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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혁신통한 농수산물가 인하 시급(국내경제)
입력1997-08-04 00:00:00
수정
1997.08.04 00:00:00
◎물가왜곡 수정최근 정부는 농산물과 공공요금에 나타나고 있는 물가왜곡 현상을 수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서 농산물가격은 높고 공공요금은 낮은데 기인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참깨의 도매가격은 중국의 약 10배에 이르고 있으며 오렌지 가격은 미국의 4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수돗물 가격은 영국의 2분의 1, 일본의 5분의 1 수준이며, 경유가격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의 절반을 다소 상회하는 수준이다.
농산물가격의 경우 기본적으로 농가소득의 보호 차원에서 실시된 경쟁제한적 규제가 높은 물가의 원인이다. 유통구조의 불합리성에 의한 큰 폭의 유통마진도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공공요금의 경우 물가안정과 비용절감의 차원에서 실시된 물가 통제는 80년대에 특히 심하게 나타나 83∼87년 기간 중 공공요금 물가상승률은 2.0∼3.8%의 매우 안정된 수준을 지속했다.
그러나 물가왜곡 현상은 90년대 들어 국가 선진화의 장애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높은 농산물 가격은 대외시장 개방을 어렵게 하고 있으며, 생계비를 압박하여 고임금의 원인이 되고 있다. 낮은 공공요금은 에너지, 전기, 수돗물 등 공공재에 대한 과소비를 초래하여 외화낭비와 국가 경제의 효율성 저하를 야기하고 있다. 또한 낮은 공공요금은 공기업의 경영악화를 초래하고 누적된 요금상승요인으로 만성적인 물가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물가왜곡 구조는 선진화 과정에서 근본적으로 수정되어야 할 문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공공요금과 농산물은 고소득층보다는 저소득층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항목임에 유의해야 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도시근로자 가계조사를 바탕으로 소득계층별 소비자물가지수를 산출하여 보았다. 곡류는 저소득층에서 4.0%의 가중치를 가지고 있는 반면 고소득층에서는 2.8%에 지나지 않았다. 유란은 1.5%대 1.0%, 그리고 채소·해초류는 3.2%대 2.4%로 저소득층에서 그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공공요금의 경우에도 연료의 경우는 2.6%대 1.9%, 전기료는 1.6%대 1.2% 그리고 공공교통은 3.4%대 3.1%로 농산물의 경우와 비슷한 결과를 나타냈다.
결국 정부가 공공요금만 인상하고 농산물가격 인하에는 실패할 경우, 생계비 부담 뿐만 아니라 계층별 소득분배까지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정부는 최근 공공요금의 대폭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만약 농산물 가격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수도, 전기, 연료, 통신, 공공교통 부문에서 30%의 물가상승이 발생할 경우 저소득층의 물가는 약 3.1%포인트, 고소득층에서는 약 2.5%포인트 물가 상승요인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저소득층의 물가가 상대적으로 약 0.6%포인트 더 상승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정부는 손쉬운 공공요금 인상보다는 농산물가격의 인하에 보다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유통구조의 혁신이 매우 시급하다. 중간 거래상들에 의해 행해지고 있는 불법 위탁거래 행위를 근절시키지 않고는 부당한 유통마진에 의한 고물가가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금리전망/회사채 수급여건 호전돼 하락 전환
지난 7월 15일 기아그룹 부도유예협약 대상 지정으로 월초 11.7%대에서 조정양상을 보이던 회사채 수익률은 급격한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진로, 대농 등의 경우처럼 이번에도 22일 12.16%를 정점으로 다시 안정을 회복하였다.
이는 금융기관들의 지급보증 기피와 신용도가 높은 우량 회사채에 대한 선별 매수로 회사채 발행 및 소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기업들의 자금조달여건은 급속히 악화되었다. 장기자금조달수단인 회사채의 발행 및 소화가 어려움을 겪는데다, 금융권의 대출 축소에 따라 자금 조달이 단기화되어, 단기자금조달수단인 기업어음(CP) 수익률은 한때 12.40%까지 상승하였다. 이에 따라 대기업 추가 부도설이 확산된 가운데 동남아 통화 위기 및 남북긴장 고조로 외환시장도 불안 양상을 나타내는등 시장여건이 급속히 악화되었다.
7월말 11.9%대에서 조정중인 회사채 수익률은 8월에 들어서도 당분간 12% 전후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기아사태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통화당국이 신축적으로 통화를 공급하는 가운데 한때 달러당 9백원선을 위협하였던 원화환율도 8백90원 초반대에서 안정세를 유지하여 급격한 통화 흡수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급보증의 어려움으로 8월 회사채 발행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최근 몇 개월간 지속된 투신권의 수신고 급증으로 회사채 수급여건은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회사채 수익률은 초순을 지나면서 다시 하락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대기업의 추가 부도 가능성은 여전히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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