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증시가 아쉽게 2,000선을 회복하지 못한 채 장을 마치면서 새해 투자 전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초 미국의 재정절벽 이슈와 프로그램 매물 부담 등을 안고 있는 대형주보다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한 중소형주에 주목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 정부의 경제 민주화 움직임 등을 감안할 때 스마트폰과 레저ㆍ엔터테인먼트, 중국 소비 관련주에 투자의 초점을 맞추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KDB대우증권, 하나대투증권, 교보증권, LIG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은 내년 초 중소형주가 증시를 이끄는 형태가 될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월 한 달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형주는 0.83% 오른 데 비해 중형주(2.89%)와 소형주(7.87%)는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반면 올 1월에는 이와 달리 대형주가 7.88% 오르며 급등했고 중형주(5.11%)와 소형주(3.91%)는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바뀌어 중소형주가 다시 대형주보다 높은 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박해성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장기대출프로그램(LTRO)를 시행하면서 대형주가 큰 폭으로 올랐지만 최근 10여 년간 평균적인 월별 계절성을 보면 12월에는 대형주, 1월에는 중소형주가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내년 초 중소형주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미국의 재정절벽 이슈와 프로그램의 매물 압박 등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요인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지난 8월 이후 현재까지 누적된 프로그램 차익 순매수 물량이 6조7,000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1조2,000억원 가량의 물량이 다음달 청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프로그램 매물이 나올 경우 코스피200지수에 포함된 대형주들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대형주는 프로그램 매도와 미국의 재정절벽 등 대내외적 요인에 민감한 반면 중소형주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아 초과수익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새 정부의 중소기업 살리기 정책도 중소형주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된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경제단체 가운데 가장 먼저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하는 등 새 정부 기업정책의 중심이 중소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소기업에 우호적인 정책들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돼 중소형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중소형주 투자전략의 키워드를 ‘스마트폰’, ‘전자결제’, ‘중국소비’, ‘레저ㆍ엔터’ 등 4가지로 제시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의 확대가 이어지며 솔브레인, 리노공업, 테라세미콘 등 스마트폰 부품업체의 실적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평가됐고 전자결제 시장의 성장 덕분에 KG모빌리언스, 한국사이버결제, 다날 등 전자결제 업체들의 성장성도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 중국소비 시장의 확대로 코스맥스, 에이블씨엔씨 등 중저가 화장품업체도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평가됐고 K-팝 열풍과 해외 관광객 증가로 하나투어, 파라다이스, YG엔터테인먼트 등 레저ㆍ엔터 기업도 높은 성장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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