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호텔에 로봇들이 바글거릴지도 모른다. 이것이 바로 신생 서비스용 로봇 제작사 사비오케의 희망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룸서비스 로봇 도우미는 현재까지 4,000회 이상의 룸서비스를 성공리에 수행했다. 최신 모델인 ‘릴레이(Relay)’ 또한 10개 호델에서 운용되고 있는데, 가끔 실수를 하지만 대개는 고객들의 기쁨을 자아낸다. 앞으로 모든 호텔에 이런 로봇이 배치된다면 어떨까. 사비오케의 공동설립자 테사 라우와 그 같은 미래에 대해 얘기를 나눠봤다. |
Q. 로봇이 호텔에서 정확히 어떤 일을 하나?
배달 로봇이라 보면 된다. 프런트 데스크에서 칫솔이나 수건, 샌드위치, 스낵 등을 객실로 보낼 때 우리 로봇을 활용한다. 내부 수납공간에 물건을 넣어서 객실에 보내면 된다. 그러면 로봇이 문 앞에 도착한 뒤 객실 전화기로 연락해 손님을 부르고, 손님이 나오면 수납공간을 열어 물건을 전달하는 식이다. 초기에 로봇이 물건만 전달하고 돌아가 버린다고 불평하는 손님들이 있어서 지금은 작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로봇과 함께 셀카나 동영상을 찍을 수 있다.
Q. 로봇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법하다.
그 때문에 로봇의 눈 디자인에 많은 신경을 썼다. 태블릿 화면 하단에 두 개의 눈을 만들고 깜박이도록 했는데, 덕분에 좀더 귀엽고 인간적으로 보여서 거부감이 적다. 다만 로봇은 실제 사람이 아닌 만큼 균형이 필요하다. 인간과 너무 똑같아 보이면 로봇이 할 수 없는 일을 손님이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적잖은 손님들이 로봇에게 인사를 건넨다. 하지만 인사에 살갑게 반응하도록 만들지 않았다. 또 우리 로봇은 손님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 삑삑거리는 소리로 소통할 뿐이다. 이 모든 것은 로봇이 실제보다 똑똑해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Q. 지금껏 별다른 사고는 없었나?
자그마한 사건이 하나 있었다. 한 호텔에서 소녀 한 명이 로봇을 보고 푹 빠져버렸다. 그래서 로봇에게 달려와 끌어안고는 춤을 췄다. 하지만 로봇은 아무 반응 없이 소녀를 지나쳐 엘리베이터로 가려했고, 소녀는 계속해서 앞길을 막아섰다. 그 모습을 본 한 취객이 로봇에게 화를 내며 발길질을 하고는 엘리베이터로 밀어 넣어 버렸다. 아이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우리에게 큰일은 아니었다. 로봇은 화를 내지 않기 때문이다. 당시 로봇도 아무 일 없다는 듯 5층으로 올라가 물건 배달을 마쳤다. 사비오케의 로봇은 이런 물리적 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Q. 릴레이가 일하는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릴레이에 필요한 막대한 분량의 코드를 직접 작성했다. 이외의 기술개발에도 엄청난 공을 들이면서 릴레이가 탄생하는 전 과정을 지켜봤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면 놀랍다. 마치 각각의 릴레이마다 개성을 가진 듯하다. 물론 이는 각 개체별로 모터 조정 상태가 미세하게나마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로인해 동작에 작은 차이가 생긴다. 어제 작업한 ‘베타 6’ 버전만 해도 정말로 조용했다. 다가올 때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매끈하게 움직인다. 모퉁이 너머로 살짝 엿보기도 한다. 마치 마법을 보는 것 같 았다.
Q. 앞으로 릴레이가 어떤 역할을 하길 바라나?
릴레이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장소는 아주 많다. 이미 노인 도우미 로봇 산업을 염두에 두고 연구를 시작했으며 스포츠 스타디움이나 사무용 빌딩, 여객선, 공항, 레스토랑, 병원 등에서도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물건을 옮겨야 하는 실내라면 그곳이 어디든 효용성을 발휘할 수 있다.
━━━━━━━━━━━━━━━━━━━━━━━━━━━━━━━━━━━━━━━━━━━━━━━EDITED BY Michael Nunez & Lindsey Kratochwill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