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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업계에도 삼성맨이 뜰까?'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 KT 차기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이동통신 업계에서 활동 중인 삼성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는 이통업계에 삼성맨이 많지 않다. 하지만 황창규 회장 내정자의 등장과 통신·단말기간 융합 추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이통업계에 삼성맨 영입이 활발해질 여지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에 전무 이상 임원급으로 일하고 있는 경우는 송정희 KT P&I(Platform & Innovation) 부사장이 유일하다.
송 부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 카네기멜론대 전기 및 컴퓨터공학박사를 받은 후 삼성종합기술원과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부장을 거쳤다. 이후 개인사업도 하고, 교수로 재직하다 정보통신부 정책자문관과 서울시 정보화기획 단장을 거친 후 2011년 KT 부사장으로 옮겼다.
KT의 한 임원은 "이석채 전 회장이 삼성 등 제조업체에서 사람을 데려오는 스타일이 아니었다"며 "자회사까지 통틀어 임원급 중에 삼성 출신은 송 부사장이 유일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엔지니어나 실무자 중에는 예전 한솔PCS 출신 등 몇 명이 있지만 많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삼성출신 임원이 전무하다. 각각 SK와 LG그룹이 있는 상황에서 삼성에서 사람을 데려올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제조업체는 물건을 한번 팔면매출이 나지만, 통신은 서비스를 계속 이어가면서 수익을 내야 한다"며 "통신과 제조는 고객, 상품, 매출, 수익 등에 대한 접근방법과 개념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제조업과 통신서비스업은 업의 개념이 틀려 서로간의 인력교류가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제조와 통신간 인적 교류가 늘어날 가능성은 충분히 엿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단말기도 서비스를 알아야 하고 장벽을 넘나드는 융합이 대세인 점을 감안하면 제조와 통신이 완전히 막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홍원표 삼성전자 사장이 대표적 사례 중 하나로 문은 항상 열려있다"고 전망했다.
KT 차기 회장 후보로도 언급됐던 홍 사장은 이통업계에서 휴대폰업체로 이동한 케이스다. 그는 KT 연구개발본부에서 PCS개발을 총괄했고, 2003년 휴대인터넷사업본부장 전무로 승진했다. 이후 2007년 삼성전자 부사장으로 옮겨가 현재는 미디어솔루션 센터장 겸 에코시스템 인테그레이션 팀장을 맡고 있다.
일부에서는 관료 인맥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진단한다. 황 내정자와 함께 근무했던 한 고위 공무원은 "황 내정자가 3년 동안 정부의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장으로 일하면서 공무원들을 상대해 본 경험이 KT의 조직을 이해하고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상황이 어렵지만 유연하고 여유롭게 조직을 이끌면서 정부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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