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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사진
낭만의 계절인 가을이 유독 괴로운 이들이 있다. 천식환자들에게 가을은 여느 때보다 긴장해야 할 시기다.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크고 건조해 천식 증상이 가장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천식환자의 경우 가을철 증상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치료약물을 더욱 철저히 복용하고 너무 격렬한 운동을 피하는 등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한다.
◇침대커버 등 청결 유지하고 실내습도는 50% 이하로=천식은 우리 몸에 산소를 공급하는 기관인 기도(기관지)가 과도하게 좁아져 호흡곤란, 천명(쌕쌕거리는 숨소리), 기침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만성 호흡기 질환이다. 기관지가 수축하는 것은 알레르기 염증 반응 때문이다. 천식은 전세계적으로 인구 100명당 평균 5~10명이 앓고 있는 아주 흔한 질병으로 한번 발생하면 오래가고 쉽게 낫지 않는 고질적인 병이지만 적절한 치료가 이뤄진다면 일상생활에 별다른 불편이 없을 정도로 조절될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천식 증상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 환경요인(유발인자)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흔히 감기, 원인항원의 흡입, 운동, 흡연, 공기 오염물질, 특정한 음식이나 약물, 자극적인 냄새, 날씨의 변화 등이 문제가 된다.
천식에 대한 잘못된 상식 중 하나가 기침을 많이 또는 오래한다고 해서 천식이 된다는 것이다.
조용선 을지대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천식이 있기 때문에 기침이 낫지 않고 오래 가는 것이지 기침 때문에 천식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3주 이상 계속되는 만성기침일 경우에는 간혹 기관지 천식이나 결핵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를 찾아가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흡연은 기관지를 자극하는 대표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금연은 필수다.
천식환자는 약물치료와 함께 생활주위에 있는 여러 환경에 의하여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주위환경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천식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의 하나인 집먼지ㆍ진드기가 주로 서식하는 침대나 소파는 특수 커버를 사용하는 등 항상 청결 상태를 유지하고 실내습도를 5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집먼지 진드기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다.
또한 강아지나 고양이 등 털이 날리는 애완동물을 기르지 말고 환자뿐 아니라 가족들도 가능한 금연하는 등 환자의 가족들도 천식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협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천식증상은 밤이나 새벽에 그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데 이는 수면 중이거나 활동이 적은 밤에는 인체의 제반활동이 휴식상태에 들어가기 때문에 산소 소모량이 적어져 기관지가 생리적으로 좁아지기 때문이다. 부신피질 호르몬이나 아드레날린 등 기도협착을 완화시킬 수 있는 체내 호르몬의 분비가 야간에는 감소하는 것도 증상악화의 요인이다.
◇천식환자 운동도 가려 해야…수영이 적합=격렬한 운동은 오히려 천식을 악화시키지만 가벼운 운동은 호흡기능을 향상시켜 천식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문의들이 천식환자들에게 권하는 대표적 운동은 수영이다.
조 교수는 “천식환자는 건조해지면 기침이 더 심해지는데 특히 축구나 농구 등과 같은 운동은 특성상 건조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달리게 돼 기침이나 호흡곤란을 악화시키지만 수영은 물에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기도가 쉽게 건조해지지 않아 기침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영이 좋은 운동이더라도 갑자기 많은 양의 운동을 하거나 너무 차가운 온도에서 할 경우 기관지수축을 유발하여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반드시 준비운동을 해야 하며 어느 정도 수영을 한 다음에는 꼭 휴식을 취하도록 하고 끝나면 따뜻하게 몸을 감싸는 것이 좋다. 샤워 후에는 춥지 않게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천식 자가진단 증상> (한 가지 이상 해당될 경우 전문의 진단 필요)
침이나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쉽게 없어지지 않고 자주 반복된다.
②차가운 바람이 부는 날 가슴이 답답하고 쌕쌕거림이 나타나며 기침이 난다.
③감기를 앓고 나서 한 달 이상 기침이 지속된다.
④밤에 잠을 자다가 심한 기침이나 숨이 차서 깬 적이 있다.
⑤운동 중에 숨이 차거나 기침이 심해 더 이상 계속할 수 없었던 적이 있다.
⑥담배연기ㆍ매연 등을 맡고 가슴이 답답해지거나 숨이 차고 기침이 심하게 난적이 있다.
⑦감기약을 먹고 나서 숨이 가빠져 고통스러웠던 적이 있다.
(사진)일교차가 크고 건조한 가을철에는 천식 증상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주변 청결을 유지하는 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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