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같은 내 돈, 꼭 찾게 해달라"=퇴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솔로몬저축은행의 서울 대치동 본점. 오후2시 이곳에는 대기번호가 2,152번까지 이어졌다. 예금을 찾기 위해 번호표를 뽑은 한 고령자 고객은 "200여명이 예금을 찾아갔다고 한다. 내가 예금을 찾기 위해서는 1,900명이 찾아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객장에 대기하고 있는 고객들의 항의도 빗발쳤다. 한 고객은 "오늘 중으로 돈을 찾을 수는 있느냐. 솔로몬이 구조조정 대상 은행이 맞느냐"고 질문했고 직원들은 "우리도 잘 모른다. 언론 기사에서 그렇게 언급이 됐는데 발표가 나봐야 안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그러면서 "5,000만원 이하까지는 원금과 이자가 보장이 되니까 기다리시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지만 일부 고객은 "한 푼 두 푼 모은 피 같은 내 돈이다. 무조건 오늘 중으로 찾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기번호가 2,000번을 훌쩍 넘어 직원이 "오늘 대기표는 600번까지만 처리할 수 있다"고 공지하자 객장은 더욱 술렁였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전날에도 평소보다 5~6배가량 많은 예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솔로몬저축은행은 현재 8,000억원 정도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금감원에서 검사역이 파견됐다.
인근에 위치한 H저축은행의 서울 삼성역지점도 상황은 마찬가지. 그래도 솔로몬보다는 대기인 수가 많지 않았다. 이 지점은 대기번호 발급기에 '업무 한계로 200번까지만 당일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는 안내문구를 붙이기도 했다.
◇우량 저축은행에도 문의 쇄도=우량 저축은행에도 고객의 문의는 쇄도했다. 직원들은 "우리는 (퇴출 대상이) 아닙니다. 어디가 영업정지되는지는 모릅니다"는 말을 수없이 반복해야 했다. 그럼에도 지점을 찾은 고객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여기가 (영업정지되는 저축은행이) 맞지 않느냐"고 따져 묻기를 반복했다. 급기야 일부 고객은 만기가 한 달 이상 남은 예금을 해약하기도 했다.
서울 충무로에 위치한 A저축은행의 한 직원은 "영업정지될 가능성이 없는지, 돈은 안전한지 등 종일 문의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A저축은행은 그룹 소속의 꽤 우량한 저축은행으로 영업정지될 가능성이 없지만 지점에는 이미 수십명이 예금을 찾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40대의 한 여성 고객은 "일요일에 영업정지되면 오늘밖에 시간이 없다. 이미 다른 저축은행에 있는 돈은 인출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50대 고객도 "H가 어디인지 M은 어디인지 잘 모르겠다. 우선 찾아놓아야 할 것 같다"면서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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