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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강대호 삼성생명 WM사업부장

"3대 자산가별 맞춤 모델로<br>부의 성공적 승계 돕겠다"

부유층 자산가들에게 부의 이전과 가업승계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아무런 대책 없이 시간만 보내다간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최근 삼성생명 WM(웰스매니지먼트)사업부는 사업 역량을 바로 이 같은 분야에 집중시키고 있다. 자산가들의 부의 이전과 가업승계를 돕기 위해서다. 강대호 삼성생명 WM사업부장을 만나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부유층 고객이 바라는 요구사항은 다양합니다. 특히 최근 부유층이 관심을 보이는 부분은 부의 이전이에요. 자신이 공들여 만든 기업이나 자산을 후대에 넘겨주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죠." 서울시 중구 삼성생명 빌딩 11층 회의실에서 만난 강대호 부장의 말이다. 그는 지난해 말 새로 삼성생명 WM사업부장으로 부임했다. 삼성생명 WM사업부는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종합자산관리와 상담을 맡고 있다.

삼성생명 WM사업부는 부유층의 고민거리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데 골몰했다. 그리고 결국 부의 이전과 가업승계를 위한 종합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삼성생명 WM사업부가 생각하는 가업승계는 기업이나 부동산, 금융자산 등을 손실 없이 다음 세대로 이전하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부의 이전이나 가업승계는 여전히 꺼내기 어려운 문제다. 자녀 입장에서 부모에게 미리 재산이나 회사를 넘겨달라고 말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문제가 생긴다. 한국에서 부를 이전하거나 가업을 승계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든다. 우리나라 상속세, 증여세율은 최대 50%다. 강 부장은 말한다. "예를 들어 기업을 소유하고 있는 분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분이 소유한 기업의 주식 가치가 1,000억 원이라고 해보죠. 가업승계를 하려면 500억 원 이상 현금이 필요합니다. 상속세를 내야 하니까요. 이런 준비를 미리 해놓지 않으면 기업 경영권이 다른 곳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어요."

실제 세계 1위 손톱깎이 제조업체 쓰리세븐은 CEO 사망 후 상속세 150억 원을 마련하지 못해 회사를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몇 해 전 창업주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 농우바이오 역시 1,000억 원대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보유지분을 매각하면서 경영권이 완전히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다.

삼성생명 WM사업부는 자산 이전과 가업승계를 위한 방법을 재정비했다. 기본적으로는 신탁을 기반으로 한 자산 보전과 종신보험을 결합한 부의 이전 시스템이다. 여기엔 이유가 있었다. 미국과 유럽 대부분 국가는 신탁으로 자산을 넘기면 상속세를 물리지 않는다. 그래서 자산가들이 손실 없이 부를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재산을 신탁으로 넘겨도 똑같이 상속세를 물어야 한다. 한국에선 신탁만으로 자산을 손실 없이 이전할 수 없다는 얘기다. 강 부장은 설명한다.

"우리나라에선 신탁으로 상속이 이뤄져도 상속세를 물어야 해요. 재산이 반 토막 나는 거죠. 결국 세금을 내기 위한 재원 마련 방법을 종신 보험에서 찾은 겁니다. 종신보험을 들면 사망 시 현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부를 이전시킬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이런 시스템을 갖춘 뒤 삼성생명 WM사업부는 부유층 고객을 자산 특징별로 기업자산가, 부동산자산가, 금융자산가 3대 부류로 구분했다. 이른바 3대 자산가 모델이다. 강 부장은 말한다. "자산 종류에 따라 관리방법이나 승계방법이 달라져야 합니다. WM사업부가 자산가를 3대 모델로 구분한 이유입니다." WM사업부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자산 기준은 모두 다르다. 부동산자산가는 최소 20억 원 이상 부동산을 소유해야 한다. 기업자산가는 연매출액 200억 원 이상인 법인을 운영해야 하고, 금융자산가는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3대 자산가 모델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핵심 내용에서 차이가 있다. 먼저 기업자산가를 위해선 가업승계와 절세, 법인과 개인의 자금 운영 방안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부동산자산가를 위해선 부동산을 신탁으로 관리해준다. 부동산의 상속과 증여, 임대와 매매까지 삼성생명 WM사업부가 챙겨준다. 금융자산가를 위한 서비스에선 자금운용, 상속세 재원마련, 세대 간 원활한 자산이전에 대한 솔루션 제공이 주를 이루게 된다.

삼성생명 WM사업부는 신탁과 보험의 결합 외에도 금융·보험·부동산 등 가문을 지키고 기업을 지킬 수 있는 자산에 대해서도 장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 삼성생명이 10년 이상 축적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재무컨설팅 노하우를 활용한다. 삼성생명 WM사업부에는 전문가 200여 명이 있다. 세무, 부동산, 법률, 노사 등을 책임지고 있는 지원 그룹이 탄탄하다. 이것만으로도 해결하지 못할 경우 외부 네트워크를 이용해 고객의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해결한다.

현재 WM사업부가 관리하고 있는 부유층 자산은 약 16조 원에 달한다. 내로라하는 국내 부유층이 믿고 맡긴다는 뜻이다. 삼성생명 WM 사업부는 20년 후까지 현재 규모보다 8배 이상 관리 자산 규모를 키우겠다는 장기 비전도 가지고 있다. WM사업부는 철저히 고객의 관점에서 접근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WM사업부는 고객의 자산 증식을 위해선 자회사 상품일지라도 배제한다. 고객 상황에 맞는 타사 금융 상품을 적극적으로 제시한다. WM사업부는 고객의 자산 규모를 키워서 일정 부분을 수익으로 확보하는 관리보수형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고객 만족이 결국엔 회사 수익으로 돌아온다는 믿음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 1년 이내 단기 투자에만 치중하고 있는 국내 타 금융사와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제대로 된 부의 이전과 가업승계를 위해선 교육도 병행해야 한다. 부가 다음 세대로 넘어가면서 존경받는 기업과 가문이 되어야 한다. 삼성생명 WM사업부는 고객을 위해 인적 · 사회적 자산까지 관리해 주고 있다. 일종의 가문관리 교육이다. 강 부장은 말한다. "현재는 저희 고객들의 부를 이어받을 자녀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인사이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대학과 대학원에 재학 중인 자녀들을 모아 1달간 진행합니다. 가문에서 자신이 처한 위치를 파악하게 해 주고, 재테크나 세무, 부동산, 경영 승계 등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만들어주죠. 지금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계획 중이에요. 우리는 30년 후를 미리 내다보고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삼성생명 WM사업부는 자산가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한 임무라고 믿고 있다. 사회복지공동기금과 협약을 맺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강 부장은 말한다. "사회복지공동기금에서 아너소사이어티(1억 원 이상 기부자 모임) 회원을 모집할 때 저희 고객 5분이 참여했습니다. 기업가들은 존경받아야 할 분들입니다. 좋은 기업이 세대를 거쳐 성장한다면 축복받을 일입니다.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 일입니까? 기업이나 자산의 상속과 이전은 사회에서 이런 차원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자산가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안타까워요. 금융권에서는 우리가 이런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는 데 앞장서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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