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처음에 계획했던 '그란츠' 1년 판매 목표량이 700상자(1상자는 500ml 18병)였어요. 이걸 출시 1달 2주 만에 다 팔았습니다. 저도 깜짝 놀랐어요. 그래서 연간 판매 목표량을 5,000상자로 수정했습니다. 도매상에서 물건 달라고 하니까 급한 불을 꺼야 하잖아요. 추가로 700상자를 비행기로 들여오고 있고 나머지 물량은 배로 가져오고 있습니다. 본사 생산 계획이 다 짜여있지만 거기에 끼어 들어 가서 얻어 오는 거죠. 본사에서는 당황해 하면서도 좋아하고 있어요."
서울 송파구 WGS 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김일주 사장은 신바람이 나 있었다. 그란츠는 스코틀랜드 독립 주류기업인 WSG가 1989년부터 만들고 있는 블렌디드 위스키다. 세계 위스키 시장에서 조니워커, 발렌타인에 이어 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적 위스키 품평회인 '국제 주류 품평회(IWSC)'에서 대상을 받기도 한 제품이다.
WGS코리아는 한국 시장을 키우기 위해 올해 2월 그란츠를 출시했다. 원래 WGS코리아는 스코틀랜드 WGS와 국내 유통 업체가 손잡고 조인트벤처 형태로 운영하던 회사였다. WGS코리아는 국내 전체 위스키 시장 점유율 97%를 차지하고 있는 블렌디드 위스키 시장을 포기하고 싱글몰트 위스키만을 팔고 있었다. 세계 3위 주류 기업이라는 WGS의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한국 시장에선 존재감이 없었다.
그동안 WGS코리아는 세계 판매 1위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피딕'을 내세워 한국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을 장악했다. 변화는 2013년부터 일어났다. 점점 한국 시장에 욕심이 난 WSG는 2013년 11월 조인트벤처 지분을 100% 인수하면서 한국 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당시 WGS는 한국 시장을 책임질 사장을 미리 점 찍어 두었다. 바로 김일주 사장이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왜 WGS코리아는 처음부터 블렌디드 위스키 시장을 공략하지 않았을까? 김일주 사장은 말한다. "조인트벤처 당시 WGS는 한국 시장에 크게 투자하고 싶진 않았나 봐요. 원래 WGS가 아시아 쪽 사업 비중이 작기도 했고요. 사실 블렌디드 위스키 시장을 뚫기 위해선 TOT(Traditional on Trade, 전통적인 유흥주점 판매) 시장을 훤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당시 WGS코리아에는 그 바닥을 알고 있는 사람이 없었던 거죠."
김일주가 필요했던 WGS
10년 내 아시아 비즈니스 비중을 현재 8%에서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을 세우고 있는 WGS 입장에서 한국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12년산 이상 급 프리미엄 위스키 소비량이 세계 2위인 나라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위스키 소비 대부분(80%)이 TOT시장에서 이뤄진다. WGS가 김일주 사장을 콕 집어 선택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일주 사장이 걸어온 발자취를 살펴보면 해답을 얻을 수 있다.
그는 위스키 업계에만 33년 동안 몸담고 있다. 위스키 마케팅과 영업에 관한 한 국내 최고다. 한국 위스키 역사의 중요한 순간엔 늘 김 사장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마디로 말해 그는 스타플레이어다. 김일주 사장은 1983년 위스키 '베리나인 골드'로 유명했던 백화양조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며 주류업계와 첫 인연을 맺었다. 그후 1985년 백화양조는 두산씨그램에 흡수합병됐다. 회사 배지를 바꿔 단 그는 최우수 영업사원으로 뽑힐 정도로 최일선에서 열심히 뛰었다. 1998년엔 그 유명한 '발렌타인' 초대 매니저를 맡았다. 그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발렌타인을 가장 고급스러운 위스키로 인식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는 또 다른 시도도 했다. 한국인 입맛에 맞춘 로컬 브랜드 위스키 '윈저'를 만든 것이다. 그가 기획·생산·판매를 진두지휘 한 윈저는 단숨에 국내 위스키 시장 1위를 차지했다. 그 후 김 사장은 2000년 진로발렌타인스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서 그는 또 한 차례 기록을 만들었다. 진로발렌타인스 역시 로컬 브랜드 위스키 '임페리얼'을 가지고 있었지만 2등에 머물러 있었다. 그는 임페리얼에 위조방지장치인 키퍼캡을 도입했다. 국내 최초 시도였다. 그 결과 임페리얼은 윈저를 밀어내며 위스키 시장 점유율을 곧바로 역전시켰다. 경쟁사로 옮긴 뒤 상품성을 강화한 제품을 다시 출시해 자신이 만들었던 1등 제품을 이긴 셈이었다.
