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요타의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가 최근 택시용으로 판매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바겐의 디젤 차량 배기가스 조작 사태 여파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하이브리드 택시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한국토요타에 따르면 프리우스 택시 판매량은 지난달 누적 40대를 돌파했다. 프리우스 택시는 올 들어 월 1~2대씩 판매됐지만 지난달에는 8대가 출고됐다. 이달 들어서도 주문량이 밀려드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프리우스 택시 판매가 늘면서 실제로 차를 운행 중인 택시 운전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프리우스 택시 가격은 2,600만원 전후로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인 현대자동차의 'LF 쏘나타 택시(1,635만~2,210만원)'에 비해 최대 1,000만원 가까이 비싸다. 하지만 전기모터와 내연 기관을 번갈아 쓰는 하이브리드 특성상 복합연비가 ℓ당 21㎞로 LF 쏘나타 택시(복합 ℓ당 9.6㎞) 보다 2배 이상 우수하다. 또 교통 체증이 많은 도심에서 저속 주행 때 전기모터만 사용해 도심연비(ℓ당 21.7㎞)는 더 잘 나온다. 이러다 보니 높은 차 값에도 유지비가 덜 들어 개인택시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일산에서 프리우스 택시를 운영하는 한 기사는 "실연비가 ℓ당 23㎞로 5만㎞ 기준 유류비를 390만원 정도 썼는데 과거에 몰던 국산 중형 LPG 택시 유류비의 절반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올해부터 하이브리드차 구매시 보조금 100만원을 지급하는데다 한국토요타가 150만원 상당의 택시 패키지 쿠폰을 통해 2년·6만㎞ 동안 하이브리드 관련 부품을 무상 점검, 소모성 부품을 무상 교환해주는 등 판촉을 강화한 것도 판매 증가에 한몫했다. 한국토요타는 최근 버스 광고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도 나서고 있다.
프리우스 택시 모델은 고연비와 내구성으로 현재 미국·일본·싱가포르·크로아티아·오스트리아 등 전세계 주요국에서 운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9월부터 택시 연료 다변화를 위해 디젤 택시를 도입해 유류비를 지원하고 있는데 폭스바겐 디젤 배기가스 사태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상황"이라며 "하이브리드 택시 유류비 지원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대차가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을 내놓을 경우 택시·렌트카 등 법인차 시장에서 친환경차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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