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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깃은 다시 정상 궤도에 진입했나?

Back On Target?

이 유통업체는 자사의 훌륭한 장점이 쇠퇴하는 것을 지켜봐왔다. 재앙에 가까운 해킹 사건도 경험했다. 캐나다 진출 실패로 무려 54억 달러가 증발되는 시련도 겪었다. 신임 CEO 브라이언 코넬 Brian Cornell은 결단력 있고 에너지 넘치는 사람이다. 그는 대형소매업체 타깃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PHOTOGRAPHS BY ACKERMAN + GRUBER



타깃 임원들은 깜짝 놀랐다. 신임 CEO 브라이언 코넬이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고객들과 함께 매장 중 한 곳을 둘러보러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절차를 중시해 온 이 할인매장의 운영 방식에서 크게 벗어난 일이었다. 매장 방문은 정보 수집(intelligence-gathering missions)이라는 명목 아래 꼼꼼하게 계획되던 행사였다. 대통령의 방문보다 약간 덜 공식적인 행사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미국 내 관련 담당자들과 해당 지역 직원들은 이에 대한 공지를 미리 받았다. 모든 단계를 미리 연출하고, '단골 손님들'도 엄선해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빠진 거라곤 '대통령 찬가(Hail to the Chief)'를 연주하는 관악대뿐이었다.

그러나 코넬은 타깃 수장에 오른 지 두 달만인 지난해 10월 중순 어느 날, 출장을 갔다가 예고도 없이 우회해 댈러스 Dallas로 발길을 옮겼다. 한 친구가 그를 타깃의 팬인 7명의 지역 주부들과 연결해 주었다. 코넬은 매장 직원들에게 알리지 않고, 임시 포커스 그룹 focus group *역주: 시장 조사나 여론 조사를 위해 각 계층을 대표하도록 뽑은 소수의 사람들을 각각 가장 자주 찾는 타깃 매장-의류, 가정용품, 식료품 가게 등-으로 보냈다. 그리고 그들의 보고를 기다렸다.

그는 거창한 의식을 포기하는 대신, 고객들의 솔직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쇼핑객들은 갖가지 의견과 불만 사항을 이야기했다. 두 명의 라틴계 주부는 "타깃의 의류가 색깔도 단조롭고, 일반적으로 칙칙한 느낌을 준다"고 비판했다. 그보다 젊은 주부들은 "아기들 때문에 유기농 식품만 사고 있다"며 "좀 더 다양한 제품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2시간 동안 매장을 둘러본 뒤, 현재 계획 중인 의미있는 변화의 단초를 얻었다. 우리는 몇 개월 후 그 변화를 직접 보게 될 것이다.

어쩌면 이는 작은 변화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외부 인사로선 처음으로 타깃의 CEO가 된 인물이다. 그런 그가 월마트와 코스트코에 이어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이 할인 매장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코넬은 댈러스 방문에 대해 "그들로부터 매우 훌륭하고 진솔한 피드백은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전경고는 매장을 '미화'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현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철저한 현실 파악은 현재 타깃에 요구되는 첫 단계에 불과하다. 타깃은 소매업계의 연금술사 같은 능력으로 국가적 현상이라 할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트렌디한 디자이너 제품을 저가에 판매하면서 수백만 고객을 유치하는 희귀한 능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섬세한 능력도 도전을 받고 있다. 지나친 경계와 숨 막히는 관료주의에 억압받고 있고, 경쟁업체도 타깃의 방식을 모방하고 있다. H&M 같은 패스트 패션 소매업체와 티제이 맥스 T.J. Maxx 같은 의류 할인매장, 그리고 1달러 마켓이 타깃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고 경제가 부진한 상황에서 타깃은 고유의 특성을 더욱 발전시키기보단 낮은 가격과 뻔한 상품에만 집중했다. 때문에 두 배로 치명타를 입었다. 타깃이 더 이상 스타일이나 가격 면에서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타깃은 고객 수가 감소하고 있다. 칸타 리테일 Kantar Retail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이전 4주간 타깃 매장이나 웹사이트를 둘러본 미국인들은 전체의 37%였다. 2007년 12월에는 이 비율이 53%에 달했다. 수백만 명의 쇼핑객들이 타깃을 버렸다는 얘기다. 이러한 '대탈출'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간 판매율은 증가해왔다. 타깃은 2014년 73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핵심 단골 고객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성장에 다시 불을 지피길 원한다면, 신규 고객들을 끌어모을 필요가 있다.