진로발렌타인스 마케팅·영업 총괄 부사장을 거친 그는 2009년 수석무역 사장으로 다시 둥지를 옮겼다. 수석무역에서 그는 국내 최초로 알코올 도수를 36.5도로 낮춘 위스키 '골든블루'를 개발했다. 그가 개척한 저도 위스키 시장은 현재 700억 원대 규모로 성장해있다. 골든블루는 지난해 블렌디드 위스키 중 유일하게 판매량이 성장한 제품이기도 하다.
감히 신화라고 말해도 이의를 달 사람이 없을 정도다. 대단한 경력이랄 것도 없다며 조심스럽게 얘기하던 김일주 사장이 말을 이었다. "결국 WGS와 제 바람이 맞아떨어진 겁니다. WGS는 우수한 제품을 이미 가지고 있잖아요. 좋은 사람만 만나면 한국 시장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지가 있었죠. 저는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얼마 남지 않은 커리어 기간에 다시 한 번 내가 속한 회사를 최고봉에 세우고 명예롭게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요."
한국 시장 전폭 지원하는 WGS
그란츠가 출시 후 폭발적인 판매를 이어가고 있는 데에는 김 사장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WGS가 제대로 사람을 찾은 것이었다. 김 사장은 말한다. "일단 제품이 좋아서 잘 팔리는 거죠. 그리고 저를 도와주려는 사람이 많아요. 도매상이나 업소에서 협조가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김 사장 도와주자' 이거죠. 다른 이유도 있어요. 지금까지 디아지오나 페르노리카, 롯데주류가 시장을 좌지우지 해왔잖아요. 이들에 대한 불만이 당연히 있었겠죠. 그들로선 그란츠라는 새로운 대안이 나오니까 안 살 이유가 없는 거죠."
WGS는 가족경영 회사다. 돌다리도 두드려보는 안전한 경영을 한다. 함부로 투자하지 않는다. 그동안 한국에서 보인 경영 스타일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런 WGS가 김일주 사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현재 WGS코리아는 스코틀랜드 본사가 보유한 풍부한 위스키 원액을 이용해 로컬 블렌디드 위스키를 개발하고 있다. 이 제품은 올해 말 출시 예정이다. 윈저나 임페리얼을 성공시킨 김 사장에겐 전공분야나 다름없는 일이다. 또 다른 성공 신화를 쓰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동안 김 사장이 한국 위스키 시장에서 보여준 능력 때문에 WGS가 투자를 결정한 것만은 아니었다. 김 사장이 말한다. "저는 주류업계에서 일하면서 순간적으로 떠오른 아이디어를 가지고 일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수년간 고민하고 연구한 결과를 갖고 행동에 옮겼어요. 본사에서 제 얘기를 들어 주는 건 이런 저의 일하는 방식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 사장은 인터뷰를 이어가던 중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 하나를 꺼냈다. 소주 이야기였다. "저는 우리가 소주도 만들어서 팔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WGS는 증류주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WGS 제품 포트폴리오 안에는 위스키, 진, 럼, 보드카, 리큐르까지 다 있습니다. 모두 증류주죠. 위스키나 소주나 제조법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소주도 증류주거든요. 소주 시장은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1년에 1억 3,000만~1억 4,000만 상자를 팔아요. 위스키는 180만 상자 시장이거든요. 소주는 위스키에 비해 100배 가까이 큰 시장인 거죠. 어마어마한 기회가 거기에 있어요."
소주 출시는 김 사장이 몇 년 동안 머릿속에 가지고 있었던 계획이다. 그는 소주를 시장에 내놓았을 때 어디에, 어떻게, 얼마에 팔 것인지, 사람들 반응은 어떨지 등 A부터 Z까지 계획이 다 서 있다고 말했다. WGS에서 소주를 만든다고 하면 분명 뉴스거리가 된다.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류업계에서도 큰 관심을 나타낼 게 분명하다. 김 사장은 말한다. "최종 결정은 본사에서 하겠죠. 하지만 분명한 건 소주 문제에 대해 본사와 충분히 교감을 나누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현재 사세 확장을 꾀하고 있어요. 회사 규모가 좀 더 커지면 본사가 가지고 있는 자산과 역량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할 겁니다. 소주 출시도 그중 하나죠. 못할 건 없다고 생각해요."
