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영등포에 위치한 KB국민은행 건물 1층. 건물 측면을 유심히 살펴보면 '한눈에 맞춤대출정보'라고 적힌 조그만 빨간색의 간판이 있다. 금융감독원을 중심으로 9개 은행과 저축은행, 각종 협회들이 출자해 출범 10년을 맞이한 한국이지론 본사의 입구를 알리는 간판이다.
지난 8월 취임한 조용흥(사진) 한국이지론 신임 대표는 이 간판에 마음이 쓰였다. 15일 본사에서 만난 조 대표는 "모든 금융사의 대출 정보를 비교 분석해 서민들이 가장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훌륭한 기능에도 한국이지론을 전혀 모르거나 일반 대부업체라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어 아쉬웠다"며 "본사의 간판도 잘 보이지 않는 곳에, 그것도 한국이지론이 아니라 서비스 이름인 '한눈에 맞춤대출정보'가 더 크게 적혀 있어 취임 직후 간판부터 바꿔 달자고 했다"고 말했다. 한국이지론은 멀리서도 간판이 보일 수 있도록 건물 3층에 새 간판을 달 준비를 하고 있다. 홈페이지 이름 역시 한국이지론을 떠올리기 쉽지 않은 기존 'www.haneye.co.kr'에서 'www.koreasesyloan.com'으로 바꿨다. 조대표는 "한국이지론이라는 브랜드에 집중해 홍보해야만 대출이 필요한 더 많은 서민에게 제대로 된 공적 중개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지난 12일부터는 모바일 서비스도 시작했다. 모바일로 고객이 개인 정보 등을 입력하면 가장 적합한 대출을 찾아준다. 일주일 동안의 시범운영 기간 홍보 한번 하지 않았지만 하루 방문자가 400명에 육박하고 대출 신청도 50건에 이르는 등 반응이 오고 있다.
두 달 만에 적지 않은 변화를 일으킨 조 대표는 35년간 은행에서 근무한 내공 있는 뱅커다. 우리은행 뉴욕지점장과 우리아메리카은행장을 역임했다. 조 대표는 "은행을 나오고 나서 돌이켜보니 사회로부터 참 많은 것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국이지론을 통해 내가 받은 것을 조금이라도 환원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은행에 근무할 때보다 이 자리에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앞으로 구상하는 것은 단순한 대출 중개가 아닌 서민들을 위한 금융 상담 서비스다. 조 대표는 "대출 중개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효율적인 재무 관리를 통해 서민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것"이라며 "직원들을 대상으로 신용상담사 자격증 교육을 실시하는 등 전문 상담 인력으로 길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박윤선기자 sepy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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