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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해외로 눈돌리는 개미들

美 금리인상 우려 등 불확실성 조금씩 걷혀

해외주식 보관잔량 6조로 10월초보다 6,697억 쑥

펀드 등 간접투자도 증가… 한달새 2,300여억 유입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해외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한동안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등 글로벌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이 줄었지만 최근 불확실성이 일부 제거되는 모습을 보이자 다시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예탁원에 보관 중인 해외주식 보관 잔량은 지난 15일 현재 6조1,829억원으로 이달 초 5조5,132억원보다 6,697억원(12.1%) 늘어났다. 해외주식 보관 잔량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Grexit) 우려가 불거진 7월 전달 대비 1,000억원 가까이 줄어들었다가 다시 서서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달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면서 한 달 사이 7,600억원 이상 줄었다. 국내 개인투자자는 해외주식을 직접 매수하면 예탁원에 주식을 보관해야 하는데 매수할 경우 잔량이 늘어나고 매도를 할 경우 잔량에서 빠져나가게 된다. 결국 예탁원 보관 잔량의 증감은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직접 투자 규모의 변동을 의미하는 셈이다.

펀드 등을 통한 해외 간접 투자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해외 투자 펀드에는 총 2,308억원이 유입됐으며 해외 주식에 쉽게 투자할 수 있는 간접 상품인 상장지수펀드(ETF)에도 831억원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조1,156억원이 빠져나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개별 국가 중에서는 올해 급락을 경험했던 중국이 개인의 해외 투자를 이끌어나가는 모습이다. 제로인에 따르면 중국 펀드는 이달 들어 575억원이 몰려 이미 지난달 자금 유입 규모(578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직접 투자도 급증했다. 이달 초 홍콩 주식에 대한 투자금액은 이달 초 2조598억원이었지만 최근에는 2조1,487억원으로 1,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실제로 최근 1주일 사이 해외주식 잔량 증가율 상위 20개 글로벌 기업 가운데 홍콩의 워프홀딩스 등 중국과 홍콩 기업이 8개를 차지할 정도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장은 "중국은 아직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은 부족한 상황이지만 저점 매수와 추가 정책 발표에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며 "이달 말 열리는 5중전회 등 악재가 거의 다 반영된 상태에서 경기 회복 기대감 등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로 다시 눈을 돌리는 것은 그동안 시장을 지배하며 각국 증시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던 불확실성이 지난달 말부터 조금씩 걷히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는 전승절과 국경절을 지나면서 소비심리가 다소 개선되고 있으며 미국의 금리 인상도 제조업 경기 둔화에 밀려 내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아울러 미국을 제외한 유럽·일본 등의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국의 양적 완화 움직임도 주요2개국(G2)의 불확실성 개선과 맞물려 앞으로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된 것도 힘을 보탰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가장 큰 이유는 7~9월을 거치면서 글로벌 증시 대부분이 약세를 보여 저가 매수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며 "여기에 미국 금리 인상 연기, 중국의 소비 심리 개선 등이 더해지면서 개인들의 투자자금이 해외로 이동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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