선택과 집중으로 회사 키울 것
김 사장은 WGS코리아를 국내 1위 주류회사로 키우려 한다. 그는 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7년에서 10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WGS코리아는 규모가 작다. 국내 전체 위스키 시장에서 WGS코리아가 차지하고 있는 시장점유율은 1.5%에 불과하다. 실제 현장에서 뛰는 영업사원은 30명이 채 안 된다. 제한된 유통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국을 커버 하지도 못한다. 쟁쟁한 다국적 주류회사가 버티고 있는 시장에서 너무 큰 꿈을 꾸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제가 골리앗(김 사장은 다국적 주류회사를 이렇게 불렀다)들을 잘 아니까 겁도 나지만 반면에 자신감도 있습니다. 결국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어요. 저희는 현재 서울과 경기도를 포함해 광역시 정도에만 유통망을 가지고 있어요. 그렇지만 골리앗들이 조금 등한시하는 시장, 우리가 살짝 발을 담그면 키워갈 수 있는 시장, 예컨대 대도시에서도 위스키를 중점적으로 파는 영업점을 개발하면 승산이 있습니다. 거기에 교두보를 만들고 점점 확장해 가는 거죠. 인력도 거기에 맞춰서 뽑고, 그렇게 해서 판매량을 늘리면 회사는 점차 커지겠죠."
WGS코리아 사장으로 취임한 뒤 그가 채용한 인력은 4명에 불과하다. 그는 전문가 집단을 믿는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일 잘하는 전문가를 많이 아는 것도 자신이 지닌 역량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말한다. "다른 사람들한테 전해 듣는 것이 아닌, 자기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일 잘한다는 사람들은 다 알거든요. 제가 데려온 직원들도 업계에선 전문가로 통하는 사람들입니다. 주류업계에도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요. 주로 담배회사나 제약회사에 다니던 분들이 많이 오는데, 그 분들은 한계가 있다고 봐요. 경험이 있는 사람이 중요합니다. 고민을 하고, 시장 구조를 알고, 트렌드를 알고, 소비자 행동과 욕구가 뭔지를 아는 사람들이 결국은 큰일을 해내죠."
줄곧 성공 가도를 달려온 것처럼 보이는 김 사장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첫 직장이었던 백화양조가 1985년 두산씨그램에 인수된 후, 그는 광주광역시에서 서울로 근무지를 옮겨야 했다. 서울에 올라온 그는 바로 주눅이 들었다. 두산 출신들은 피인수된 회사 직원인 김 사장이 업무 협조를 구해도 바로 처리해주지 않았다. 시골 출신이라고 면박을 주는 직원도 있었다. 그는 회사를 그만두기로 마음먹고 다른 취직 자리를 알아봤다. 하지만 받아 주는 곳이 없었다. 회사를 옮기는 것조차 어려운 냉혹한 현실에 부딪히고 있었다.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을 때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당시 그는 수원, 평택, 오산, 안성 등 경기 지역에서 도매상을 관리하는 영업 업무를 맡고 있었다. 회사에 마음이 없었던 그는 도매상들과 함께 트럭을 타고 돌아다니곤 했다. 이 지역 도매상들은 좋은 거래처를 많이 갖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부도를 맞는 경우가 많았다. "같이 다니다가 이 사람들 자금력이 지나치게 나쁜걸 알게 됐어요. 도매상들은 외상으로 거래처에 물건을 주고 2~3개월 뒤에 수금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운영상 필요한 현금이 지나치게 부족했던 거죠. 그래서 제가 은행 빚보증을 서줬습니다. 당시만 해도 300만 원이면 광주에서 집을 살 수 있을 때인데, 저는 6,000만 원이나 빚 보증을 서줬어요." 자금력이 좋아진 이 도매상들이 실적을 급속도로 올리면서 김 사장은 우수 영업사원이 됐고, 두산 출신 공채 직원들보다 한 해 먼저 대리로 승진할 수 있었다.
새로운 도전
'영업의 달인'으로 불리던 그는 1987년에 마케팅 부서로 발령이 났다. 영업을 해본 사람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한 차례 고비가 찾아왔다. 마케팅 지식이 없었던 데다가 외국인이던 당시 마케팅 담당 임원과의 소통도 어려웠다. 영어가 미숙해 '다시 영업으로 보내주지 않으면 사표를 내겠다'고 여러 번 회사에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그는 영어 미숙도, 마케팅 지식 부족도 끈기와 노력으로 극복해냈다. "영어로 인한 모욕감은 회사를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심했어요. 매일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일어나지 못할까 봐 앉은 상태로 2시간 새우잠을 자면서도 5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7시에 나와 8시 반까지 매일 듣는 연습을 했습니다. 5년이 지나니 들리기 시작해 말할 용기가 생겼고, 7년이 지나니 듣고 쓰고 말하는 데 공포심이 사라지더군요. 2~3년간 마케팅 관련 서적도 닥치는 대로 사서 200권가량 읽었어요."