타깃은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도 문제를 안고 있다. 2007년 12월 진행한 여론조사업체 유고브 브랜드인덱스 YouGov BrnadIndex의 조사에 따르면, 구매 제품이 얼마나 값어치를 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타깃은 48.4점을 받았다. 2015년 1월에는 31점까지 떨어져 오랜 기간 앞서 있던 라이벌 업체 월마트에 뒤졌다.

이러한 문제들은 장기적으로 타깃에 불안 요인이다. 그 후에는 회사에 직접 결정타를 날린 사건들도 있었다. 2013년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건은 고객을 분노케 했다. 타깃의 온라인 점유율은 업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해, 경쟁사들을 따라잡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타깃의 캐나다 진출도 처참한 실패로 끝이 났다. 이 같은 일련의 문제들 때문에 타깃의 이익은 점점 줄어들었다. 10년 전 32억 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이익은 2014년 15억 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S&P 캐피털 IQ에 따르면, 매출 대비 순이익이 같은 기간 4.5%에서 2%로 떨어졌고, 총이익 마진도 감소세를 보였다.

이것이 현재 코넬이 처한 상황이다. 펩시코 PepsiCo 부사장과 샘스 클럽 Sam's Club CEO를 역임한 코넬은 겉으론 모순인 듯 보이는 특성 덕분에 소매업계에서 유명세를 얻었다. 그는 데이터를 철저하게 믿는 사람이지만, 매장을 둘러보며 현재 일어나는 일을 파악하는 것도 좋아한다.

지난해 8월부터 타깃을 이끌고 있는 코넬(55)은 회사의 '신진대사'를 정상화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였다. 그는 연휴 기간 동안 온라인 고객들에게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아마존과 월마트를 공세적으로 압박했다. 이런 결정은 과거처럼 몇 개월이 아닌 단 며칠 내에 이뤄졌다.

신임 CEO가 취한 가장 극적인 조치는 캐나다에서 받은 타깃의 상처를 감싸던 밴드를 과감하게 찢어버렸다는 것이었다. 타깃은 2013년 캐나다 진출이 실패로 끝나면서 큰 상처를 입었다. 국경선 북부에 위치한 매장들을 모두 철수시키면서 무려 54억 달러라는 손해를 봐야 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주요 손실원을 차단할 수 있었다. 앞으로 타깃은 미국 사업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넬의 결단력 외에도 웹사이트와 1년 이상 된 매장의 휴일 매출이 예상보다 더 많이 증가하면서 회사의 주가도 되살아났다. 신임 CEO의 경영 아래, 주가가 30%나 뛰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넬은 소매업체가 적응하지 못하면 어떤 곤경을 겪게 되는지 잘 아는 인물이다. 타깃에게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깨달은 사람이기도 하다. 핵심은 회사 주력 사업을 개선하는 것인데. 그에 따르면 이는 특정 사업 라인에서 손을 떼거나 축소하는 것이다. 코넬은 "앞으로 우리가 내세울 카테고리를 시그니처 카테고리라고 부를 것이다. 이들은 우리 브랜드를 차별시킬 것이다. 우리 회사는 의류, 가정용품, 미용용품 등-고객들에게 매우 중요한 카테고리다-스타일 관련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주력사업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는 이 영역에서 차별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타깃의 제품 조합을 '지역화'하길 원한다. 타깃은 소비자들이 도시로 나가는 추세에 맞게 1,800개에 달하는 대형 매장 대신 새로운 소규모 도시형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디지털 분야에선 경쟁자들을 뒤늦게 쫓아가는 관행을 중단할 계획이다.

