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은은 자율협약을 진행 중인 STX계열사에 대한 충당금이 올 상반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STX그룹에 총 4조2,000억원을 대출해 준 산은은 추가 지원금액까지 감안하면 충당금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3년 전 인수한 대우건설 주가가 인수 당시보다 절반 이하로 떨어진 점도 상반기 적자 폭을 키웠다.
연간 실적은 STX 계열사의 정상화 여부와 대우건설 주가 움직임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산은이 최근 3년 간 매년 1조원 안팎의 순이익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아직까지는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은 있다. 하지만 경기 악화가 지속되고 STX그룹 구조조정이 난항을 겪을 경우 적자 규모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산은 관계자는 “STX계열사 자율협약 진행과 대우건설 지분 손실 가능성 등을 봐야하기 때문에 연간실적을 예상하기 어렵다”면서도 “특이 사항이 없으면 연말 흑자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년 7월 정책금융공사와 통합을 앞둔 산은은 통합 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성기영 산은 부행장은 2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효율적인 통합으로 조직 확대를 최소화하겠다. 하지만 인위적인 인력구조조정은 없다”면서 “관련 법규 및 절차에 따라 직원 전체를 승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정금공의 정규직 전원과 계약기간 내의 계약직원 모두를 승계 대상으로 하고 근로조건에 대해서도 포괄적으로 승계할 예정이다.
통합 시 잉여인력 발생이 불가피하지만 향후 채용규모 축소 조정 등을 통해 해소할 방침이다. 성 부행장은 “2017년까지 채용규모를 연간 100여명에서 70여명 수준으로 줄여 잉여인력 규모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면서 “이후 2020년까지는 1990년대 초반에 대규모로 들어온 인력들이 퇴직하면서 잉여인력이 자연적으로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금공과 통합하면 자금공급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성 부행장은 “통합 후 채권발행한도가 자기자본인 24조2,000억원의 30배인 726조원에 달한다”면서 “이미 발행된 96조원을 감안하더라도 630조원의 발행한도 여유를 보이고 있어 자금공급에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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