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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파산’ 남은 것은 깡통뿐…/400선 붕괴 의미와 파장

◎시가총액 76조… 개인자산 26조 줄어든 셈/깡통계좌도 증가세 지속 1만4,196개 달해/사회문제 비화 소비위축·경기악화 불보듯주가지수가 지난 87년 6월이후 10년5개월만에 3백포인트대로 주저앉았다. 주가지수 4백포인트 붕괴는 곧바로 「주식투자자들의 파산」을 의미한다. 특히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투자자는 대부분 투자원금을 전혀 못건지는 「깡통계좌」만 떠안게 된 상황이다. 이들 깡통계좌의 경우 최근 거래없이 연일 하한가행진을 지속하는 종목도 적지않아 이들의 경우 마이너스분을 메워넣어야 할 지경에 놓여있다. 이처럼 지수 4백포인트 붕괴와 함께 주식시장은 사실상 마비상태에 놓였으며 이로인해 주식투자로 거액을 잃은 투자자들의 경우 개인파산은 물론 가정불화 등의 사회문제도 우려되는 실정이다. 또 주가폭락에 따른 소비위축이 경기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달 28일 현재 주식시장에서 신용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종목은 총 8백69개이며 이중 98.4%인 8백55개 종목의 주가가 평균 신용매입단가보다 하락했다. 이들 8백55개 종목은 주가가 매입단가보다 평균 43.8% 하락했으나 주가가 매입단가보다 상승한 14개종목은 평균 11%가 오르는 데 그쳤다. 신용평균 매입단가는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매입한 평균가격을 말하는 것으로 대부분 종목의 주가가 이 가격보다 하락했다는 것은 신용투자자들이 거의 대부분 신용투자로 손실을 입었음을 의미한다. 증권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29일 현재 담보부족계좌수는 4만1천8백84개에 달하며 담보비율이 1백%를 밑도는 깡통계좌수도 1만4천1백96개로 늘어났다. 최근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주가급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이같은 담보부족계좌나 깡통계좌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규모 추이를 보면 주식투자자들의 손실규모가 얼마나 큰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자금지원 발표 이후 시가총액은 하루 2조6천억원씩 줄어들고 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9일 현재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76조7천41억원으로 IMF 자금지원 발표일인 21일 94조9천2백90억원에 비해 18조2천2백50억원이 줄었다. 시가총액은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었던 지난 94년11월18일(종합주가지수 1천1백38.75포인트) 1백63조9천1백11억원에 달하기도 했으나 주식시장의 장기침체로 3년만에 87조2천70억원이 빠져나갔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보유비중이 30%를 웃돌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약 26조원의 자산을 줄어든 셈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최근 주식시장의 주가가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졌음에도 회복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 것이 보다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지원조건 타결로 외환위기감이 상당히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무색할 정도다. 증권 전문가들은 IMF지원이후 부실 금융기관에 대한 파산조치 우려감과 한계기업의 대규모 부도 공포감이 심화되고 있어 현재 진행중인 주가 폭락사태가 조기에 수습될 가능성이 적다고 우려하고 있다. IMF의 지원조건에 따라 긴축재정으로 통화환수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한계기업의 자금경색 우려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로인해 이같은 증시침체가 앞으로 몇년 더 지속될지 알 수 없다는 비관론도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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