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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TV로 라디오 만들기

Rebuild

문명이 사라진 후에는 아무리 크고 좋은 TV를 갖고 있어도 쓸모가 없다. 전기가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TV의 부품으로 라디오를 즐길 수는 있다. 라디오 발신기는 교류 반송파를 사용해 방 저편은 물론 바다 건너에게도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이 교류 반송파의 진폭을 전기신호로 변조해서 음성을 부호화하는 것이다. 진폭 변조의 영어 약자는 AM. 최초의 라디오 방송 수단이며 오늘날까지도 널리 쓰이고 있다.

라디오 전파를 수신하려면 오디오 신호를 따로 걸러내는 수신기가 필요하다. 필자는 거리에 버려진 폐 TV를 분해해 간단한 크리스털 라디오를 만들었다.

일단 라디오에는 안테나가 필요하다. 그리고 안테나는 클수록 신호감도가 좋다. 때문에 TV에서 떼어낸 전선을 건물 계단과 창문 밖, 건물 옆에까지 길게 펼쳐놓았다.

그 다음에는 어느 방송국의 전파라도 수신할 수 있도록 조정한 회로를 만들었다. TV에서 얻은 권선(magnet wire)을 만든 뒤 코일의 전도점(conductive point)을 사포로 갈아서 이동식 커넥터를 달았다. 접촉점을 변경하면 코일의 길이가 바뀌면서 원하는 주파수를 찾을 수 있다. 이 코일을 은박 호일 튜브와 종이로 만든 축전기에 연결하면 수신 감도가 높아지며, 튜브를 움직여서 볼륨을 조절할 수도 있다. 이 회로에는 다이오드도 필요하다. 필자는 TV의 회로 기판에서 제라늄 다이오드를 찾았다. 이 다이오드는 반송파를 직류로 바꿔준다. 마지막으로 접지를 해놓으면 라디오가 완성된다.



하지만 이 상태에서는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없다. 이 라디오는 필요한 전원을 전파에서 얻기 때문에 일반 이어폰에 전력을 공급할 여력이 없는 탓이다. 그래서 부서진 알람시계에서 얻은 부저를 이어폰 대신 사용했다. 잡음이 많이 섞이기는 했지만 조악한 생김새와는 다르게 라디오는 정상 작동했다.

4,705개 2014년 12월 31일 현재 미국 내 AM 라디오 방송국의 수.

반송파 (carrier wave) 라디오, 텔레비전 등 무선통신에서 정보를 실어 보내는 사인(sine)파 또는 펄스(pulse)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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