타깃은 무엇보다 고객들을 매료시키는 묘한 능력을 되찾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소매업체(그리고 많은 10대)들이 이제까지 비싼 대가를 치르고 교훈을 깨달았듯, 쿨하길 원하는 건 실제로 쿨한 것보다 훨씬 쉽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코넬이 미니애폴리스 Minneapolis의 타깃 본사에 도착했을 때, 그는 26층 코너에 새로 꾸며진 CEO 사무실에 첫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그는 즉시 작은 사무실로 옮기겠다고 선언했다. 복도 끝에 위치한 이 사무실은 '글로벌 데이터 중추 센터'에서 단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 있었다.

이 센터는 회사의 임무통제 감시실(mission-control-style monitoring room)로, '게스트 센트를 guest central'이라 불리는 곳이다. 핀터레스트 Pinterest,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나 방송국을 통해 전해지는 실시간 메시지가 벽에 걸린 9개의 대형 TV에 뜨면, 10명으로 구성된 팀이 이 메시지들을 분석한다. 그들은 메시지를 예의주시하고,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데이터를 종합한다. 상품 출시나 뉴스 발표에 대한 소비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분석하거나, 트위터에 올라온 고객들의 비판에 재빨리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 소셜미디어 모니터링 센터는 코넬이 CEO가 되기 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 센터의 기능을 강화하고, 데이터를 창의적인 방식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고 있다. 그는 매일 아침 센터에 들렀고, 하루에 두 번씩 상황을 보고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 분석법은 오랫동안 코넬식 접근방식의 핵심이었다. 코넬이 샘스 클럽을 이끌었을 당시, 마케팅 책임자였던 매기 네이션 Maggie Nation은 그가 샘스 클럽-월마트 자회사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연간 55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의 CEO였을 때 소비자 파악 시스템을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그의 노력은 매우 좋은 결과로 이어져, 월마트는 소비자 분석팀 모두가 곧바로 코넬에게 직보할 수 있도록 조치하기도 했다.

코넬은 2004~2007년 세이프웨이 Safeway에서 최고마케팅경영자를 지낼 당시 이 분석법을 업그레이드했다. 그는 이 데이터를 활용해 세이프웨이의 라이프스타일 스토어 Lifestyle Store라는 성공적인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고, 부드러운 조명과 목재 바닥, 그리고 스시 바 등을 활용해 매장에 고급스러움을 더할 수 있었다. 두 회사에서 코넬의 부하직원으로 일했던 스튜어트 에이킨 Stuart Aitken은 그는 매장을 둘러보는 것 또한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코넬은 소비자들에게 매장 조명이나 읽기 어려운 표지판 같은 세부사항에 대해 귀찮을 정도로 캐물었다. 그는 이러한 대화를 통해 종종 힌트를 얻고, 분석법을 활용해 문제나 기회를 드러낼 수 있는 더 광범위한 방식을 모색하기도 했다.

타깃의 신임 CEO 영입을 총괄했던 록산느 오스틴 Roxanne Austin-민간투자 및 컨실팅업체 오스틴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 Austin Investment Advisors의 대표다-은 이 분석법에 대한 코넬의 관심이 신임 CEO를 찾고 있던 회사 이사회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코넬에겐 타깃의 우선순위이기도 한 자사 브랜드 구축 경험도 있었고, 사람들을 결집하고 문화를 바꿀 수 있는 리더로서의 명성도 있었다. 그는 타깃이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는 세 가지 분야-가정용 제품과 전자상거래, 그리고 의류-에서 경험이 부족했지만, 이 같은 장점으로 단점을 극복했다(현재 그는 단점을 만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타깃 CEO로선 처음으로 뉴욕 패션 위크 New York Fashin Week에 착섬해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했다). 오스틴은 "아무도 코넬 같은 경험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그는 완벽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코넬의 어린 시절은 결코 완벽하거나 쉽지 않았다. 그의 부모는 일찌감치 이혼했다. 코넬은 여섯 살밖에 안 됐을 때, 젊은 아버지를 여의었다. 어머니는 인생의 대부분을 심장병으로 고통받았다. 두 사람은 퀸즈 Queens의 서민 동네 화이트 스톤 White-stone에서 어머니의 장애인 보조금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 어머니 건강이 많이 악화해 조부모가 코넬의 보호자가 되어야 했다. 코넬은 일할 수 있는 나이가 됐을 때부터 삽으로 눈을 치우거나, 잔디를 깎거나, 벽돌을 쌓는 등 시간 나는 대로 잡다한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나는 항상 일을 해야 했다."

