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대표 목재 보드 전문기업인 동화기업이 베트남을 전진기지 삼아 세계시장 공략의 출사표를 던졌다. 내년 3월 베트남 현지에 본격적인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아시아 최대 규모 MDF(중밀도 섬유판, 건설 및 가구 제조의 주재료인 합판) 공장을 통해 베트남 뿐 아니라 중동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것. 이를 통해 아시아 1위 뿐 아니라 세계 4위의 글로벌 보드 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베트남 경제중심지인 호치민에서 2시간 가량 차를 달려 도착한 빈푹성에서는 올 12월 완공을 앞둔 동화기업 MDF 공장의 마무리 공정이 한창이었다. 특히 400m에 달하는 전체 라인설비와 아시아에서는 가장 긴 47m 길이의 프레스(수지와 결합한 나무섬유질을 얇게 눌러 MDF로 만드는 필수설비)는 규모면에서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했다. 동화기업이 베트남 국영 기업 VRG(Vietnam Rubber Group)과 만든 합작사인 'VRG동화MDF'를 통해 건설 중인 29만㎡ 넓이의 이 시설은 연간 생산능력이 30만㎥(약 9,000만 달러). MDF 단일 공장으로는 아시아 최대다. 여기서 VRG는 고무나무 등 원재료 수급을, 동화기업은 기술 지원 및 영업과 제품 판매 등을 담당한다. 특히 이번 공장 건설이 마무리되면 동화기업은 국내와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등 기존 생산시설을 포함, 연간 144만㎥의 MDF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는 아시아 업체 가운데 최대 규모인 동시에 글로벌 업체 중에서는 4번째로 많은 양이다. 채광병 VRG동화MDF 대표는 "현지 공장이 가동되면 압도적인 생산력과 동화기업만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선 베트남 내수 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 베트남은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자연스럽게 MDF 수요가 늘고 있지만 현지 기업들의 공급능력 한계로 내수의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고무나무를 포함해 보드 원재료를 쉽게 수급할 수 있는 천혜의 생산환경을 갖췄지만 기술력 부족으로 업체당 생산량이 연간 5,000㎥에서 많게는 6만㎥에 그치는 현실인 만큼 동화기업은 이번 공장 신설을 통해 현지에서 기존 수입품이 차지하던 시장을 가져오겠다는 복안이다. 현지의 MDF 생산 시설 가운데 유일하게 박판(薄板) MDF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도 강력한 경쟁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두께가 얇아 곡면 가공도 할 수 있는 박판은 최근 가구와 건설 업체들 사이에서 기존 합판의 대체재로 부상하는 고성능 제품인 만큼 동화기업만의 기술력을 앞세울 수 있는 차별화된 아이템인 셈이다. 베트남 공장은 수출 거점으로의 역할도 담당할 전망이다. 채 대표는 "중동과 동남아 지역 공략을 통해 내수와 수출 비중을 50 대 50으로 맞추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동화기업은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해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을 무대로 한 통합 마케팅과 세일즈 전략을 펼 계획이다. 현재 채 대표가 두 지역을 총괄하는 지역장과 베트남 법인장을 동시에 맡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채 대표는 "현재 80%정도 공정이 완료됐으며 내년 1월 시제품을 생산하고 3월부터는 본격적으로 24시간 생산 체제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앞으로 사업영역을 단순 MDF 생산에서 MFB(건축 내장재용 가공보드)나 마루판 등 부가가치가 더 높은 분야로도 확대하는 것도 고려중"이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