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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제조업체의 최첨단 변신

인디애나의 디젤 엔진 대기업 커민스 Cummins는 탄소배출 억제 기술과 해외 파트너십에 현명하게 투자한 덕분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BY CLAY RISEN


미중서부를 가로질러가다 보면, 마을마다 똑같은 모습을 보게 된다. 문을 닫은 공장과 텅텅 빈 상점이 즐비한 시내, 그리고 한때 잘나가던 미국 제조업의 급격한 쇄락으로 인한 노동자 공동화 현상이 그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인구 4만 6,000명의 인디애나 주 콜럼버스 Columbus?미국 최대 디젤 엔진 제조사 커민스 Cummins의 본사가 있다?를 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 시내는 번화하고, 주말에는 거리축제가 열리며, 현대식 커피숍과 식당에는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지역 실업률은 4.4%로, 인디애나 주 전체 5.8%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제이슨 헤스터 Jason Hester 콜럼버스 경제개발 이사회 (Columbus Economic Development Board) 이사는 “여기에서 북쪽으로 한 시간 가량 떨어진 어렸을 적 내가 살던 앤더슨 Anderson이라는 지역엔 GM 근로자가 무려 2만명이나 있었다. 30년이 지난 지금은 단 한 명도 없다”며 “그러나 이곳에선 지금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디젤 엔진에 고마워해야 할 부분이다. 디젤 엔진은 부피도 크고, 멋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디젤 엔진하면 사람들은 찌그러진 픽업트럭과 육중한 대형트럭 또는 디젤 승용차를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에 유럽을 먼저 떠올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커민스는 기술 신생기업과 대규모 펀딩이 지배하는 미국 경제에서, 생존을 훌쩍 뛰어 넘은 중공업계의 성공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제적으로 고효율 저공해 엔진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대침체(Great Recession) 이후 회사 매출이 급증해왔다. 매출은 2009년 108억 달러에서 2014년 192억 달러로 급상승했다. 현재 90개국에 진출해 있는 커민스는 2014년 매출의 거의 50%를 해외에서 올렸다. 커민스는 미국과 그 외 여러 시장에서 디젤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투자기업 윌리엄 블레어 William Blair의 애널리스트 래리 디 마리아 Larry De Maria도 “커민스는 전 세계에서 자타공인 최고의 엔진을 만든다”고 평가했다.

회사가 처음 성공하게 된 계기는 전후 경기호황 덕분이었다. 그리고 1955년 이후 포춘 500대 기업에 매년 이름을 올리는 57개 기업 중 하나가 되었다. 더 인상 깊은 부분은 미국 산업이 우여곡절을 겪는 와중에서도 굳건히 성공 가도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제조업체들이 값싼 노동력을 찾아 해외로 나갈 때, 커민스는 고도의 전략으로 그 상황에 대처했다. 국내 노동력과 시설에 투자하고, 50대 50으로 해외 합작투자를 시작했다.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공기청정규제를 놓고 미 정부와 다투고 있을 때, 커민스는 이 규제를 수용하고 뛰어난 청정디젤 제조 기술을 활용해 입지를 구축해갔다. 커민스의 사장이자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리치 프리랜드 Rich Freeland는 “우리는 힘든 일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오직 소수만이 경지에 도달할 수 있고, 우리 회사가 그걸 해낼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커민스는 이러한 자신감 외에도 근로자들과 지역사회에 집중 투자하는 기업문화 덕분에 진정한 독보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커민스는 기술 기반의 매우 현대적인 다국적 기업이다. 노동자 중시로 상징되는 아이젠하워 Eisenhower 시대의 특성-전통적으로 매우 미국적인 모델이어서 오히려 지금 시대에는 별로 미국적이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다. 커민스는 이러한 조합으로 성장하는 전 세계 트럭 산업에서 지속적으로 부를 창출하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전력질주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커민스는 애플이나 HP와 절대 혼동되지 않는 전혀 다른 기업이지만, 이 회사 역시 차고에서 시작했다. 1919년 콜럼버스에서 자동차 정비공과 운전기사 일을 했던 클레시 라일 커민스 Clessie Lyle Cummins는 독일 엔지니어인 루돌프 디젤 Rudolf Diesel이 개발한 독특한 엔진에 투자해달라고 상사인 지역 은행가 윌리엄 G. 어윈 William G. Irwin을 설득했다.