10대 시절 그는 집 근처 트로피카나 Tropicana 물류 센터에서 트럭을 세처하며 여름을 보냈다. 그 외에도 소매업 관련 일과 고등학생들에게 축구를 가르치는 일을 하며 UCLA 학비를 충당했다(코넬의 정돈된 집무실에 전시된 몇 안 되는 물건 중에는 동창이자 댈러스 카우보이스 Dallas Cowboys 축구팀의 전설인 트로이 애이크맨 Troy Aikman의 사인 헬멧도 있다. 헬멧에는 '한 쿼터백이 또 다른 쿼터백에게'라고 쓰여 있다).

코넬은 "이 모든 것을 얻기 위해 아등바등 일해야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심지어 지금도 그는 "어린 시절 싸워왔던 것들과 똑같은 문제로 씨름하지 않길 바라며 매일 아침 눈을 뜨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여전히 나의 가장 혹독한 비판자"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코넬은 다가가기 쉽고 상냥한 사람이다. 불안할 정도로 다른 사람의 말을 열성적으로 경청하지만 말이다.

'열성적인(intense)'이란 단어는 코넬의 운동법에도 적용되고 있다. CEO들이 아침 7시에 본사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뛰며 아이패드로 이메일을 보내는 건 보기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러나 코넬은 이례적으로 업무가 끝난 후 다시 헬스장으로 돌아가 두 번째 운동 시간을 갖고 있다. 그는 약 15년 전 휴먼 퍼포먼스 인스티튜트 Human Performance Institute의 '기업 운동 프로그램(corporate athlete program)'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운동뿐만 아니라 충분한 수면을 통해 업무 수행을 최적화하는 열성적인 사람이 되었다.

코넬은 지나치게 오랜 시간 일하며 강인함을 과시하는 것을 칭송하는 인물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그가 동료들에게 운동 습관에 대해 물어보고, 구체적인 조언을 하는 건 일상적인 일이 되었다. 펩시코 라틴아메리카 푸드 PepsiCo Latin America Foods의 CEO 랙스먼 나라시만 Laxman Narasimhan은 전 상사인 코넬이 일주일에 꼭 200분씩 운동하라고 가볍게 꾸짖으며 '건강한 정신은 건강한 신체에서 나온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전했다. 코넬은 출장 중에도 그에게 잠시 시간을 내 운동하라고 독려했다고 한다.

코넬은 언제나 야심 찬 사람이었다. 그러나 외부에서 보면 그는 평생 한 회사에만 묶여있는 사람이었다. 트로피카나와 훗날 이 회사를 인수한 펩시코에서 계속 승진하며 20년을 보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주요 CEO 자리에 오르고 싶은 갈망이 결국 그를 움직이도록 만들었다. 그는 여러 회사의 고위직을 두루 거치기 시작했다.

코넬은 2004~2007년 세이프웨이 마케팅 책임자, 2007~2009년 미술 공예품 전문 소매업체 마이클스 스토어 Michaels Store CEO를 거쳐 샘스 클럽의 CEO에 올랐다. 각각의 회사에서 그는 브랜드를 확장했다. 샘스 클럽에서 코넬은 매출 하락을 반전시켰고, 이 회사가 월마트의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자회사가 되는 데 일조했다. 넬은 즉각 월마트 CEO 마이크 듀크 Mike Duke의 후계자 후보로 떠올랐지만, 결국 회사를 떠났다. 그의 아내가 아칸소 Arkansas 주 벤턴빌 Bentonville에 전혀 애착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게 한 가지 이유였다. 코넬은 2012년 프리토-레이 Frito-Lay와 다른 음식료의 미주 사업부를 이끌기 위해 펩시코로 돌아갔다. 당시 그는 차기 펩시코 CEO에 오를 것이라는 언질도 받고 있었다. 그러나 타깃이 러브콜을 보냈을 때, 그는 망설이지 않았다. 코넬은 "그 일은 꿈의 직업이었다"고 말했다.

