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금리 인상 발언으로 미 국채를 비롯한 국내 채권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으면서 금리 인상의 수혜가 예상되는 상품이 인기를 끌 조짐이다. 발 빠른 일부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금리 인상에 베팅하는 상품에 이미 돈을 집어넣고 있어 관련 상품이 자금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24일 서울경제신문이 신한금융투자·우리투자증권·KDB대우증권 등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금리 상승에 대비할 수 있는 상품을 문의한 결과 한목소리로 시니어론 펀드와 미 국채 가격 하락(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꼽았다.
시니어론 펀드는 일반 투자자들이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상품이다. 시니어론은 일반적으로 미국의 투자등급(BBB-) 이하 기업에 변동금리(리보+신용스프레드)로 자금을 빌려주고 원리금을 상환 받는 선순위담보부 채권을 말한다. 일반 채권은 만기까지 고정된 이자를 지급해 금리가 상승하면 손해를 보지만 시니어론은 금리가 오르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국내 설정된 공ㆍ사모 시니어론 펀드는 주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시니어론 관련 ETF를 편입한다.
국내 출시된 공모형 시니어론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신한BNPP시니어론특별자산 1(H)[대출채권-재간접](종류A1)'다. 지난해 8월 설정된 이 펀드로 지금까지 115억원이 유입됐다. 특히 지난해 5개월 동안 47억원이 유입됐는데 이달 들어서만 벌써 63억원이 들어와 금리 인상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주형준 신한BNP파리바운용 글로벌투자솔루션본부 팀장은 "올해 시니어론 수익률은 연 3.5~4%가 예상돼 지난해보다 1%포인트 정도 낮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며 "하지만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과 옐런 의장의 발언을 신호탄으로 미 금리가 장기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일 것이기 때문에 다른 채권자산보다 시니어론의 매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국채 가격 하락(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ETF도 매력적인 상품으로 꼽힌다. 가장 많이 거래되는 종목은 '프로셰어즈 울트라쇼트 20Y+미국 국채 ETF(블룸버그 티커: TBT UP)'다. TBT UP은 바클레이스 미국장기국채(만기 20년 이상) 지수 일일 가격움직임의 역으로 2배 수익을 추구하는 레버리지 인버스 ETF다. 지난해 증권사들이 TBT UP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을 판매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 밖에 미국 증시에는 미 장기국채 지수 움직임의 역으로 3배 수익까지 추구할 수 있는 'TMV US'도 상장돼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연초 3%를 돌파한 후 2.6%대까지 떨어졌지만 옐런 의장의 발언 이후 현재 2.75% 수준까지 오른 상태다.
배상원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사업부 대리는 "미 국채 인버스 ETF의 경우 금리가 오르면 수익이 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 이슈가 나올 때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도 국고채 금리가 상승(가격 하락)하면 수익이 나는 ETF가 있다. 바로 삼성자산운용이 지난해 상장한 'KODEX 10년국채선물 인버스' ETF다. 이 상품은 10년국채선물시장에서 선물매도계약(Short)을 체결해 기초지수인 10년국채선물지수 일간수익률의 -1배를 추구한다. 미 금리 상승 전망에다 최근 매파 성향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내정되면서 국고채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주당 액면가는 5만원 수준이다.
김남기 삼성자산운용 ETF 운용팀 매니저는 "KODEX 10년국채선물 인버스 ETF는 평소 6개월 미만의 통안채에 투자해 이자수익을 추구하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자본차익까지 얻을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며 "금리 상승기에 좋은 대안 상품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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