당시 만해도 미국인 중에는 디젤에 대해 들어본 사람이 거의 없었다. 설령 들어봤다 해도 발전기나 농기계에 적합한 육중한 물건일 뿐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회사는 이것을 고속도로 위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의 이름을 따서 만든 커민스는 급성장하는 상업화물 운송의 수요를 충족하겠다는 목표 하에 1920~30년대 더욱 강력하고 섬세한 엔진을 생산해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시작과 전후 고속도로 확장 및 주간 (interstate) 화물운송 산업의 성장 덕분에 초강력 엔진의 수요가 매우 높아졌다. 이 부분에서 디젤의 적수는 없었다. 어윈의 조카 J. 어윈 밀러 J. Irwin Miller가 이끄는 커민스의 총 매출은 1944년 2,600만 달러에서 1977년 126억 달러로 급성장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해도 무려 14배나 성장한 것이었다.

클레시 커민스가 회사를 설립하는 역할을 했다면, 밀러는 이 회사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끌어 올리는 데 공을 세웠다. 그는 업계의 거물이 될만한 인물은 아니었다.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예일과 옥스퍼드에서 공부하고 바이올린과 조정을 했던 밀러는 원래 건축과 예술 모임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회사에 합류한 후, 타고난 기업가 자질을 입증했다. 밀러는 세계 경제 성장의 장기적인 잠재력을 간파했기 때문에, 커민스가 국내 화물운송시장에서 엄청난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해외진출을 계속 확대했다. 밀러는 1956년 스코틀랜드에 첫 해외 공장을 설립했다. 6년 후에는 50대 50 합작 투자로 인도푸네 Pune에서 대형 엔진을 생산했다. 대부분의 미국 기업이 인도 투자를 시작하기 수십 년 전의 일이었다. 밀러는 1975년 리처드 닉슨 Richard Nixon 대통령이 관계를 정상화한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미국 기업인 가운데 한 명이기도했다.

밀러는 회사가 위치한 여러 지역에도 동등한 관심을 기울였다. 농촌지역인 인디애나에 최고의 엔지니어들과 경영인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자선단체 커민스 재단(Cummins Foundation)을 세워 지역 학교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다. 아울러 그가 제시한 리스트에서 업체를 선택해 공공건축프로젝트를 진행하면, 건축가들에게 보수를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그 결과 콜럼버스는 미국에서 현대건축물이 가장 많은 지역이 됐다. I.M.페이 I.M.Pei는 공공도서관을 디자인했고, 에로 사리넨 Eero Saarinen은 지역 교회를, 리처드 마이어 Richard Meier는 학교를, 그리고 로버트 A.M. 스턴 Robert A.M. Stern은 병원을 디자인했다. 지역경제개발위원회 헤스터 이사는 이를 두고 “계몽적 자기이익추구(enlightened self-interest)”라고 설명했다. “커민스는 이런 시설들을 통해 이곳에 올 계획이 없었던 근로자들을 유치할 수 있었다.”

커민스의 전 이사 찰스 렌츨러 Charles Rentschler가 밀러의 신간 자서전 ‘대성당 건축가(The Cathedral Builder)’에서 밝혔듯이, 밀러의 대중 활동은 콜럼버스 외부로까지 확장됐다. 1960년 그는 평신도로는 처음으로 미기독교협의회 (National Council of Churches) 회장에 올랐고, 그의 기업과 종교 인맥을 활용해 1964년 중서부 지방 의원들의 시민법 지지도 촉구했다. 그는 또 노동조합의 열혈 옹호자로서, 인디애나주에 노동권법(right-to-work law) *역주: 조합에 가입하지 않아도 직장을 유지할 수 있는 권리이 처음 도입됐을 때 이를 막기 위해 싸우기도 했다. 그는 1957년 포춘 기자에게 “강력한 노동조합 없이 어떻게 대기업을 경영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전 세계 커민스 직원 중 약 40% 가량이 노동조합에 가입해 있다).

밀러는 비록 2004년 사망했지만, 회사는 그의 철학을 계승해 주주들의 이익보다 소비자, 근로자 및 지역사회 등 이해당사자들의 이익을 우선시하고있다. 2012년 콜럼버스 시의회가 도로변 재활용함 설치(universal curbside recycling) 계획을 기각했을 때, 커민스는 이 지역 기업 컨소시엄을 구성해 트럭과 재활용함 비용 등 이 프로그램에 소요되는 50만 달러를 내놓았다. 크리스틴 브라운 Kristen Brown은 “다른 지역 시장들이 나에게 콜럼버스 시장이 된 건 행운이라고 말하곤 했다”고 밝혔다. 2011년 시장에 당선된 그녀는 6대째 이 지역에 살고 있는 토박이다. 커민스에서 평생 일해온 근로자의 딸이기도 하다. “그들은 내게 커민스가 있어 행복하겠다고 말했다.”