타깃의 역사는 두 차례 시의적절한 결정 덕분에 달라졌다. 그 첫 번째는 데이턴 Dayton 백화점이 지하에서 판매하는 덜 비싼 물건에 소비자들이 몰린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었다. 이는 지난 1962년 타깃이 설립된 배경이 되었다. 1962년은 월마트와 K마트, 콜스 Kohl's가 탄생한 해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월마트는 특히 규모가 작은 타깃의 비즈니스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 1980년대 말 무렵 월마트가 펼쳤던 저가 공세는 타깃을 압박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은 1990년대 중반 타깃이 두 번째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타깃은 라이벌 회사들이 판매하지 않는 물품-의류, 고급 주방용품, 저가 상품 등-을 취급함으로써 차별화를 시도했다(훌륭한 마케팅 역시 큰 도움이 되었다).

1999년 타깃은 할인매장으로선 생각조차 하기 힘든 세련미를 갖추게 됐다. 타깃은 선두적인 디자이너들과 첫 협업을 시도해 현재까지 150차례에 달하는 협업을 진행했다. 유명 건축 디자이너 마이클 그레이브스 Michael Graves가 만든 찻주전자를 판매하기도 했다. 2002년 패션디자이너 아이작 미즈라히 Isaac Mizrahi와의 협업, 2011년 아탈리아 패션 브랜드 미소니 Missoni와의 협업 역시 엄청난 히트를 쳤고, 이러한 제품들은 타깃의 시그니처 전략이 됐다.

그러나 경제 대침체기로 타깃은 성장 가도에서 벗어났다. 임금 삭감과 불완전 고용의 시대에 유행을 추구하는 건 사치처럼 보였다. 그 후 타깃의 마케팅은 재미와 감각이 아닌, 월마트의 저가 신조를 모방하는 쪽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타깃은 가정용품이나 의류 등 독특하고 실험적인 제품에 할애했던 공간을 줄였고, 비용 삭감을 위해 일부 의류의 품질도 낮췄다. 다른 한쪽에선 메이시 백화점 Macy's과 콜스, H&M이 타깃을 모방해 디자이너들과 협업을 시작하고 있었다.

타깃은 점점 특색을 잃어갔다. 고객유치를 위해 식료품 종류는 늘렸지만, 새로운 특색을 부여해 차별화하지는 않았다. 2013년에는 마진이 낮은 사업으로 악명 높은 식품 사업이 타깃 수익의 5분의 1까지 성장했다. 타깃은 회사 신조 가운데 '저가 판매' 부문에 너무 많이 집중했고, '고객 기대 충족' 부문에는 충분한 관심을 쏟지 않았다.

그리고 두 차례의 대규모 실패가 있었다. 우선 타깃의 캐나다 진출이 대참사로 끝났다. 타깃은 신중히 고른 장소에서 신규 매장을 열고, 천천히 사업을 구축해 나가는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다. 대신 파산한 젤러스 Zellers 할인매장의 철수 공간을 모두 사들여, 2013년 124개 매장을 열었다. 젤러스의 파산 원인 중 하나가 좋지 못한 위치였다는 사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또한 타깃만의 전략이 가능하도록 그 공간을 개조하지도 않았다. 공급망 문제로 재고 부족과 가격 상승이 야기됐고, 다른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완전한 재앙이 타깃에 밀려들었다.

이어 두 번째 재앙이 닥쳤다. 타깃은 2013년 막바지 연휴 쇼핑시즌 동안, 해커들이 무려 7,000만 건의 고객 정보를 빼 내갔다고 밝혔다. 요즘이라면 이런 해킹 사건이 거의 매일같이 일어나지만, 당시만 해도 역사상 최악의 소매업체 해킹 사건이었다. 고객들은 격분했다. 그들은 타깃을 응징했고, 회사 사업은 2014년까지 악화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었다.

