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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뿌린 궂은 날씨에도 서경금융전략포럼이 열린 서울 플라자호텔에는 금융계 유력인사들의 발길이 이른 아침부터 이어졌다. 금융계 최고경영자(CEO)와 주요 임원, 정ㆍ관ㆍ학계 관계자들이 400여개의 자리를 빼곡히 채웠다. 서경금융전략포럼이 금융산업 관계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정보 공유의 장'으로 성장한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지향하는 '창조금융'의 밑그림을 제시하는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기조연설에서는 글자 하나라도 놓칠세라 강연 내용을 옮기는 금융계 CEO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특별강연에 나선 조윤성 여성가족부 장관은 강연에 앞서 지난해 10월 개최됐던 제3회 서경금융전략포럼과 박근혜 대통령의 인연을 떠올렸다. 조 장관은 우선 "많은 분들이 대변인으로 알았는데 하는 역할은 (박 대통령의) 경호원이라고 한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는 "당시 기조연설을 맡았던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수행원으로 서경금융전략포럼을 찾았다"며 "불과 5개월 만에 이제는 강연자로서 이 자리에 서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미래 창조경제의 주역, 여성'이라는 조 장관의 강연 주제에 걸맞게 포럼에는 유난히 여성 임원들의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다. '여성최초 보험 CEO'라는 타이틀을 가진 손병옥 푸르덴셜생명보험 사장부터 한국씨티은행의 '여성 트로이카'인 김명옥ㆍ유명순ㆍ김정원 부행장, 기업은행의 권선주 부행장 등 국내 금융계 주요 여성 임원들이 총출동했다. 최근 수협은행 최초의 여성 부행장 자리에 오른 강신숙 부행장은 "금융계에 여성인력에 대한 유리천장이 두텁다는 조 장관의 연설 내용에 크게 공감한다"고 말했다.
○…축사에 나선 김정훈 국회 정무위원장이 "툭하면 감사원 감사가 진행되는 등 금융사들이 당국의 과도한 규제와 감사로 위축되면서 금융이 맥을 못 추고 있다"고 하자 장내에서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여기저기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은 "당국이 새겨들어야 한다. 포럼을 통해 금융회사를 바라보는 정부 시선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공감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신제윤 위원장은 직접 30장이 넘는 분량의 강연 자료를 준비해올 정도로 의욕이 넘쳤다. 특히 한동우 회장과 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은 신 위원장의 강연 내용을 수첩에 빼곡히 써내려갔다. 리차드 힐 스탠다드차타은행장은 통역자에게 강연 내용은 물론 한글로 표기된 그림과 도표에 대한 설명까지 요구할 정도로 꼼꼼하게 강연 내용에 귀를 기울였다. 포럼 후 서울경제신문에는 신 위원장과 조 장관의 강연자료를 구할 수 없는지에 대한 문의가 빗발쳤다. 한동우 회장은 신 위원장의 '아시아 1등 브랜드'에 공감을 표했다. 그는 "금융산업의 지역적ㆍ공간적 한계를 벗어나 아시아 시장에서 최고가 되라는 신 위원장의 말에 많은 자극을 받았다"며 "올해 해외 진출 사업에 조금 더 속도를 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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