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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잡는 모기

매년 4억명의 사람이 모기가 전파하는 뎅기열에 감염된다. 그리고 이중 수만명이 숨진다. 이로 인해 플로리다주는 2009년 키웨스트 지역에서 감염자가 처음 확산된 이래 뎅기열의 주된 전파자인 이집트 숲모기를 박멸하려고 매년 100만 달러를 쓰고 있다. 최근 하와이에는 모기가 전파하는 또 다른 바이러스인 치쿤구니야에 의한 열병이 확산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해지면서 미국 정부는 다소 급진적인 카드를 꺼내들었다. 바로 유전자 조작 모기를 활용하는 것이다.





1. 이집트 숲모기는 도시 지역에서 창궐하며, 살충제에 강한 내성을 지닌다. 또한 거의 사람만 공격한다. 영국의 해충통제기업 옥시텍의 앤디 맥케미에 따르면 이 모기는 인간을 따라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데 성공했다. “곤충계의 쥐 같은 존재랍니다.”

2. 이집트 숲모기의 퇴치를 위해 옥시텍은 수컷 모기의 유전자를 조작, 자연에서 구할 수 없는 항생물질을 정기적으로 섭취하지 못하면 사멸하도록 했다. 그리고 현지의 야생 수컷 모기를 압도하는 엄청난 수의 유전자 조작 모기를 방출했다.

3. 유전자 조작 모기는 살아있는 동안 야생 암컷과 짝짓기를 하며 자신의 유전자를 자손에게 물려준다. 때문에 자손들도 항생물질을 섭취해야 살 수 있다. 즉, 암컷이 낳은 알은 에벌레를 거쳐 성충이 되기 전에 죽는다.

4. 옥시텍은 파나마, 브라질, 말레이시아, 케이맨섬 등 뎅기열 만연 지역에서 유전자 조작 모기를 방사했다. 그 결과, 모기 개체수가 90% 이상 감소했다. 살충제의 개체수 감소 효과가 30%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과다.



5. 옥시텍은 플로리다주 키웨스트에서의 실험을 위해 주정부와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이
유전자 조작 모기에 의한 생태계 교란을 우려하며 실험을 승인해주지 말 것을 주장하고 있다.

6. 뎅기열에 더해 치쿤구니야 열병도 이제 미국에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작년에만 무려 2,300명의 여행객이 치쿤구니야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미국을 방문했다. 앞으로도 모기가 전파하는 또 다른 질병이 확산될 수 있다.

7. 예일대학의 곤충학자인 더랜드 피시 박사는 모기의 전멸이 능사가 아니라고 말한다. 유전자 조작 모기가 줄인 것은 개체수이지 질병 자체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바이러스는 교활합니다. 결코 한 번의 공격으로 몰살될 상대가 아니에요.”

5,000마리
옥시텍의 2014 파나마 실험에서 방사한 주민 1인당 유전자 조작 이집트 숲 모기의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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