그해 봄까지 압력은 커져만 갔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만 했다. 그리고 종종 그렇듯 이 책임을 지고 떠난 사람은 최고경영자였다. 훌륭한 머천다이저로서 타깃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CEO로선 고집 세고 신중했던 스타인하펠 Gregg Steinhafel이 2014년 5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데이터 유출과 캐나다에서의 재앙, 스타인하펠의 사임이 한꺼번에 일어난 건 타깃에겐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그러나 어쩌면 타깃에게 꼭 필요한 충격이었는지도 모른다. 임시 CEO로 임명된 최고재무책임자 존 멀리건 John Mulligan은 그 후 4개월 동안 기업의 자기반성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는 스타인하펠이 떠난 다음 날인 5월 6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진실은 우리가 변화를 잘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고객들이 원하는 걸 위해 더 열심히 분투해야 한다."

그 후 타깃은 이류 웹사이트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했다. 회사 웹사이트의 기능은 월마트 웹사이트에 뒤져 있었다. 월마트는 타깃보다 1년이나 앞서 온라인 주문 처리에 오프라인 매장의 제품을 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러면 타깃의 대응책은? 자사 웹사이트 코드를 4분의 3가량이나 다시 작성해 일부 경쟁업체들을 따라잡았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넘어서기까지 했다. 카트휠 Cartwheel이라는 타깃의 쿠폰 추적 앱은 지금 업계 최고로 인정받으며 현재까지 1,300만 회 다운로드를 기록해 10억 달러 매출을 올렸다.

멀리건이 임시 CEO였을 때, 타깃은 최고 경영자들의 사무실을 모두 본사 26층으로 통합해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등 상징적이지만 실용적인 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타깃은 지난해 3월 복장 규정을 완화했다. 복장에 대한 결정을 대부분 상식선에 맡기면서 직원들을 편하게 해주었다(심지어 가장 공식적인 회사 행사에서도, 타깃의 상징인 빨간색 셔츠와 카키색 면바지를 허용했다).

코넬은 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했다. 그는 회사 구내식당에서 식사하며 직원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가졌다. 또 타깃의 연례 가을 회의를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했다. 회사는 임원들의 집무실이 위치한 층에 라운지를 만들기도 했다. 어떤 상품이 준비 중인지 직원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아이디어를 교환할 수 있도록 분위기도 만들었다. 오랫동안 장기 근속자들을 우대해 온 관행을 넘어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외부인을 영입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타깃의 마케팅 책임자 제프 존스 Jeff Jones는 "회사가 배타적으로 변한 게 아니다. 우리는 원래 배타적이었다"고 말했다. "더 빨리 성장하길 원한다면, 성장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에겐 그런 직원들이 충분하지 않았다."

코넬은 외부인사로서 확실히 CEO가 될 자격이 있었다. 캐나다 문제에 대한 결단력으로 의사결정 속도도 보여주었다. 그가 소매업계에서 가장 바쁜 시즌은 크리스마스 전 토요일에 홀로 몬트리올 Montreal 지역 매장을 방문했을 때, 캐나다 사업의 운명은 확정됐다. 코넬은 텅 빈 통로를 걸으며, 최고재무책임자에게 계속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인정하기 고통스러웠지만, 캐나다 사업을 개선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결단을 내렸다. 그 후 3주도 지나지 않아, 타깃은 그곳의 모든 매장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코넬은 2월 초 타깃 매장을 다시 방문했다. 그는 타깃의 '살아있는 실험실'인 미니애폴리스 북동부 매장을 걸으며, 주방기기 전시 방식을 지적했다. 그곳에는 접시와 매트, 주방기기들이 실제 주방과 식탁에 전시돼 있다. 이런 아이디어는 수많은 소매업체가 수십 년간 그래 왔듯이, 고객이 제품의 조합을 그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코넬의 행보는 상징적으로 보인다. 그에겐 넘치도록 풍부한 아이디어와 계획이 있지만, 그들 중 대부분은 아직 발전단계에 있는 듯하다. 경쟁업체 한두 곳은 이미 그중 대부분의 버전을 약간 바꿔 시행하고 있다. 예컨대 타깃은 일부 매장 앞에서 '첫인상' 구역을 시험하고 있다. 고급 수프 그릇 같은 일부 상품을 엄선해 매력적으로 전시하는 것이다. 1달러짜리 자질구레한 제품들을 모아놓은 큰 상자가 소비자들을 맞는 것에 비해 한발 나아간 것이다. 그리고 타깃은 아이패드 같은 전자기기를 유리 케이스에서 꺼내 소비자들이 직접 시연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좀 더 독특한 아이디어도 있다. 타깃은 특정 브랜드와 관련 없는 직원들이 아기를 가진 부모들에게 조언해주는 서비스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임산부 용품 카테고리가 차세대 쇼핑객들을 유치하는 데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타깃 매장을 단골 고객층에 대해 자주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는 누군가 "와! 전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거야"라고 말할 만한 제품은 없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 생각하면, 사람들은 타깃이 이 같은 핵심 계획을 동시에 시도하는 것을 본 적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계획들은 결국 우리 브랜드와 사업에 매우 중요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우리가 향후 몇 년간 이 계획을 지속적으로 시행한다면, 사람들은 '타깃이 큰 변화를 이뤄냈다'고 말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자신과 팀이 이 계획을 이행할 기한을 3년으로 잡고 있다.

