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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셋플러스] 지금 글로벌마켓은 / 멕시코

3대 구조개혁 박차… 외국인 투자 밀물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 글로벌투자전략 팀장

2012년 말 출범한 페냐 니에토 정부, 여야 대타협 이끌며 개혁 강력 추진

수출회복에 재정·경상수지 등 개선

멕시코 채권 외국인 비중 36%로 쑥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멕시코가 브릭스의 뒤를 이을 차세대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멕시코는 지난 2001~2003년 연평균 0.16% 성장에 그쳤지만 유가 상승, 자동차·전자제품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글로벌 위기 직전까지 연평균 4% 안팎의 성장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최근 멕시코 경제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전적으로 2012년 12월 출범한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정부 덕택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12년 만에 제도혁명당(PRI)의 재집권을 이끈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여야 간 대타협인 '멕시코 협약'을 이끌어 냄으로써 정치적 안정에 대한 기대를 키웠고,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강조했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구조적 변화를 꾀하기 위해 교육·에너지·조세 개혁에 돌입했다. 교육 개혁은 국민 간 가장 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분야다. 역대 정부가 소홀히 다뤘던 교육개혁을 처음으로 시도한다는 의미 외에도 다른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국민 지지를 이끌어내려는 목적도 내포되어 있다.

두 번째는 에너지 개혁(페멕스 개혁)이다. 페멕스는 멕시코 GDP의 5~6%, 총수출의 14~16%를 차지하는 국민 기업이다. 정부 재정수입의 3분의1을 차지한다. 초대형 국영기업이지만, 세계 주요 오일 메이저들이 심해 유전 등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와 기술축적을 하는 동안 손을 놓고 있었다. 정부가 투자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서 채굴량은 나날이 줄어가고 있었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외국 투자자들의 지분참여는 허용하지 않지만, 개별 투자 프로젝트별로 생산분배가 아닌 수익분배 형태로는 참여할 수 있는 개혁안을 추진했다. 마지막으로 조세 개혁이다. 세제개혁안은 지난해 10월 의회를 통과했으며 소득세율을 높이고 기업의 세제혜택을 철폐하겠다는 게 골자다.

멕시코의 노동자와 농민, 군인 등은 20세기 초 힘을 합쳐 지주 귀족 중심으로 이뤄졌던 독재를 무너뜨린 후 정치인들과 노동조합, 농민조합이 서로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전통 조합주의(Corporatism)를 지켜왔다. 조합주의 의사결정은 1980년대까지도 공고하게 유지됐다. 하지만 포퓰리즘에 기반을 둔 선심성 사회복지 지출과 외채 원리금 상환으로 재정적자 규모가 GDP의 10% 수준에 이르고, 모라토리엄(국가가 대외 채무 상환을 연기하는 지불 유예)에 빠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1988년 취임한 살리나스 대통령은 제도혁명당의 기본 조직 단위를 노동자 및 농민 단체에서 개인으로 바꿔 사실상 해체했다. 그렇지만 중요한 사회적 의사결정을 놓고 주요 이익단체가 참여해 목소리를 내는 전통 조합주의 방식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살리나스, 폭스, 칼데론 정권이 개혁에 실패한 것은 조합주의 전통에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페냐 니에토 정권이 추진하는 구조적 개혁의 성공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 국가 전체적으로 위기의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수출경쟁력을 키워두지 않은 상태에서 인적자원 부족, 석유자원 고갈로 경기가 위축되고 세수가 줄면 기득권의 몰락도 불가피하다. 국내 경제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내수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한 개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멕시코의 재정상태와 경상수지 등은 개선되고 있다. 멕시코 정부의 채무 수준은 1994년 데킬라 위기 이후 GDP 대비 약 44%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GDP 대비 약 28% 수준으로 줄었다. 멕시코의 경상수지는 금융위기 직후 적자 폭이 확대되었다가, 수출이 회복되고 원유가격이 상승하면서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다.



긍정적인 투자환경이 조성되면서 지난 2010년 이후 외국인의 멕시코 투자도 급증했다. 특히 국채 투자가 크게 늘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과거 멕시코 채권에 대한 외국인 비중은 10% 내외였지만, 지난 2013년 7월 기준 36%로 증가했다. 금융위기 이후 멕시코 경기 회복이 완만하게 진행되고 멕시코 국채가 2010년 글로벌국채지수(WGBI)에 편입됐을 뿐만 아니라 페소화가 강세를 나타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멕시코 정부의 대외 변동성에 대한 대응능력은 과거에 비해 향상된 것으로 판단된다. 멕시코의 대외채무 및 외환보유고가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멕시코의 GDP 대비 대외채무는 29.4%로 유사 등급 국가 대비 낮은 수준이다. 1,530억 달러의 외환보유고와 720억 달러의 국제통화기금(IMF) 크레딧 라인을 모두 포함할 경우 대외채무의 약 65% 가량을 상환할 수 있는 수준이다.

향후 멕시코 경제의 미래는 3대 개혁의 성공에 달려있다. 정치권과 기득권층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이해당사자들을 설득할 시간 여유까지 주어졌다는 점은 이번 정부의 가장 큰 행운이라 할 수 있다. 페냐 니에토 정부가 개혁을 달성하는데 이러한 행운을 얼마나 잘 활용할 것인지 주목하면서 멕시코의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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