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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이는 적자 위험수위(체감경기)

◎주택건설/중소업체 분양안돼 자금난 가중경기도 파주에서 건축자재를 생산, 건설업체에 납품하는 D사는 올해들어 15명의 직원 급여를 한 번도 주지 못했고 원자재 구입시 발행한 어음이 돌아오기 시작하면서 부도위기에까지 처했다. 이 회사는 7년전부터 중소 건설업체가 시공하는 아파트, 연립주택 건설현장에 자재를 대주면서 꾸준히 성장해온 유망 중소기업. 그러나 지난해말부터 자재를 주문해오던 건설업체들이 사업이 없다는 이유로 자재 구입을 중단했을 뿐만아니라 이미 납품한 자재대금 지급을 늦추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체 자금난은 더욱 심각하다. 신규 주택사업을 벌이지 못해 자금이 끊기고 겉으로는 미분양 아파트가 팔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소업체들이 지은 연립이나 다세대주택은 완공후에도 분양되지 않은 물량이 많다. 대형 건설업체인 S사는 최근 올해 아파트 공급계획을 발표하면서 묘한 여운을 남겼다. 지역별 아파트 공급계획은 알려주면서도 전체 공급계획과 지난해 분양 실적은 구체적으로 발표하는 것을 꺼려했다. 또 1·4분기 아파트 분양계획도 무기한 연장했다. 반대로 유독 W업체는 전반적인 부동산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모두 1만가구 이상의 아파트를 공급할 계획이라며 홍보전을 펴고 있으나 대부분의 건설업체 주택사업 담당자들은 「위험한 홍보전」으로 치부했다. 하반기에 들어서면 이러한 공급계획은 모두 「공수표」에 불과하다는 것이 뻔히 드러날 것인데 튀면서까지 홍보할 일이 뭐 있느냐는 반응이다. 따라서 건설업자들은 대규모 자금이 선투자되는 재개발·재건축사업은 뒷전이다. 치밀하게 재보고 확실한 투자가치가 있을 경우에만 선별적으로 수주에 임하고 있다. 자체사업도 부진하다. 이미 확보된 부지를 놀릴 수 없어 어쩔수 없이 주택을 짓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신규 택지 매입에 열을 올리리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유찬희> ◎백화점/신장률 한자릿수… 연중세일로 불황타개 총력 사상최악의 불황을 맞고 있는 백화점업계는 3월들어 대형 염가판매행사를 벌인는 등 불황타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움츠러든 매기는 좀처럼 되살아날줄 모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 2월 중 본점·영등포점·천호점·미아점에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8% 늘어난 6백5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평년수준의 매출을 겨우 올리고 있는 수준. 3월들어 서울지역에서 대규모 염가판매행사를 벌인 결과 지난 10일현재까지 10.1% 늘어난 4백13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20∼30%대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던 예년에 비해 훨씬 뒤지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월 중 본점·잠실점·월드점·영등포점·청량리점·부산점 등 전 점포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겨우 5.1% 늘어난 1천6백50억원에 그쳤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월 중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본점에서 전년동기대비 2.3% 늘어난 3백83억원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미도파백화점은 지난 2월중 상계점·명동점·청량리점에서 전년대비 3.7% 늘어난 3백69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3월들어서는 신장률이 거의 제로상태에 머물고 있는 중. 반면 할인점 매출은 소비자들의 알뜰심리 가세로 최대의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E마트」의 경우 창동점·일산점·안산점·부평점에서 올들어 지난 3월10일 현재까지 전년대비 31.8% 늘어난 4백5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프라이스클럽」도 같은 기간 중 전년대비 50% 늘어난 1백46억원의 매출을 기록. 한편 「킴스클럽」은 같은 기간 중 전국 12개점에서 올들어 지난 10일 현재까지 전년대비 49.2% 늘어난 9백15원의 매출을 올려 할인점 호황세를 입증했다.<이강봉> ◎재래시장/남대문시장 판촉행사도 포기 남대문시장 등 재래시장은 올들어서도 경기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남대문시장주식회사에 따르면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시장을 오고가는 소매상인들이나 일반소비자들의 발길은 다소 늘어났으나 매출증가를 체감할 정도는 전혀 아니라는 것. 남대문시장 새벽장을 찾는 소매상인을 실은 차량대수는 지난 2월에는 하루 40대선에 머물렀으나 이번주들어 70대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여성의류 상가인 「장띠모아」의 한 상인은 『계절이 바뀌면서 겨울상품을 반품하고 봄상품으로 바꿔가는 소매상인들이 늘고 매기는 예년에 비해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의류상가뿐 아니라 수입상품, 액세서리 등 잡화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D동 수입상가의 한 상인은 지난해보다 영업이 다소 나아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경기가 얼어있는데 어떻게 작년보다 장사가 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좀처럼 경기가 살아날 조짐이 보이지 않자 남대문시장주식회사는 매년 5월께 열어오던 시장축제 개최여부로 고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95년까지 해오던 축제가 지난해에도 영업부진 때문에 취소됐다. 시장 분위기가 워낙 침체돼있어 축제로 분위기로 살려보고도 싶으나 비용부담이 만만찮아 올해도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취급품목이 의류가 대부분인 동대문시장도 체감경기는 아직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명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집착이 갈수록 강해지는데다 상가공급도 많아져 나눠먹기가 되다 보니 매출이 개선될 날이 없는 형편이다. 