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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소산리스트」… 금융권 몸사리기/자금경색 “한계상황”

◎3월들어 하루평균 50사 쓰러져/일부사 흑자도산도… 재계,특단조치 촉구 금융권내 자금흐름이 극도로 경색돼 한계기업뿐 아니라 흑자기업마저 부도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한보·삼미 등의 연이은 대형부도와 진로그룹 부도위기에 이어 「소산리스트」까지 세간에 오르내리면서 금융기관들의 「몸사리기」가 심화돼 과거엔 여신취급에 거부감이 거의 없던 대기업에조차 대출을 꺼리는 사례가 빈발, 멀쩡한 기업이 흑자도산의 위기 속에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다.  이에따라 재계에서는 일시적으로 통화공급을 확대하거나 자금흐름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기관의 부도공포증이 극에 달하면서 신용도가 최상급인 초우량 대기업을 제외한 기업은 웬만한 담보를 가지고도 대출을 얻기 어려운 실정이다.<관련기사 3면>  이에따라 지난해 하루평균 38.8개선이던 전국의 부도업체수는 올들어 1월 44.6개에서 2월 48.2개에 이어 3월들어 사상 처음으로 하루 50개를 웃도는 등 급등세를 나타냈고 이 바람에 한계 중소기업뿐 아니라 흑자기업도 부도로 넘어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경남 밀양 소재 방모직물 생산업체인 (주)유성은 지난해까지 3년연속 흑자를 시현한 우량기업이었으나 지난 7일 상업은행과 장기신용은행에 돌아온 2억2천7백만원어치의 어음을 막지 못해 흑자도산했다.  또 CP시장에서는 우량 대기업이 발행한 A급 CP의 경우 은행신탁 등 금융기관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유통금리가 떨어진 반면 신용도가 낮은 B, C급 어음은 과거보다 가산금리를 훨씬 높여도 매수처를 찾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실제로 올 연초만 해도 A급어음과 B, C급어음의 금리차는 평균 0.3∼0.5%포인트 안팎이었으나 최근들어 금리차가 0.8∼1.0%포인트 이상까지 벌어졌다.  또 지금까지는 회사채 매입에서 보증기관이나 발행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수익률이 차별화됐으나 최근들어서는 금융기관간 거래에서도 기관별 신용리스크를 감안하는 경향이 본격화되고 있다.<김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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