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이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힘입어 업계에서 '나홀로 선전'을 거두고 있다. 내수시장에서도 점유율을 꾸준히 높이며 1위 자리를 공고히 다지는 형국이다.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012년보다 각각 8.4%와 14.1%씩 증가한 3,716억원과 148억원을 기록했다고 18일 밝혔다. 경동나비엔은 특히 최근 건설경기 침체에 따라 국내 가스보일러 시장도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지난해 상당히 선전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달 초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도 국내 가스보일러 출하·내수·수출량 집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스보일러 출하량은 총 144만6,590대로 2012년보다 3.0% 감소했다. 수출량은 전년도보다 0.6% 늘었지만 내수 판매량이 3.7%나 감소했다. 지난해 신규 주택 수가 2012년에 비해 25.0%나 급감한 데다 경기침체로 기존 보일러에 대한 교체 수요까지 줄어든 탓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내수시장에서만 보일러를 44만대 가까이 팔아 점유율을 2012년 35.0%에서 35.9%로 0.9%포인트 더 확대,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통계청 기준으로 내수 판매와 전체 출하량(41.2%) 부문에서 모두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재범(사진) 경동나비엔 대표는 "지난해 경동나비엔이 내놓은 스마트폰 원격제어 가능 신제품, 스마트톡 보일러가 큰 인기를 끈 게 내수시장에서 선전한 이유 중 하나"라며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오히려 경쟁사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일러업계 대형 3사의 점유율이 전체의 75~78% 정도라고 볼 때 경동나비엔의 내수 실적이 이제 나머지 2개 회사의 실적을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랐다"고 덧붙였다.
경동나비엔은 최근 독보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 능력을 앞세워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국내 보일러업계 전체 수출량은 22만9,019대인데 이중 69.3%를 경동나비엔이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수출 제품인 NPE 모델이 북미지역에서 고효율·고가 온수기로 확실히 인정받으며 지난해 전체 수출액 증가에도 크게 일조했다.
최 대표는 "국내 보일러 시장 자체가 이미 포화상태인 데다 올해에도 신축 건설시장의 확대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세계 수준의 기술력과 품질을 확보하고 미래 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 것만이 유일한 돌파구"라고 강조했다.
경동나비엔은 앞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 2020년까지 매출 2조원의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독립국가연합(CIS)과 유럽시장에 대한 본격 공략을 위해 러시아 현지에 법인을 설립했다. 러시아법인은 중국·미국에 이어 경동나비엔의 세번째 글로벌 거점이다.
경동나비엔은 이번 러시아법인 설립을 통해 우선 러시아내 선두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질 계획이다. 경동나비엔은 지난 1994년 러시아 시장에 처음 진출한 후 지난 2012년에는 러시아 벽걸이 가스보일러 시장에서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러시아법인은 주변국인 CIS 지역과 중앙아시아, 유럽시장 확대를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러시아법인 설립을 알리기 위한 행사에 40개 도시에서 100여명이 넘는 딜러가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며 "러시아 시장의 수출물량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호주, 유럽 등에 현지 법인을 마련하고 조립라인을 구축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경동나비엔은 수출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현재 경기 평택에 13만㎡(4만 평) 규모의 신공장까지 건설하고 있다.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완공될 예정이다. 완공된 신공장은 단일 생산규모로는 세계 최대인 연간 150만대의 보일러와 온수기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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