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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운영체제(OS)인'윈도8'출시와 함께 노트북과 태블릿PC의 장점을 결합한'컨버터블(convertible) PC'가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삼성, LG 등 국내 제조사를 시작으로 레노버, 소니, 도시바 등 외국계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윈도8으로 새로운 모바일기기의 성장 가능성을 엿보고 있는 컨버터블PC 가운데 가장 먼저 출시된 삼성ㆍLG의 제품을 직접 사용해 봤다.
◇마우스 클릭, 손가락 터치 동시에=컨버터블 PC는 모바일 단말기와 PC에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윈도8의 특징을 가장 잘 살린 제품이다. 마우스 클릭과 키보드 입력은 물론 손가락 터치와 펜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노트북이나 태블릿PC로 활용할 수 있다.
컨버터블 PC는 태블릿PC처럼 기존 PC보다 부팅 속도가 빠르다. 체감 부팅 속도는 2~3배나 된다. 초기 화면은 기존 PC 사용자 환경(UI)이 아닌 윈도 스마트폰과 같은 타일 모양의 매트로 UI다. PC의 UI에 익숙한 사용자들에게는 처음에 다소 어색하지만 적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화면에 있는 데스크톱 UI를 터치하거나 키보드 왼쪽 하단에 있는 윈도 그림 자판을 누르면 PC 화면으로 전환된다.
MS는 매트로 UI에 웹 사이트는 물론 메일과 일정 관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메라, 게임, 음악, 뉴스까지 한번에 담았다. 스마트폰처럼 한번의 터치로 정보를 쉽게 공유하고 빠르고 유연하게 작업하며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분리하고, 밀고, 꺾고, 돌리고=컨버터블 PC는 지붕을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컨버터블 차량처럼 외관을 변형할 수 있다. 제조사들은 태블릿PC로 활용할 수 있는 특징을 살리기 위해 화면을 키보드에서 아예 분리하거나 슬라이딩 방식 등으로 감추는 방식을 선택했다.
삼성전자 스마트 PC'아티브'는 화면을 키보드와 자석으로 연결해 노트북으로 사용하다가 분리하면 태블릿PC로 변신한다. 갤럭시탭 10.1처럼 S펜을 기본 탑재해 글쓰기, 그림 그리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MS 파워 포인트 프로그램을 실행한 뒤 S펜으로 그림, 그래프 등의 작업을 하는데 유용하다. 견고한 외관이 장점이지만 무게(1.48kg)가 경쟁사에 비해 다소 무겁게 느껴진다.
LG전자의 탭 북'H106'은 화면을 키보드에서 슬라이딩 방식으로 밀어 올리면 노트북으로, 내리면 태블릿PC로 변신한다. 1.05kg의 가벼운 무게가 장점이지만 화면이 덮개 없이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에서 파손 등 주의가 요구된다. 스마트 터치 펜은 별도 구입 가능하다.
레노버는 화면을 뒤로 돌리거나 좌우로 회전시켜 노트북 모드, 태블릿PC 모드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아이디어 패드 요가 11'과'씽크패드 트위스트'를 공개했다. HP는 키보드 분리형인'엔비 X2', 소니와 도시바는 슬라이딩 방식의'바이오 듀오11'과'위성(satellite) 925'를 각각 11월 중 국내 시장에 공개할 예정이다.
◇성공 여부는 MS 앱 생태계에 달려=컨버터블PC는 노트북 수요자뿐만 아니라 태블릿PC 수요자도 끌어들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액티브X 등의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때문에 온라인 뱅킹과 쇼핑몰을 이용할 수 있는 등 PC 프로그램과의 호환성은 애플 아이패드, 구글 안드로이드 계열의 태블릿PC에는 없는 윈도8 탑재 PC만의 강점이다. 하지만 노트북뿐만 아니라 태블릿PC로도 사용할 수 있는 진정한 컨버터블PC로 살아남으려면 앱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외신들은"애플이나 구글 보다 모바일 생태계가 약한 MS가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 여부가 남은 숙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MS 윈도 스토어의 앱은 7,800여 개로 애플 앱 스토어 70만개(아이패드 전용만 27만5,000개)의 89분의1 수준이며,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67만5,000개와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한편 노트북과 태블릿PC의 결합 상품인 컨버터블 PC가 향후 국내 노트북 시장 판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이다. 지난 2ㆍ4분기 현재 국내 노트북 시장은 56만6,380대 규모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42%, LG전자 17.97%, HP 9.49%, 도시바 8.19%, 레노보 5.92% 등의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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