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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와 아이들―창조적파괴(스타 경영학)

◎끝없는 이미지 변신 ‘밀리언셀러신화’창조/10대욕구 정확히 파악 노래·춤으로 표현/인기절정때 “은퇴”… 현실안주 거부실천「서태지와 아이들」은 아직도 슈퍼스타다. 은퇴한 지 2년이 돼가고 있지만 「굿바이」 「시대유감」등의 앨범 판매량은 1백만장에 육박하고 있다. 서태지를 주인공으로한 PC게임이 나오고, 인터넷과 PC통신에서 그의 이름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지난 1월 열린 은퇴 1주년 기념행사에는 5천여명의 팬들이 몰렸다. 팬클럽인 「서기회」(서태지와 아이들 기념사업회)에는 1만3천여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그들이 만든 4장의 앨범은 모두 밀리언셀러에 올랐다. 음반의 라이프싸이클이 3개월도 안되는 국내시장에서 그들의 위상은 「신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서태지와 아이들을 해방이후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선정했고, 국내 주요기업들은 그들의 음반제작 과정, 판매전략 등을 경영에 접목시키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서태지 경영학」은 「창의성을 앞세운 소프트화」다. 정보화시대에서 소프트경영을 성공으로 이끄는 열쇠는 「농업적 근면성」이 아니라 「튀는 창조성」이며 「창조적 파괴」라는 사실을 역설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 대중음악의 기존질서를 바탕에서 부터 흔들었다. 국내에서는 불가능한 장르로 여겨졌던 랩(Lab)을 한국적으로 소화하면서 랩과 힙합선풍을 불러왔고, 음악에 관한한 「극복할 수 없던 장벽」이던 30∼40대와 10대를 하나로 묶었다. 그리고 가수는 노래만 부른다는 고정관념을 통렬하게 깼다. 서태지는 싱어송 라이터이자 음반의 기획, 제작, 판매에 이르는 전과정을 도맡아 그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러면서도 아웃소싱을 활용했다. 천재성으로도 해결할 수 없던 춤이나 코디는 주변 네트워크를 잘 이용했다. 「서태지와 아이들과 기업경영」이란 보고서를 낸 신현암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소프트시대의 경쟁력은 리더의 탁월한 능력』이라며 『이와같은 튀는 천재가 없거나 천재를 포용할 수 없으면 소프트사업은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서태지의 「스타경영학」은 정확한 소비자 니즈파악과 리스크를 감수한 과감성이다. 80년대 까지만 해도 국내 음반시장은 20∼30대가 주고객이었다. 10대 청소년층은 구매자가 아니었다. 그러나 서태지는 애초 10대를 겨냥했다. 언제나 자유롭기를 원하고 비디오세대인 그들의 욕구를 간파, 댄스를 도입하고 뮤직 비디오와 캐릭터에도 최선을 다해 가치를 높였다. 구매층은 10대로 낮아졌고, 이 추세는 최근들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서태지 경영학의 백미는 「포기의 경영」이다. 최고의 순간에 기득권을 버릴 줄 알았다. 정상에 섰을 때 흔히 저지르는 현실안주를 거부하고, 끊임없는 자기변신을 시도했다. 서태지는 새로운 앨범을 들고 나올 때마다 기존 이미지를 버렸다. 1집의 성공으로 정상에 섰을 때 2집제작을 위해 돌연 활동중단을 선언했고, 3집에서는 통일문제와 같은 무게있는 주제를 담아냈다. 그리고 인기절정의 순간에 전격적으로 은퇴했다. 『한국의 철강, 조선, 반도체 등은 정상에 오르기도 전에 자만에 빠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상에서 끊임없는 전략개발과 변신을 추구할 때 일류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서태지가 주는 최고의 교훈이다.』 신연구원의 말이다.<민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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