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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돋보기] '연말정산 대란' 기재부 세제실 '레드팀' 떴다는데…

핵심 인력 팀 나눠 정책 찬반 논쟁… 실험 성공할까

국장·총괄과장 등 회의체 결성

이달말 국회 조세소위 앞두고 내년 세법개정안 정부 논리 점검

'업무용 車과세' 등 관철여부 관심

올해 초 '13월의 울화통'으로 불리는 연말정산 대란으로 홍역을 치른 기획재정부 세제실이 외양간을 단단히 고치고 있다고 합니다. 얼마 전 대대적인 조직개편도 단행하고 이번에는 세제실 내 핵심인력들이 자체적으로 찬성·반대로 팀을 나눠 특정 세제정책에 대한 논쟁도 벌이고 있습니다. 이른바 '레드팀(Red Team)' 제도인데요. 문창용 세제실장이 주관하고 세제실 국장 4명, 조세정책과장·조세분석과장 등 총괄과장들이 '조세정책심의회'라는 회의체를 결성해 일부는 사안에 대해 반대 논리를 펴고 나머지는 찬성하는 방식입니다. 사안의 찬반 양면을 두루 고려해볼 수 있어 시야도 넓어지고 정부 주장의 논리도 튼튼해지는 효과를 노린 것입니다. 지난 6일 세제실 조직개편 이후 전용 회의실 앞에서 현판식도 하고 공식·비공식 총 두 번의 회의를 가졌습니다.

레드팀은 본래 군대에서 적의 입장(레드팀)에서 아군을 공격하게 하고 여기서 드러난 취약점을 개선하는 데서 유래했습니다. 해외에서는 공공기관·사기업·언론사 가릴 것 없이 보편화된 제도입니다. 기재부 내에서는 예산실이 이미 시행하고 있고 세제실이 이를 벤치마킹했습니다.

요즘 세제실 레드팀의 회의 목적은 이달 말에 있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입니다. 여기서는 정부가 내놓은 내년도 세법개정안과 이견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데요. 세제실 고위관계자는 "반대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이를 대비할 수 있어 정부의 논리가 공고해지는 느낌을 받는다"며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세제실은 연말정산 대란도 결국 세법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만 생각해 사달이 난 것이라며 앞으로도 레드팀을 활용해 정책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합니다.



직제개편에 레드팀까지. 세제실의 실험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그 첫 번째 시험대는 오는 10월 말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 조세소위입니다. 핵심은 '업무용 자동차 과세'와 번번이 정부 측 안이 법제화되지 않은 '종교인 과세'입니다. 정부 논리가 얼마나 힘을 발휘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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