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EU 「소주·위스키 세율격차 축소」 합의

◎한국 주세도 “외풍” 비상/EU “한국도 조속 시정” 촉구/미·가도 가세 채비유럽연합(EU)과의 「주세재판」에서 패소한 일본이 향후 5년간 위스키와 일본소주의 주세격차를 3%로 줄이기로 함에 따라 우리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의 주세율개편에 따라 현재 소주에 35(희석식)∼50%(안동소주 등 증류식), 위스키에 1백%의 주세를 부과하고 있는 우리 세율체계의 대수술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3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일본과 EU는 최근 일본 국내소주의 세율인상, 위스키의 세율인하를 통해 주세율 격차를 줄이는 주세 조정안에 합의했다. 또 EU와 함께 일본의 주세정책이 차별적이라면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던 미국과 캐나다도 이같은 조정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과 EU가 소주와 위스키처럼 직접적인 경쟁·대체관계에 있는 상품간에 비차별적인 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 세율격차를 3%로 양해한 것은 관련규정이 없는 WTO에 「판례」를 마련해준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의 주세조정안은 소주보다 3·9배(희석식)∼6배(증류식)나 높은 위스키의 주세율을 98년 10월까지 58% 인하하고 소주주세율은 희석식 98년, 증류식 2001년 10월까지 각각 현재의 1.6배, 2.4배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이다.

내년 1월15일께 우리 정부와 1차 주세협상을 가질 예정인 EU는 WTO 패널과 상소기구에서 일본이 패소한 만큼 한국과의 법적 논쟁은 불필요하다』면서 위스키세율 조기인하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WTO 패널과 상소기구에서는 일본의 차별적주세정책이 내·외국산 제품에 대해 내국세와 각종 부과금을 동등하게 부과토록 규정하고 있는 GATT 3조(내국민대우) 2항 위반이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소주와 위스키, 브랜디, 럼, 진 등이 동종제품(Like Products)은 아니지만 직접적으로 경쟁관계 또는 대체관계에 있는 제품(Directly Competitive or Substitutable Products)이기 때문에 비슷한 세금을 물려야 하고 소주와 보드카는 동종제품이기 때문에 세율을 같게 조정해야 한다는게 그 요지다.<임웅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