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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개발 등 북방투자 물꼬 기대

러, WTO 가입… 우리경제 영향은<br>관세율 인하 등 호재 많아 올 교역액 200억弗 이상 5대 수출국으로 떠오를듯


러시아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에 154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하면서 지지부진하던 국내 기업의 북방투자도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의 자원부국이지만 정치ㆍ사회적으로 불안정성이 커 투자가 미미했다. 러시아의 WTO 가입으로 관세율이 낮아지면서 양국 간 교역액도 올해 200억달러를 넘고 이른 시일 내 러시아가 5대 수출국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WTO 가입국과의 직접적 경제효과는 관세율 인하에 따른 '수출입 가격경쟁력 향상→양국 간 교역증대'가 기본 공식처럼 떠오른다. 하지만 세계 최대의 영토에 석유와 가스 등 지하자원이 풍부한 러시아가 무역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준수하겠다는 선언은 한국에 교역보다 투자에서 더 큰 의미를 지닌다. '러시아' 하면 마피아가 떠오른다는 일부 설문조사가 대변하듯 러시아의 정치ㆍ사회는 물론 경제 전반의 투명성은 크게 낮은 편이 사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러시아의 WTO 가입은 '법의 지배'와 정부의 정책 투명성을 강화할 것이라는 대외적 약속이어서 투자를 망설이던 국내 기업의 발길을 돌려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1990년 수교 이후 한·러 간 교역규모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지만 국내 기업의 러시아 투자는 지난해까지 18억달러에 그치며 전체 해외투자의 1%에 불과했다. 러시아의 외국인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2%에 불과해 양국 간 경제관계가 확장되는 데 한계로 작용했다.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는 "러시아의 투자안정성이 높아져 현지 투자가 크게 늘면 중국처럼 교역 확대도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의 투자 확대뿐 아니라 정부는 '3대 실크로드 사업(시베리아철도와 연결사업, 한ㆍ러 가스관 연결 등 자원개발, 연해주의 광활한 농림지 개발)'의 협력방안을 구체화하는 데도 원군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가 지적재산권 보호와 정부조달 협정 가입 협상 개시 등을 약속한 것도 향후 한국 기업의 러시아 진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 들어 10월까지 50% 이상 증가한 대러 수출도 확장세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WTO 가입으로 러시아의 관세율이 평균 3%포인트 떨어지는 것만으로 연간 최소 3,000만~4,000만달러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통상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경제관계가 깊은 독일ㆍ스웨덴ㆍ프랑스 등의 유럽 기업이 러시아의 통신ㆍ금융ㆍ운송ㆍ유통 등 서비스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하면 내수 시장 규모가 커지며 수출 상품이 확대되고 현지 사업환경이 발전하는 부수적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또 반덤핑 관세 부과나 이의제기 절차가 WTO 규정에 따라 공정하게 진해돼 러시아 정부의 자의적 보호조치 도입이 어려워지는 점도 수출 안정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조원경 기획재정부 대외경제총괄과장은 "중국이 WTO 가입을 자국 현대사의 가장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했듯 러시아의 WTO 가입도 교역과 투자 여건을 개선하는 데 큰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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