 회장이 일본 방한단과 한국 관광자원을 협의·개발하고자 한국관광공사 주최로 이 행사를 기획한 것이다.

행사 주최를 맡은 한국관광공사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대일관광교류 사업방향을 ‘지방관광 활성화’로 전환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임용묵 일본팀장은 “경색된 한일 관계와 엔저 현상으로 일본인 관광객 감소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라면서 “이번 행사를 계기로 지방 관광과 민간차원 교류를 활성화시켜 기필코 일본관광객 유입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3월에는 한국 방문단 500여 명
이 일본을 찾을 예정이다.

이번 행사 기간 중 한일우호교류단은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내나라여행박람회’를 참관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의 여행콘텐츠를 소개하고 체험하게 함으로써 일본인 관광객들이 우리나라 지방 관광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행사였다.

14일에는 ‘한일여행상담회’를 열어 양국 여행사, 지방도시, 의료기관, 공연업계 등 80여 개 기관 및 기업이 상호 콘텐츠를 교환하고 상품을 구성할 수 있도록 폭넓은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날 저녁에는 한국관광공사와 ANTA가 잠실 롯데월드호텔에서 양국 관광업계 종사자 600여 명이 참석한 ‘한일관광교류 확대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확대회의에선 한일 양국 간 지방관광 교류 확대, 2018 평창·2020 도쿄 올림픽을 연계한 공동 관광마케팅 활동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한일관광교류 확대 선언문’이 채택됐다. 선언문 채택 후에는 한국 측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변추석 한국관광공사 사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이 참석하고 일본 측 구보 시게토 일본 관광청 장관, 벳쇼 코로 주한 일본대사, 니카이 도시히로 의원 등이 참석한 ‘한일우호교류의 밤’ 행사가 성대하게 열리기도 했다. 이날 전경련 부회장 겸 관광위원장 자격으로 환영사를 한 박삼구 회장은 “최근 수년간 한일 양국에서 개최된 행사 중 민관을 통틀어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된 행사”라고 밝히며 “한일 양국의 상호 이해 및 우호 증진을 위한 소중한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다음 달엔 방일로도 이어진다. 3월 KATA(한국여행업협회) 회원 등 한국 방문단 500여 명이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 일본을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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