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맛 소주가 촉발한 저도주 열풍에 기존 소주까지 가세했다. 하이트진로(000080)는 참이슬의 알코올 도수를 16.9로 내린 신제품 '참이슬16.9'(사진)을 공개하고 11일부터 부산에 출시한다고 10일 밝혔다. 무학(033920)의 '좋은데이'가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지역 소주의 텃밭인 영남권을 저도 소주 신제품으로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참이슬16.9는 순한 소주를 선호하는 영남권 소비자를 겨냥해 16.9도의 알코올 도수를 채택했다. 기존 참이슬의 알코올 도수 17.8도보다 0.9도가 더 낮다. 하이트진로는 저도주 열풍의 메카로 부상한 부산에 신제품을 먼저 출시해 경쟁력을 검증한 뒤 판매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참이슬16.9는 91년간 축적한 소주 노하우에 부산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소주 맛에 대한 철저한 연구를 통해 탄생한 제품"이라며 "특허공법인 천연 대나무 숯으로 정제해 목넘김이 부드럽고 숙취가 적다"고 말했다.업계에서는 참이슬16.9가 지역시장을 겨냥한 전략 제품으로 출시됐지만 향후 하이트진로의 주력 제품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저도주 열풍이 주류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갈수록 순한 소주를 찾는 고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2012년 기존 23도였던 참이슬의 알코올 도수를 19도로 낮췄고 지난해 다시 17.8도로 내렸다. 저도주 열풍이 전국적으로 거세지고 있다는 점에 비춰 보면 기존 참이슬의 도수를 더 낮추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올 초 '순하리 처음처럼'으로 부산발 과일맛 소주 돌풍을 일으킨 롯데주류는 당분간 시장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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