밀러의 유산인 커민스는 1997년 한차례 시험대에 올랐다. 미환경보호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EPA)이 이 회사 엔진의 특수 차단 스위치가 배기가스 규제 시스템을 무력화시킬 수도 있다고 조사를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조사 결과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커민스의 엔지니어들 조차 매우 놀라고 당황했다. 다음해 EPA는 커민스와 다른 몇몇 제조업체에 차단스위치를 재설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8,340만 달러 규모의 법원 명령에 서명도 하게 했다. 역대 환경규제 사상 최고 수준의 민사 벌금이었다. EPA는 신규 저공해 엔진 개발 시한을 기존 2004년에서 2002년 10월로 앞당기기도 했다.

1979년부터 커민스에서 일해온 사장 겸 COO 프리랜드는 “일부 직원들은 더럽고 육중한 디젤엔진을 기반으로 성장한 이 회사가 EPA의 명령을 따를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임원들은 소송도 고려했지만, 결국 이성적인 판단을 해 EPA와 싸우기보단 협력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프리랜드는 “우리는 두 배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커민스가 이미 디젤 기술 분야의 선두주자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회사가 신속하게 EPA의 새 기준을 충족시기만 한다면, 결국 엄청난 혜택을 입을 수 있었다.

커민스는 시어도어 M. 솔소 Theodore M. Solso-2000년부터 2001년까지 커밍스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를 맡았다. 현재는 GM 회장이다-의 지휘 아래 EPA기준을 따르는 최초의 디젤 회사가 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솔소는 “당시만 해도 이 기준을 맞출 수 있는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업계 전체가 생각하고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광범위한 내부 혁신의 핵심 과제로 생각했다. 그는 2000년대 초 6시그마 경영시스템을 도입했고, 인기는 매우 많았지만 이익을 갉아먹는 제품 할인 관행도 없앴다. 무엇보다 그는 디젤 제조업체의 전통적인 약점이었던 R&D에 많은 돈을 쏟아 부었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연간 R&D 지출이 60%나 늘어 3억 2,100만 달러까지 이르렀다. 그 중 4분의 1 가량이 EPA 엔진 기준을 충족하는 데 배정됐다. 그렇게 역점을 둔 덕분에 중요한 신기술이 탄생했다. 더 많은 연료를 실린더에 주입함으로써 엔진 효율성을 유지하고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딥 스프레이 deep spray’ 주입 기술의 개선이 그 중 하나였다.

실제로 커민스는 EPA 기준을 가장 먼저 충족시킨 덕분에 거의 즉시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미국 내 최대 라이벌인 캐터필러 Caterpillar와 디트로이트 디젤 Detroit Diesel은 2010년 고속도로 대형디젤 시장에서 완전히 손을 땠다. 커민스는 현재 39%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EPA의 규제가 시작된 2002년 이후 회사의 연 매출이 세배 이상 늘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십 년 간 배출 규제가 강화될 것이기 때문에, 커민스가 조기에 도입한 저공해 전략이 업계 주도권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디젤 프로그레스 Diesel Progress의 편집장 마이크 브레조닉 Mike Brezonick은 “일반차량 및 트럭의 배출 기준 도입은 커민스에게 일어난 최고의 사건”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훨씬 더 좋은 엔진을 만들게 됐다. 이는 맨해튼 계획 (Manhattan Project) *역주: 2차 세계대전 당시 미 육군의 원자탄 개발 계획 에 비견될만한 일이다.” 커민스는 또 미국의 탄소배출 절감용 부품 시장의 약 41%를 점유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거대 수입원이다. 회사 최고기술책임자 (chief technology officer, CTO) 존 월 John Wall은 “오염규제가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이야기를 뉴스에서 들었을것”이라며 “그러나 우리에겐 정확히 그 반대”라고 말했다. 지난해 커민스는 부품 사업에서 51억 달러를 벌었다. 총 매출의 4분의 1을 약간 넘는 수준이다.

회사는 차세대 배출 기준을 위해 앞으로도 EPA와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포춘과 인터뷰를 갖기 하루 전날, 윌은 EPA 관계자와 만남을 가졌다. 그는 “그들에게 현재 개발 중인 기술을 보여주면서 시장 출시까지 얼마나 걸릴지 설명했다”고 말했다. 월은 EPA가 실제로 규정을 만들 경우, 업계의 니즈를 반영해 주길 희망하고 있다. 커민스는 EPA와의 공조 덕분에 배출 규제의 모범 사례가 되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청정대기법을 발표했을 때에도 솔소와 그의 후계자인 현 CEO 톰 라인버거 Tom Linebarger는 그의 곁을 지켰다.

