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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정상선언.. 아시아경제회복 구체 공조책 도출 효과
입력1998-11-18 00:00:00
수정
1998.11.18 00:00:00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선언문은 아시아금융위기 극복방안을 비롯해 5가지 주제에 대해 모두 35개항의 합의사항을 담고 있다.강봉균(康奉均)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번 정상회의 결과에 대해 『과거 어느 정상회의때보다 구체성 있는 대책이 마련된 회의』라고 평가했다.
이번 선언의 핵심은 아시아지역의 신속한 경기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한 것과 위기재발을 막기위한 사전예방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또 금융·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지원방안과 자본이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방안들도 구체적으로 제기됐다.
그러나 단순 협의기구인 APEC의 특성상 선언문에 명시된 대책이 반드시 실천된다는 보장은 없으며, 문안마다 「각국의 사정을 감안하여」란 표현이 들어있어 구속력이 없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9개 분야 2009개 품목에 대한 조기무역자유화(EVSL) 합의에 실패, 세계무역기구(WTO)로 넘긴 것이 단적인 예다.
이를 감안, 각국 정상들은 각료회의 논의사항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시한까지 못밖았다. 따라서 이번 정상선언은 APEC 회원국들의 「협조적인 경제성장」을 위한 새로운 출발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각료회의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느냐에 따라 내년으로 10주년을 맞는 APEC의 장래를 좌우하게될 것으로 보인다.
정상선언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세계경기의 동시부양」이다. 선언문은 『우리에게 당면한 주요과제는 아시아 지역의 신속하며 강력한 경기회복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각국이 내수확대를 비롯한 성장지향적인 거시경제정책을 추진하는등 「각국의 동시 경기부양에 의한 세계경기부양」을 추구해 나가기로 결의했다. 구체적으로는 こ주요선진국가(미국·일본·중국 등을 지칭)들은 강력한 국내 수요촉진으로 성장에 필요한 경제여건을 조성하고 こ(한국·태국·인도네시아 등) 직접 금융위기를 강한 국가들은 성장지향적인 거시경제정책 범위내에서 구조조정을 가속화하며 こ(말레이시아, 호주, 뉴질랜드 등) 중간적 입장에 있으면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국가의 경우 투자자 신뢰회복을 위한 금융구조조정작업과 함께 적절한 경기부양정책 추진노력이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선언문은 또 『장래의 금융불안 예방과 실제 위기발생시 효과적인 대처를 위해 국제금융체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새로운 IMF지원장치 마련을 환영한다』고 했다. 이 새로운 장치란 900억달러 규모의 신규지원자금과 헷지펀드 등 단기투기성자금에 대한 정보 및 감독강화장치를 의미한다.
선언문은 「특별작업반」을 만들어 국제자본이동과 관련된 민간부분 금융기관의 투명성 및 공개기준에 대한 제반 사항과 건전성 규제강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토록 지시했다. 이와 함꼐 민간부문과의 질서있는 부채조정작업을 포함한 위기관리에 관한 국제적 실무그룹을 즉각 만들도록 권고했다.
금융·기업 구조조정 및 자본유입을 위한 방안을 적시하고 이를 권장토록 한 대목도 주목된다. 선언문은 こ다자간 개발은행의 지급보증 및 여타 혁신적인 장치마련 등 구조조정 가속화를 위한 추가재원의 확보 こ수출신용과 보험기구 등 양자기관 및 다자개발은행간의 협력을 통한 자본 및 무역금융 활용기회 확대 こ역내 금융위기국가에 있어서 기업 및 금융기관의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한 충분한 규모의 민간부문 자본 및 투자동원노력 지원 こ민간 채무자의 채무재조정 과정에서 민간금융기관들의 건설적인 참여를 제한하는 규제 및 법적 장애요인 제거 등을 구체적으로 명기했다. 특히 미국과 일본이 금융기관 차입 지급보증용으로 100억달러의 재원을 마련키로 한 것은 가시적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무디스, S&P 등 국제신용평가기구의 「무원칙한」 평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점도 주목된다. 선언문은 『국제신용평가기구의 최근 작업결과에 대한 우려의 측면을 감안, 우리는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자본이동 증대에 기여하기 위해 동 기구들의 관행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질 것을 촉구한다』고 적고 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비롯해 한국대표단이 이번 회의의 가장 큰 성과로 꼽는 것은 아시아 금융·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이 선언문에 반영시킨 점이다. 당면 금융·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선 무역·투자자유화나 경제·기술협력등 전통적인 APEC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금융위기 국가의 강력한 자구노력(4항) ▲경제대국의 적극적인 협력(5-8항) ▲그리고 투기성 단기자본의 공격에 대한 응급복구와 예방(12, 25-27항) 등 실효성있는 아시아경제회복 3대 방안을 주장, 대부분 합의문에 담는데 성공했다고 대표단은 설명했다.
한국은 이밖에도 내년 6월 투자박람회 서울 개최, 지식기반산업과 관광산업의 활성화, 중소기업 활성화, 미래정보화시대 대비 노력 등이 선언문에 포함되도록 주도적 역할을 했다.
아울러 정상선언문에서 기업 및 금융부문의 강화와 구조조정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는 국가들로 한국을 적시토록 함으로써 우리의 대외신인도가 제고되는 또하나의 계기를 마련했다. 【콸라룸푸르=김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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