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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업계·정통 전화번호부 민영화 방안 갈등
입력1996-11-15 00:00:00
수정
1996.11.15 00:00:00
정구형 기자
◎정부 “중기면 누구나 입찰 가능” 방침에/업계 “시장잠식 피해 배려” 낙찰 보장 요구정부투자기관및 출자기관의 민영화 계획이 가시화된 가운데 전화번호부(주)의 민영화 방안을 놓고 인쇄업계와 정보통신부가 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66년 설립된 전화번호부는 인쇄제본및 광고판매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자본금 2백억원에 지난해 매출액만도 7백23억원에 이르고 있어 민영화 대상으로 선정됐을 당시부터 관련업계의 지대한 관심을 모아왔다.
최근 재정경제원이 발표한 전화번호부의 민영화 방안은 내년 상반기중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매각을 추진하되 유찰시에는 매각대상을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이같은 재경원의 방침중 중소기업을 어떤 업종의 중소기업으로 할 것이냐는 실무적 차원에서 문제가 돌출되고 있다.
인쇄연합회, 인쇄문화협회, 서울인쇄조합등 인쇄업계는 그동안 재경원, 통상산업부, 정보통신부등 관련부처에 여러차례 진정서를 제출, 전화번호부는 인쇄업계가 인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인쇄업계는 전화번호부의 주요 사업이 전화번호책자 인쇄며, 그동안 전화번호부로 인해 물량잠식 피해를 입어온 만큼 보상적 차원에서라도 인쇄업계에 메리트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쇄업계는 그러나 전화번호부를 중소기업이면 누구라도 참여시킬 방침이라는 정통부의 방침에 걸려 좌초위기를 맞고 있다.
정통부가 입찰대상을 광의의 중소기업으로 넓힌 것은 공기업 민영화 목적이 중소기업 지원보다 경쟁력 제고에 있다는 자의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 전화번호부 사업은 인쇄 중심에서 벗어나 통신정보를 CD―롬 형태의 제작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가공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통부는 당초 30대 기업집단에 속하지 않은 기업이라면 대기업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방침을 정했다가 재경원의 중소기업 우선매각 방침이 나오자 뒤늦게 중소기업이라도 업종에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정통부는 특히 인쇄업계가 전화번호부 사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인쇄업체는 물론 전자출판, 기획, 광고등의 업체들을 망라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겠다는 계획까지 전달받고도 신통찮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때문에 인쇄업계 일부에서는 정통부가 정보통신 관련업체 챙기기에 본격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인쇄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인쇄업계는 단순 인쇄뿐만 아니라 기획 출판, CD출판, 전자출판등으로 업무 영역을 확대하고 있어 전화사업부의 효율적 운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물량부족과 인력난, 무역수지 적자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쇄업계의 활로모색을 위해서라도 전화번호부는 인쇄업계가 인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정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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