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B클래스펀드에서 설정액이 가장 큰 ‘교보악사파워인덱스’를 제외하고 연초 후 512억원이 빠져나갔다. B클래스 펀드는 환매때 후취 판매수수료를 부과하는 펀드다.
자산운용사들은 지난해 2년 이상 장기 투자 펀드에 후취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B클래스펀드를 잇따라 출시했지만 이마저도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현대강소기업증권투자신탁1[주식]종류B’와 ‘삼성배당인덱스 1[주식](B)’는 설정된 지 1년이 넘었는데도 설정액이 ‘0원’으로 자금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동부자산운용, 알리안츠자산운용의 B클래스 펀드들도 설정액이 6억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은경 제로인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다양한 니즈에 부응하고 장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 B클래스 펀드들이 지난해 많이 생겨났다”며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한 국내 투자자들에게 후취 판매 수수료를 부과하는 B클래스는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이나 증권사 등 판매사를 통하지 않고 운용사들이 직접 판매하는 직판 펀드들도 신통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직판펀드 34개중 설정액이 50억원 미만인 펀드의 개수는 20개에 달했다. 50억원이 넘은 펀드들도 그나마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등 대형 운용사의 일부 펀드로만 집중됐다.
특히 직판펀드 영업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의 설정액은 지난 2008년 출시 당시 208억원에서 현재 123억원까지 줄어들었다. 판매수수료 0%라는 전략이 투자자들에게 먹혀 들지 않고 있는 셈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일부 운용사들이 고객과의 소통 강화 차원에서 판매수수료가 0%라는 점을 부각시켜 직판펀드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며 “하지만 인지도가 높은 운용사의 주력펀드로만 투자자들이 몰리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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