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지난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에비뉴엘 까르띠에 매장 앞. 스무 명 가량의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한 차례 쇼핑을 끝낸 후 가이드 안내에 따라 출입구 한 쪽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양손은 화장품, 가방 등이 담긴 쇼핑백들로 제법 묵직해 보였다. 에비뉴엘동 엘리베이터 앞 역시 7, 8층 롯데면세점으로 올라가는 전용 엘리베이터 탑승을 기다리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제법 붐볐다. 가족과 함께 한국 여행에 나섰다는 메이링(32)씨는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도 한 차례 다녀왔는데 규모가 배 이상 인 것 같다"고 놀라워했다.
비슷한 시간 롯데월드몰 4층 키즈존. 유모차를 끌고 아이와 한가로운 오후 시간을 보내는 엄마들이 몇몇 눈에 띄었다. 박주미(36)씨는 "널찍한 휴게 공간이 있어 아이를 데리고 나온다"며 "꼭 쇼핑 목적이 아니더라도 주말이면 가족들과 나들이 차원에서 종종 들른다"고 했다.
롯데월드몰이 첫 돌을 맞았다. 개장 1년만에 유커의 강남 쇼핑 시대를 열었음은 물론 레저와 쇼핑을 한자리에서 즐기는 '레저핑' 문화 확산에도 일조하는 등 국내 유통환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차대란, 안전 문제 등이 도마 위에 오르며 5개월의 영업정지도 겪었지만 지난 1년 간 매출 1조1,500억원을 달성하며 순조롭게 안착했다는 자평이다. 내년 말 롯데월드타워 완공을 기점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다는 포부다.
15일 롯데물산에 따르면 국내 최대 규모 복합 쇼핑몰인 롯데월드몰을 지난 1년 간 방문한 사람은 총 2,820만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을 넘어서는 수치다. 회사 관계자는 "백화점, 쇼핑몰 등의 영업시간을 12시간으로 환산하면 1초당 2명 이상이 롯데월드몰을 찾은 셈"이라고 밝혔다.
그 중 외국인만 200만명이 다녀갔고, 80% 가량(160만명)은 중국인 관광객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시내면세점인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집객 효과를 발생시켰기 때문이다. 롯데물산 측은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 (610만명)를 감안하면 유커 4명 중 1명이 방문한 셈"이라며 "명동과 홍대 등 강북 특정 상권에만 머무르던 유커의 쇼핑지가 롯데월드몰 오픈을 기점으로 강남지역으로까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월드몰이 방문객을 끌어모을 수 있었던 데에는 레저핑을 필두로 한 매장 구성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롯데월드몰은 쇼핑과 영화관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모은 일반적일 몰 개념을 넘어 420여개 브랜드와 면세점, 대형 수족관 등을 갖춘 '3세대 쇼핑몰'로 평가받는다. '서울3080'과 '29스트리트' 등 인기 맛집과 아시아 최대 규모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초대형 시네마 스크린 등 다채로운 볼거리와 먹거리 등이 국내 최대 복합 쇼핑몰로서의 입지를 굳히는데 도움을 줬다는 평이다. 하지만 '10분에 800원, 아무리 구매액이 많더라도 할인이 되지 않는' 주차요금 제도는 여전히 롯데월드몰 영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입점상인 870여명이 "주차요금이 너무 비싸 영업 정상화가 어려우니 낮춰달라"며 서울시에 탄원까지 냈을 정도다.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는 "내년 123층 555m의 롯데월드타워까지 완공되면 연간 250만 명의 해외관광객 유치와 약 3,000억의 관광수입, 9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며 "서울의 랜드마크인 여의도 63빌딩과 남산의 서울N타워를 능가할 세계적 관광지로 부상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