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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아파트 새 주거형태로 자리/인기몰이… 그 허상과 실상

◎왜 인기 끄나/대형·자재 고급화·건강개념 도입/상류층 주거수준 향상 욕구 충족/대개 도심위치 편리한 교통 한몫도심재개발사업이 시작되면서 하나둘씩 생겨난 주상복합아파트가 크게 늘고 있다. 재개발사업구역은 여지없이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고 있으며 보라매타운과 석촌호수변은 대규모 주상복합타운이 형성될 정도다. 새로운 주거형태로 자리잡고 있는 주상복합건물의 증가이유와 문제점, 개선방안 등을 알아본다.<편집자주> 주거용과 업무·상업시설이 같은 동에 들어서는 주상복합건물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 또 평당 1천만원 이상의 비싼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수요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7월 대림산업이 분양을 시작한 도곡동 대림아크로빌은 평당 분양가가 1천4백만원을 넘어섰고 70평형대이상의 가구당 분양가는 10억원에 이르는 초고가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수요자가 몰리면서 4백90가구가 내놓기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다. 극심한 경기 불황, 부동산 경기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초고가주택인 주상복합 아파트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이다. 주상복합 아파트는 일반 아파트와 달리 60평형대 이상의 중대형아파트인데다 고급 수입자재를 사용해 분양가가 비쌀 수 밖에 없지만 대개 도심내에 들어서 직주근접의 편리성을 지니고 각종 홈오토메이션 시설을 갖춰 편리하다는 이유로 수요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부동산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마땅한 투자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투자자들이 고급주택쪽으로 눈을 돌린 것도 주상복합아파트가 인기를 더해가는 이유다. 주상복합아파트가 등장한 것은 지난 70년말부터이며 도심재개발사업의 일부분으로 공급된 중소규모 아파트가 대부분이었고 인기도 끌지 못했다. 주상복합건물이 크게 증가한 것은 보라매타운, 석촌호수변, 도곡동 옛 체비지에 대규모 타운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부터며 쾌적한 주거환경과 편리한 대중교통 여건을 지녀 수요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들 지역에 공급된 주상복합아파트는 ▲대형 ▲고급자재 사용 ▲건강개념도입 등 상류층 수요자에게 인기를 끌 수 있는 고급주택 조건을 모두 갖췄다. 최근에는 신도시와 지방 대도시로까지 번지고 있으며 소규모 도심 나대지개발에까지 주상복합건물이 예외없이 들어서고 있다. 주택건설 전문가들은 『주거수준 향상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고급 주택붐이 중산층으로 확대돼 주상복합아파트 인기는 계속 될 것』이라며 『서울시내 도심재개발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어 신규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서울지역에서는 주상복합아파트가 아파트 분양가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상품으로 인식되면서 건설업체와 나대지 소유자들이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어 자칫 공급과잉 현상도 우려된다. 한편 주상복합아파트의 인기에 못지않게 문제점도 많은 것으로 지적돼 투자자들의 신중한 선택이 요구되고 있다.<부동산팀> ◎문제점/주거­상업시설 효율결합 취지 외면… 비싼 분양가·외제치장 등 사치 조장 주상복합은 지난 94년 도심 공동화 현상을 막고 주거밀도를 높이기 위해 본격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같은 취지에 따라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들도 주상복합 건립을 적극 지원했다.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의 효율적 결합으로 플러스 효과를 노리는 미래형부동산 상품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상당수 주상복합은 당초 의도와는 달리 비싼 분양가와 낮은 전용률, 호화 외제 내장재 사용, 과다한 인테리어비용 등의 문제점을 낳고 있다. 아직 주상복합 문화가 우리나라에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 위주의 공급◁ 서울에서 입지여건이 괜찮은 곳에 들어선 주상복합은 대부분 대형평형 위주로 건립됐다. 큰 평형이 투자가치가 높다는 인식에다 높은 분양가를 받을 수 있다는 업계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올 초 입주가 끝난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 나산스위트와 송파구 신천동 한라시그마타워의 경우 전가구 89평형이다. 이어 분양한 영동포구 여의도동 리버타워도 83∼89평형이고, 강동구 성내동 현대 그린타운은 자그마치 1백3평에 이른다. ▷비싼 분양가와 낮은 전용률◁ 주상복합은 철골조로 시공되는 데 따라 평당 건축비가 2백50만원대(일반아파트 평당 1백80∼2백만원)에 달한다. 