지난 15년간 회사의 주요 전략-해외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청정 엔진 투자와 중요한 방식으로 맞물렸다. 솔소의 지휘 하에 커민스는 수십 개의 새로운 해외 합작투자를 시작했고, 동아시아와 중남미에서 투자를 강화했다. 그 결과 2005년까지 중국과 인도에서만 총 매출 19억 달러를 달성했다. 회사 총 매출 가운데 거의 23%에 달하는 수치다. 현재 전 직원 5만 4,600명 가운데 63% 가량이 해외에서 근무하고 있다. 10년 전 약 50%에서 크게 상승한 비율이다.

개도국들이 자국의 청정대기 기준을 개선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내 선두 기업인 커민스는 앞으로 많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회사는 다양한 제품라인과 시장을 앞세워 업계의 순환주기 고리를 끊고 이미 엄청난 성장을 이뤄냈다.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침체기에는 커민스 역시 어려운 시기를 보냈고 수익성도 좋지 않았지만 여러 개도국에 진출한 덕분에 상대적으로 별 탈없이 대침체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해외시장의 확대로 인한 혜택은 커민스의 최근 분기 이익 결산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회사는 중국과 브라질 시장의 트럭 엔진 매출이 급감할 것이라 예상하고있다. 그러나 미국의 수요가 이 감소분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때문에 투자자들도 개도국의 매출 감소를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 지난 5년간 회사 주식은 105%나 상승했고(S&P 500은 95% 올랐다), 애널리스트들의 사랑도 여전히 받고 있다.

해외시장에 진출한 미국기업이 커민스만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한 여러 대기업들과 달리, 커민스는 언제나 소유권을 50대 50으로 나눴고 지역 인재 배치에도 신경을 썼다. 회사는 소유권 분배 덕분에 중국 같은 까다로운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었다. 자신만의 방식을 밀어붙였다면 이런 국가에 진출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결과 지역 환경을 더 빨리 간파할 수 있었다. 중국에선 지역적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해 시장 진출에 실패한 미국 기업이 많다. 예컨대 2013년 라이벌기업 캐터필러는 시웨이 Siwei라는 중국 광산장비업체를 인수해 무려 5억 8,000만 달러의 손해를 입었다. 이 회사는 시웨이가 ’부정회계‘로 가치를 부풀렸다는 사실을 인수 몇 개월 후에나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커민스는 전 세계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일반 종업원 뿐만 아니라 경영진 육성 차원에서 지역 인재 발굴에 힘을 쏟았다. 회사의 18개월 과정 프로그램인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에선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출신 15명의 전도유망한 인재를 훈련시켜 출신국이나 커민스가 진출한 여타 국가에서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있다. 프리랜드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회사의 지역 역량 강화에 대한 신념의 일환”이라며 “단순히 경제적 가치를 얻기 위해 진출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역인재 개발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커민스의 해외 제품개발 방식 때문이다. 회사는 미국 제품을 먼저 만들고 지역 니즈에 맞게 약간 변경하는 방법-업계 용어로는 디-콘텐팅 de-contenting이라고 한다-이 아니라, 백지상태로 그 지역에 맞게 엔진과 기타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 방식은 초기 비용이 더 많이 들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성이 더 높다. 이를 통해 개발된 아이디어와 제품으로 새로운 수출시장을 개척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커민스의 ISF 2.8리터 엔진은 중국의 상업 트럭시장-미국과 유럽 트럭에 비해 엔진 크기가 작고 파워도 약하다-을 겨냥해 만들었다. 그러나 ISF가 미국 픽업트럭에 최적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지난해 닛산 Nissan은 시카고 오토쇼 Chicago Auto Show에서 커민스의 ISF 2.8을 탑재한 프런티어 Frontier 픽업트럭의 콘셉트 버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커민스는 진출한 국가의 지역사회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시민의식과 기업의 향후 전략이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다.

커민스의 프로그램 중에는 인도 여성들을 위한 엔지니어링 대학도 있는데, 현재까지 약 1,800명의 학생이 이 과정에 등록했다. 커민스는 인도 정부가 여성 근로자 비율 50% 달성이란 목표를 이루는 데 이 대학이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어윈 밀러가 수십 년 전 인디애나에서 보여준 선례를 따른 것이다.

월은 “전 세계 어디에 진출하더라도 이 모델을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디젤 프로그레스의 브레조닉도 커민스의 해외 투자에선 약간 콜럼버스의 모습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대안이 없을 땐 지역에 있는 지사들이 인디애나 본사를 벤치마킹하는 게 정답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직원들은 인도 푸네와 중국 샹양 Xiangyang, 그리고 브라질 상파울로 Sao Paulo출신들로 채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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