김 사장은 주류업계 생리를 밑바닥까지 훤하게 꿰고 있는 사람이다. 때문에 직원들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상사일 수도 있다. “저는 업무 지시를 명확하게 내립니다. 방법까지도요. 모든 걸 구체적으로 얘기해 주니까 어떤 면에서는 직원들이 일하기 쉬울 수도 있어요. 저는 대안 없는 반대는 하지 않습니다. 직원이 제시한 방법이 마음에 안 들어도 제가 대안이 없으면 그냥 서류에 사인을 합니다. 그래서인지 직원들이 저한테 '짧은 기간 내에 실력이 빠르게 오르는 것 같다'고 말하곤 합니다."
WGS코리아는 회의 때 난상토론을 한다. 누구든지 할 말은 모조리 쏟아낸다. 다만 이때도 대안 없는 반대는 할 수 없다. 이런 과정을 통해 결정한 사안에 대해선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조직이 작기 때문에 일사불란하게 정렬해서 초지일관 대응하지 않으면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게 김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속도와 유연성을 강조한다. "저는 뭐든지 영업 현장에서 결정하라고 말합니다. 기안서는 나중에 올리고 예스 노를 바로바로 답해주라고 해요. 속도감 있게 나아가지 않으면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없어요. 적이 우리를 알아차렸을 땐 이미 심장부까지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원 보이스 원 컬러 One Voice One Color'로 나갑니다. 이런 게 우리 회사 문화로 자리 잡고 있어요."
김 사장은 WGS코리아 생활을 사실상 마지막 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마라톤 출발 선상에 선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제 겨우 100미터 뛴 겁니다. 우리보다 앞서 가는 디아지오나 페르노리카는 이미 반환점을 돌아 뛰어가고 있지만 언젠간 우리가 그들을 따라잡을 날도 오지 않을까요. 이제 저는 잃을 것도 없어요. 마음 편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아이디어와 전략, 계획이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그들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 William Grant & Sons 는…
윌리엄그랜트앤선즈는 1886년 윌리엄 그랜트가 몰트 위스키 성지로 불리는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 지역에 세운 증류소에서 시작됐다. 현재 5대째 가족경영을 유지하고 있는 스코틀랜드에서 유일한 종합 주류 회사다. 세계 판매 1위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피딕, 정통 수제 싱글몰트 위스키 발베니와 블렌디드 위스키 그란츠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 밖에도 슈퍼 프리미엄 진(Gin)인 '헨드릭스 진'과 '세일러 제리' 럼, 북극 용천수로 만든 아이슬란드 수제 보드카 '레이카' 등 다양한 주류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10년에는 세계 2위 아이리시 위스키 '툴라모어듀'를 인수해 세계적인 종합 주류 회사로 거듭났다.
위스키 종류 정말 다양하네!
정통 위스키는 스코틀랜드에서 만든 '스카치 위스키'를 의미한다. 스카치 위스키로 불리기 위한 기준은 법령으로 엄격하게 정해져 있다. 스코틀랜드 스카치위스키협회는 증류와 저장(최소 3년)은 물론 병입까지 모두 스코틀랜드에서만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40도 미만 위스키 역시 '스카치'라는 표현을 쓸 수 없다. 스카치 위스키 외에도 산지에 따라 다양한 위스키가 있다. 아일랜드산은 아이리시 위스키, 미국산은 아메리칸 위스키, 캐나다산은 캐나디안 위스키, 일본산은 재패니즈 위스키 등으로 불린다. 제조 방식에 따른 위스키 명칭은 아래와 같다.● 블렌디드 위스키: 상대적으로 저렴한 밀이나 옥수수 등 곡물을 사용해 대량 증류한 그레인 위스키 75%에 몰트 위스키 25%를 섞어 만든 혼합 위스키.
● 몰트 위스키: 100% 몰트(보리를 발아 건조시킨 것. 맥아와 같은 말이다)만을 원료로 사용해 알코올을 만들고 그 원액을 숙성시킨 위스키.
● 싱글몰트 위스키: 단일 증류소에서 만든 몰트 위스키 원액만 숙성시킨 위스키.
● 블렌티드 몰트 위스키: 여러 증류소에서 숙성시킨 몰트 위스키를 다양하게 섞어 만든 위스키.
시기별로 알아보는 한국 위스키
● 1978~1984년: 위스키 원액 30%에 주정(녹말을 지닌 곡물로 만드는 알코올. 에틸알코올이라고도 한다)을 섞은 위스키를 생산했다. 기타 제제주로 분류한다. 길벗로얄(진로)과 베리나인골드(백화)가 이에 해당하는 제품이었다.
● 1984년 이후: 5~7년산 스탠다드급 위스키가 등장했다. VIP(진로), 패스포트(OB씨그램), 썸싱스페셜(베리나인)이 대표 제품이다.
● 1994년 이후: 국내에서 기획해서 만든 로컬 브랜드 위스키 임페리얼이 등장했다. 임페리얼 등장 이후 딤플(조선맥주), 스카치블루(롯데칠성음료), 윈저(OB씨그램), 앰버서더(보해)가 잇달아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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