인테리어비로만 1억원 이상 들어가는 주상복합도 많다. 당연히 분양가가 비쌀 수 밖에 없다. 평당 1천만원이 넘는 10억원대 주상복합도 허다하다. 전용률이 일반아파트에 훨씬 못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전용면적을 기준으로 한 평당분양가가 2천만원대에 이르는 집도 있다. 지금까지 선보인 주상복합중에 평당 분양가가 가장 높은 곳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들어서는 대림산업의 아크로빌이다. 74평형 평당 가격이 자그마치 1천4백72만5천원이고 가장 작은 평형인 54평형도 1천1백75만1천원이다. 전용면적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더욱 비싸다. 74평형의 경우가 53.61평으로 평당가는 2천24만9천원이고, 54평형이 39.48평형으로 1천6백7만2천원에 달한다. 서울 송파구 석촌동 대우그린빌도 1백평형의 평당 분양가가 1천1백29만원이다. 더욱이 전용면적이 57.77평밖에 되지 않아 전용면적 기준 평당가는 1천9백54만원에 이른다. 이밖에도 서울지역 주상복합의 전용면적 대비 평당가는 대부분 1천만원을 훨씬 넘는다. 서초구 서초동의 생명존중아파트 82평형(전용면적 54.15평) 1천4백38만원, 여의도 리버타워 83평형(70.79) 1천4백65만원,89평형(70.7평) 1천5백70만원 선이다. ▷외제일색의 사치◁ 주상복합 건물의 내부 장식은 거의가 호화 외제로 꾸며졌다. 지난해 7월 분양을 시작한 잠실 석촌호수 앞 H주상복합은 현관부터 외제로 도배를 했다. 일제 현관문 보안장치, 캐나다제 출입문, 이탈리아제 주방기구, 독일제 변기 및 위생기구, 미국제 월풀욕조와 스팀사우나 등 내부시설 가운데 외제 아닌 것이 없다. 바닥과 벽면도 물론 외제다. 거실과 침실 등의 바닥에는 스위스제 원목을 깔았고 욕실과 발코니 다용도실 등은 이탈리아제 대리석으로 시공했다. 벽면 도장과 안방 벽지까지 이탈리아와 일본제품이다. 61평형으로 분양가는 7억2천만원대. 전용면적 대비 실제 평당 분양가는 1천6백만원선에 이른다. 바로 옆에 들어서는 K주상복합은 한술 더떠 욕조 손잡이와 샤워기 꼭지부분에는 24K 금을 입혔다. 독일제 주방기기, 미제 욕조와 스위스제 바닥 등 내부시설 대부분이 외제임은 물론이다. 업체들은『내부시설 가운데 우리나라 것은 하나도 없다』고 자랑을 한다. 잠실과 대방동 보라매공원일대 주상복합타운 등 최근 건립된 주상복합들도 마찬가지다. 웬만하면 미국제 월풀욕조와 일본·독일제 위생도기, 수입원목바닥 등은 기본이다. ▷비뚤어진 개념설정◁ 주상복합은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이 효율적으로 결합된 도심형부동산 상품이다. 사치와 외제로 수요자를 끌려는 것은 주상복합 본래의 목적과 맞지 않을 뿐더러 우리 주거문화에도 도움이 않된다. 건물의 개념부터 제대로 설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주상복합아파트가 초대형 평형에다 비싼 값으로 건립되는 이유는 분양가 규제를 전혀 받지 않는다는 점과 주차장 등 공유면적으로 빠지는 면적이 많아서다. 또 상당수 건설업체가 분양성이 없는 상가 등의 공실률까지 감안해 아파트 분양가를 산정하고 있다. 지역 특성, 입주민들의 생활편의와 용도 등을 잘 고려한 주상복합이 바람직한 미래형 공간이다. ◎개선방향/특수계층 공급노린 ‘수익 만능주의’ 벗고 중산층 고객 겨냥한 30평형대 건설 등 업체서도 노력해야 지금까지 공급된 주상복합건물이 당초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은 공급업체들의 「수익만능주의」가 근본 원인이다. 주거부문과 상업부문 그리고 업무부분의 조화를 이뤄 전체적인 분양성을 높이기보다는 특수계층을 노린 분양이라는게 특징이다. 그러다 보니 한정된 수요를 놓고 경쟁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도 최근 들어서는 수요가 바닥나 분양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주상복합건물이 제자리를 잡으려면 당초 취지를 살려 주거와 상업을 절묘하게 배합한 구상을 세워야 한다. 한 건물안에 모든 주거활동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홍콩의 경우처럼 생필품가게는 물론이고 가족식당, 병원 등 의료시설, 스포츠시설, 극장, 그리고 심지어는 호텔까지 포괄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도심 공동화 현상을 방지하고 도심내 주거밀도를 높인다는 당초 취지를 살려 특수계층만을 고객으로 삼을게 아니라 일반수요층까지 공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분양평수를 줄여야 한다. 편리한 여건에 살기를 원하는 중산층을 겨냥한 30평형대 아파트도 지어야 한다. 이 경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주차장이다. 이는 근본적으로 주상복합아파트를 대형으로 몰고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별도의 주차빌딩 등 효율성이 높은 주차시설을 도입하면 해결할 수 있다. 또 차별화와 호화로움은 구별돼야 한다. 외국산 마감재로 집안을 도배한다고 해서 좋은 집이 되는 것은 아니다. 주방기기, 벽지, 바닥, 손잡이 등 대부분의 내부시설은 우리나라 제품이 외국제품에 못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수요자들이 외제 사치시설을 선호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건설업체에서 이같은 분위기를 조장하는 측면도 크다. 집은 더이상 소유만을 위한 대상도 아니고 부의 상징도 아니다. 소비자 인식 자체가 「주거를 위한 공간에 불과하다」는 쪽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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