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에 따른 주가 민감도가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코스닥시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4분기 실적시즌이 본격 개막한 가운데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에 투자한다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보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에 투자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을 때 주가가 하락하는 폭도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위험 역시 컸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개별 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주가가 요동치는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증권사 보고서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투자종목을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5일 서울경제신문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올 2·4분기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와 실제 실적과의 괴리율이 컸던 기업들의 주가 등락률을 조사한 결과 코스닥 상장사들의 주가가 유가증권 상장사들에 비해 더 크게 움직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2·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보다 10% 이상 높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위 10개 종목을 비교해보니 실적발표 이후 10거래일간 코스닥 상장사들의 주가는 평균 2.62% 올랐지만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주가는 오히려 4.47% 떨어졌다. 상승 종목 수에서도 같은 기간 코스닥은 상위 10개 중 절반에 달하는 5개 기업의 주가가 올랐지만 코스피 상장사들 중 주가가 오른 기업은 10곳 중 2곳에 불과했다.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는 실적을 기록할 경우 코스피보다는 코스닥 종목이 수익을 낼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다.
2·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보다 10% 이상 낮은 '어닝 쇼크'를 기록한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실적발표 이후 10거래일간 어닝쇼크를 기록한 코스닥 기업의 주가는 평균 13.30% 하락해 코스피 상장사(-12.39%)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하락 종목 수도 코스피 상장사는 10개 중 8개사의 주가가 떨어졌고 코스닥 상장사는 10곳 모두 하락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은 '어닝 쇼크'의 원인이 대부분 부실자산의 손실처리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되는 경우가 많고 다각화된 사업구조를 통해 단기간 내에 실적을 만회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코스닥 기업들은 한 번 손실이 크게 나면 회복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코스닥 기업의 주가가 코스피에 비해 실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어닝 시즌을 맞아 눈에 띄는 실적개선이 점쳐지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투자 전략을 추천했다. 송흥익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실적 시즌으로 진입하는 만큼 단지 현재 주가가 기업가치보다 낮다는 이유만으로는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실적이 증가하는 업종 중심의 투자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 종목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SK(1,467%), GS(729%), 한미약품(545%), 대한제강(506%), 코오롱인더스트리(426%) 등이 꼽혔다. 코스닥에서는 카카오(3,230%), AP시스템(2,904%), 제닉(600%), 티엘아이(488%), OCI머티리얼즈(332%) 등의 순서로 실적 개선세가 뚜렷할 것으로 점쳐졌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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