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급 탁구선수들은 시속 110㎞, 즉 초속 30m의 탁구공을 받아칠 수 있다. 이는 일반인은 반응조차 어려운 속도다. 그런데 그 4배의 속도라면 어떨까. 극소수라도 받아낼 선수가 있을까. 이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DIY 역사 칼럼니스트 윌리엄 거스텔이 음속의 절반에 가까운 시속 480㎞(초속 135m)의 속도로 탁구공을 발사하는 장치를 개발했다.
탁구공 대포의 발사 원리는 ‘보일의 법칙’에 기반한다. 동일 온도에서 기체의 압력과 부피는 반비례한다는 법칙이다. 예컨대 좁은 공간의 공기에 큰 압력을 가한 뒤 총구나 포신 같은 넓은 공간으로 방출하면 공기의 압력이 낮아지면서 부피가 급격히 팽창, 총구에 있던 물체를 멀리 쏘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동일한 원리가 벤자민 디스커버리 공기총에도 적용된 바 있는데, 거스텔은 PVC 파이프로 이를 재현했다. 구체적으로 이 대포는 0.5m의 짧은 파이프에 공기를 저장·압축하고, 15달러짜리 스프링클러 밸브로 압축된 공기를 방출한다. 밸브의 위쪽 커버와 압축식 송 풍기가 연결돼 있다.
그렇게 자전거 펌프로 짧은 파이프에 공기를 주입해 압력을 높인 다음, 송풍기의 레버를 당기면 밸브가 열리면서 압축공기가 포신 역할을 하는 1.5m 길이의 PVC 파이프로 방출된다. 거스텔이 탄속 측정기로 확인한 탁구공의 속도는 시속 480㎞가 넘었다. 겁 없는 탁구 동호회원 한 명이 공을 받아보겠다고 도전장을 던졌는데, popsci.com/pingpongcannon에서 그 결과를 볼 수 있다.
popsci.com/pingpongcannon에서 자세한 부품과 설계도, 제작법을 확인할 수 있다.
112.5km/h
2003년 세계 스매싱 경진대회에서 뉴질랜드의 라크 브란트 선수가 수립한 탁구공 스매싱 속도 세계 기록.
WARNING: 탁구공이 얼마나 아프겠나 싶겠지만 대포 앞에 서 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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