동대문 상권에서 그나마 장사가 제일 잘된다는 T상가의 한 상인은 『제품 단가가 높은 겨울철에도 매출이 엉망이었는데 봄에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면서 『재래시장 경기가 다시 좋아지는 날이 올수 있을런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이효영> ◎음식·유흥업소/기업회식도 취소… 매출 20∼30%씩 격감 경기불황에 가장 민감한 곳으로는 대중음식점·커피전문점 등 음식업과 단란주점·룸살롱 등 유흥업소를 손꼽을수 있다. 특히 기업들이 접대비, 회식비 등 비용을 우선적으로 감축하면서 대형음식점, 룸살롱 등에는 단체손님들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음식점중앙회에 따르면 서울시내 대중음식점 가운데 올들어 휴업 또는 폐업한 곳이 전체의 10%가량 되고 매출은 평균 20∼3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청부근 대형한식집인 D음식점의 경우 매출이 올들어 30%이상 감소했으며 점심때도 빈자리가 수두룩하고 저녁때는 손님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음식점주인인 최모씨는 『단체손님들이 거의 없다. 지난해말부터 기업이 심지어 회식비마저 줄여 버려 식당에 회사원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특히 룸살롱 등 유흥업소는 형편이 더욱 어렵다. 유흥음식업중앙회에 따르면 서울시내 룸살롱·나이트클럽·카바레 등 유흥업소 1천4백개중에서 현재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은 1천여개에 불과하고 나머지 4백여개는 폐업을 하거나 대중음식점, 단란주점 등으로 업태를 전환한 것으로 조사됐다. 『심야영업제한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유흥업소가 경기불황까지 겹쳐 폐업일보직전에 있다. 최근에는 대중음식점·전자대리점 등으로 업태를 전환하는 곳이 늘고 있다』고 중앙회 오호석 회장은 밝혔다. 서울 강남의 룸살롱 밀집지역인 제일생명부근 룸살롱들은 최근 업소마다 손님의 발길이 끊겨 매출이 절반이하로 뚝 떨어졌다는 것이다. S룸살롱 주인 이모씨는 『주말에도 룸 10개중에서 두서너개도 채우기가 어렵다. 노래방이나 단란주점으로 업종을 전환할 계획』이라고 하소연했다.<연성주> ◎증권/깡통계좌 속출 증권사도 빚더미 증권가는 실물경기보다 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증권가의 실상을 나타내주는 바로미터는 주가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94년 11월 1천1백45포인트에서 하락하기 시작해 15일 현재 6백41포인트에 불과하다. 2년4개월만에 무려 45%나 급락한 것이다. 주식시장 침체를 반영하듯 증권산업의 현주소를 나타내주는 증권주도 폭락에 폭락을 거듭, 지난 80년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5일 현재 증권업종 지수는 9백포인트에 불과했다. 92년 8월 종합주가지수가 4백59포인트였을 때도 증권업종지수는 1천6백36포인트에 달했다. 당시보다 무려 45%나 하락했으니 증권주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현재 체감 종합주가지수가 2백50포인트대에 불과한 셈이다. 증권 보통주중 액면가를 밑도는 종목만해도 14개에 달한다. 이를 반영, 증권사들도 1조원이상의 보유주식 평가손실을 입고 있으며 적자규모도 수천억원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식시장 침체는 곧 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지며 일반인들의 증시 이탈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일반투자자중 주식투자로 이익을 본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올들어서도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한보부도사태 등으로 주가가 단기간에 급락해 깡통계좌가 속출, 많은 투자자들이 투자원금마저 날린 상황이다. 증시 침체는 일반인 이탈만으로 귀결되지 않는다. 주식시장은 기업들이 양질의 자금을 싸게 공급할 수 있는 젖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주식시장 침체는 기업들의 자금사정을 어렵게 한다. 최근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둔화됐는데도 자금사정이 어려운 이유중 하나가 바로 주식시장 침체 때문이다.<정재홍> ◎투자신탁/한국·대한·국민 주식평가 손실만 2조원 넘어 투신사들도 2년동안 지속되고 있는 실물경기 침체의 늪에서 헤여나지 못하고 있다. 투자신탁회사들은 실물경기 변동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이는 주식, 채권 등 각종 증권에 투자하는 금융기관이기 때문이다. 주식형상품으로 유치한 자금이 지난 94년말 13조7천억원에서 최근 12조원으로 3조7천억원이나 줄어드는 고통을 겪고 있다. 2년여만에 주가가 43%나 폭락함에 따라 지난해부터 각종 분쟁에 시달리고 있고 이로인해 손실보상금까지 지급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채권투자도 마찬가지다. 지난 96년초만해도 시중금리가 하락하면서 3대 투신사에서만 매달 1조원이상 팔리던 공사채형 상품도 금리의 상승반전으로 자금이 직접투자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정체상태 내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대한·국민 등 서울소재 3개 투신사는 지난 89년 12.12증시부양조치에 따라 돈을 빌려 매입한 주식 4조원의 평가손실규모가 2조원을 넘어섰고 주식매입을 위한 차입금만도 벌써 7조원을 넘어섰다. 차입금 7조원에 대한 연간이자 7천억원을 지불하고 운영경비를 조달하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수탁고는 70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경기침체의 여파로 3대 투신사의 지난 2월말 수탁고는 52조1천8백억원에서 머물고있어 이자를 내기 위해 다시 돈을 빌리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3대 투신사 관계자들은 『정상적인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수탁고가 갑자기 70조원으로 늘어나든지 주가가 크게 올라 고유계정 보유주식에서 창출할수 있는 수익이 연간 사당 1천억원은 돼야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실물경기가 하루빨리 회복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최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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