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데이에 사탕보다 초콜릿?' '여자친구에게 사탕을 선물하는 날'이라는 화이트데이의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사탕 대신 초콜릿을 선택하는 고객이 매년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백화점과 편의점들은 올해 초콜릿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문화센터에 초콜릿 만들기 강좌를 여는 등 발빠른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4일 화이트데이를 맞아 롯데백화점은 전체 행사 물량을 전년보다 30% 늘린 가운데 초콜릿 행사 규모를 무려 50%나 확대했다. 이를 위해 이 백화점은 지난해 여름부터 벨기에산 유명 브랜드인 길리아 초콜릿을 대량으로 매입하며 올해 화이트데이 행사를 준비해 왔다. 롯데백화점이 정작 화이트데이의 주인공인 사탕보다 초콜릿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매출때문. 이미 4년 전부터 화이트데이의 '대세'는 사탕에서 초콜릿으로 바뀌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2007년 화이트데이만 해도 2대 8 수준이던 초콜릿과 사탕 매출은 점차 바뀌어 지난해에는 6대 4로 초콜릿이 역전했을 정도다. 편의점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의 화이트데이 행사에서 초콜릿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20%에서 지난해에는 30%로 확대됐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화이트데이 때 선물을 받는 여성 고객이 딱딱한 사탕보다 부드럽고 목 넘김이 좋은 초콜릿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초콜릿의 단가가 사탕보다 높은 것도 한 원인이다. 이 때문에 직장 선후배나 동료에게 의례적으로 주는 선물로는 값싼 사탕을 사지만 친한 친구나 연인에게는 더 비싼 초콜릿을 사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여기에는 남자와 여자의 소비습관 차이도 작용한다. 밸런타인데이 때 값을 꼼꼼히 비교해 좀더 저렴한 제품을 찾거나 아예 손수 만든 초콜릿을 남자친구에게 선물하는 여성들과 달리 남자들은 화이트데이 때 '무조건 비싼 것'을 찾기 때문. 실제로 세븐일레븐에서 지난해 밸런타인데이 때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5,000원 이하의 기획상품이지만 화이트데이때는 2배 이상인 1만~2만원대 제품의 판매비중이 제일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작년 화이트데이 매출은 밸런타인데이보다 30% 이상 더 높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올해 화이트데이에도 '초콜릿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국내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초콜릿 선물세트를 대거 선보이고 컵케익 꾸미기와 가나쉬 초콜릿 만들기 등 초콜릿 관련 문화센터 강좌를 열고 있다. 편의점 보광훼미리마트는 올해에는 사탕(68품목)보다 오히려 초콜릿(75품목)을 더 많이 내놓았다. 전호영 롯데백화점 가공식품CMD(선임상품기획자)는 "초콜릿 특유의 부드럽고 달콤한 맛 때문에 '친구는 사탕, 연인은 초콜릿'이라는 공식이 생겼을 정도"라며 "지난해 화이트데이 때도 초콜릿 마케팅으로 톡톡한 효과를 본 만큼 올해 규모를 더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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