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맥북은 다른 노트북들과 비교를 거부해왔다. 애플 특 유의 미려한 디자인은 기본이고, 확장포트 등의 최신 기능과 기술이 항상 한 발 앞서 적용됐다. 최근 내놓은 맥북의 최신작은 ‘프로’나 ‘에어’와 같은 수식어가 없다. 그냥 ‘맥북’이다. 이름에서부터 극도의 미니멀리즘을 추구했다는 뉘앙스가 풀풀 풍긴다.
군살 없는 심플의 극치
맥북의 첫 인상은 몸 에 꼭 맞는 정장을 맵시 있게 차려입은 ‘차도남’ 같다. 군더더기라고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디스플레이와 키보드, 트랙패드 등 필수적 하드웨어만 남기고 부가적인 요소를 최소화한 결과다. 그렇게 12인치(30.5㎝)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채용하고도, 11인치급 노 트북보다 작은 몸 집을 완성했다.
실제로 두께만 해도 가장 두꺼운 부분이 13.1㎜다. 얇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맥북 에어(17.3㎜)보다 4 ㎝ 이상 얇아 서류봉투에도 부담 없이 넣을 수 있는 수 준이다. 휴대성에 있어서는 태블릿 PC 못지않으며, 노트북들과는 비교를 불허한다고 할 수 있다.
덮개를 열어보면 또 한 번 놀 라게 된다. 기존 노트북은 한 손으로 키보드(본체)를 잡고, 다른 손으로 화면을 들어야 하지만 맥북은 손가락 하나로 화면을 들어 올리면 된다.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편의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이는 로직보드를 제외한 본체의 모든 부분을 배터리로 채워 넣어 무게중심을 낮춘 덕분이다. 이를 위해 애플은 배터리 셀을 계단 형태로 쌓는 독창적 기술을 개발, 단 1㎜의 공간낭비도 허용치 않았다. 그래서 맥북의 배터리셀 용량은 이전모델 대비 35%나 커졌다. 웹서핑과 문서작성, 유튜브 동영상 감상 등을 하며 배터리 수명을 직접 실험해봤는데 대기시간을 포함해 10시간 이상을 견뎠다.
고사양 작업과 확장성은 한계
맥북의 덮개를 열면 본체 좌우를 꽉 채운 풀사이즈의 키보드가 눈에 들어온다. 손가락으로 누르면 측면의 키들이 튀어나올 듯 아슬아슬해 보이지만 알루미늄을 통째로 깎아 만든 유니바디인지라 웬만한 충격에는 끄떡없다.
두께가 얇은 만큼 키의 깊이는 얕다. 그만큼 반발력이 약해 처음에는 키감이 다소 밋밋하다. 하지만 키 입력 방식을 기존의 가위식보다 지지점이 더 넓은 나비식으로 변경해 한층 안정적이고 정확히 반응했고, 키의 크기도 커서 오타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물리적으로 작동했던 트랙패드 역시 진동 방식으로 변경됐다. 패드를 누르면 진동으로 입력 여부를 알려준다. 특히 사용자가 누르는 힘의 세기를 인식하는 ‘포스터치’ 기능을 접목, 편의성을 높였다. 예컨대 힘의 강도에 따라 동영상 재생속도를 빠르게 하는 등의 기능 구현이 가능하다.
맥북은 저소음 설계도 발군이다. 하루 종일 사용했음에도 소음이 전혀 없었다. 전력소비량 5W의 저전력 CPU인 인텔 코어 M칩을 탑재, 열 발생이 적어 소음의 원천인 냉각팬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멀티태스킹이나 고화질 동영상 감상 등의 고사양 작업에선 열이 지속 발생해 사용에 불편함이 느껴졌다.
또한 저전력 CPU로 인해 빠릿빠릿함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앱 실행까지의 대기시간이 맥북 에어보다 길었다. 고해상도 동영상 편집 시에도 부하가 걸리는 듯 간헐적인 멈춤 현상이 나타났다. 게임 역시 온라인 웹 게임 정도만 쾌적하게 돌아갔다. 가상화 솔루션인 패러랠즈를이용해 윈도를 구동시켜도 전작 대비 부팅시간과 앱 실행속도, 멀티태스팅 등에서 더뎠다.
덧붙여 이어폰 연결구를 제외하면 확장포트가 하나뿐이라는 점이 불편을 더했다. 최신규격의 USB-C 포트여서 전원 어댑터와 디스플레이, 외장 하드드라이브 등을 모두 연결할수 있지만 별도의 허브 없이는 충전 중 아무것도 사용할 수 없는 탓이다. 마우스도 반드시 블루투스 제품을 써야 한다. 확장성에는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부분이다.
SPEC
디스플레이: 12 인치(30.5 ㎝) 레티나
해상도: 2304×1440 (226ppi)
CPU: 인텔 코어M 듀얼코어 (1.1/1.2㎓)
그래픽: 인텔 HD그래픽스 5300
메로리: 8GB LPDDR3 (1600㎒)
저장매체: SSD 256GB/512GB
가격: 159 만원 (256GB 기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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