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미국 조지아주립대의 생리학자 케네스 살라딘 박사에 의하면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보이는 퇴화기관들도 실제로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꼬리뼈만 하더라도 골반 근육을 붙잡아주는 허브로서 기능한다. 그리고 직립보행에도 필수적이어서 아예 사라지면 인간들은 자칫 재앙과 같은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맹장도 마찬가지다. 미국 듀크대학 윌리엄 파커 박사팀의 연구 결과, 소화작용에 유용한 미생물들이 맹장을 일종의 안전가옥처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사람들은 장 내에 면역시스템 유지를 위한 900~1,600종의 박테리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만일 사람이 질병에 걸려 바이러스의 대대적 공격을 받게 되면 이 박테리아들은 맹장 속으로 피난을 떠나 자신의 안위를 지킵니다.”
새끼발가락 역시 인체 균형 유지를 도와주는 한편 걷거나 달릴 때 발에 전달되는 충격을 분산시켜주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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