코넬은 성공 가능성이 큰 카테고리에 집중하면서 다른 부문에서 예산을 줄일 생각이다(2월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접은 것도 그중 하나다). 이는 타깃 매장에 브랜드가 더 늘어날 것이란 사실을 암시하는 것이다. 코넬이 세이프웨이에서 했던 경험은 유익했다. 코넬은 일찌감치 유기농 식품에서 기회를 발견했다. 그는 세이프웨이에서 오 오가닉스 O Organics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성공을 거둔 바 있다. 그는 댈러스 주부들이 아기들을 위한 유기농 식품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지 몇 개월 지난 현 시점에서 한 가지 목표를 설정했다. 향후 2년 이내 유아 식품 매출에서 유기농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40%에서 60%로 늘린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타깃의 핵심 도전과제인 '식료품을 타사와 차별화하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코넬은 도시 소비자를 겨냥해 만든 10만 평방비트 규모의 시티타깃 CityTarget 등 소규모 매장을 더 많이 설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깃은 또 2만 제곱피트의 맞춤형 매장인 타깃익스프레스 TargetExpress라는 소규모 매장을 설립하는 실험도 하고 있다. 그 두 번째 매장이 다음달 베이 에어리어 Bay Area에 문을 연다. 물론 월마트는 이미 소규모(주로 식료품 가게) 상점을 700개나 거느리고 있다. 월그린 Walgreen은 현재 여러 점포에서 신선 식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심지어 패밀리 달러 Family Dollar *역주: 미국의 소매 체인 에서도 제품 구성을 개선하고 있다. 식료품 매장 외에, 다른 소매업체와 백화점들도 여전히 저렴하고 트렌디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최적점을 찾고 있다.

코넬 역시 같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타깃은 뉴욕시에 있는 첼시 Chealsea 마켓-매달 새로운 주제를 선정하고, 이 주제에 따라 새로운 디자인과 제품을 제공한다-의 패션 부티크 스토리 Story와 협업을 진행했다. 코넬이 지난해 9월 스토리를 처음 방문해 자신을 "타깃에서 온 브라이언"이라고 소개한 지 단 6주 만에 거둔 성과였다. 예전같았으면, 이 같은 일은 몇 달이나 걸렸을 것이다. 스토리는 그 후 톰스 TOMS와 인테리어 디자이너 네이트 버커스 Nate Berkus가 만든 독점 상품들뿐만 아니라, 아처 팜스 Archer Farms 같은 타깃 브랜드들도 부각시켰다. 타깃과 코넬은 이 같은 방식을 통해 최신 동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CEO 코넬은 찻주전자의 바통을 이을 히트 상품을 찾는 노력까지 떠맡아야 할까?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타깃은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데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점은 그가 가장 먼저 그 결과를 알게 될 것이란 사실이다. 코넬이라면 매장을 직접 방문해 스스로 알아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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