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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가정을 이끌어가는 공동경영자다. '100세 시대'에 롱런하는 가계경영을 위해서는 부부간의 재무적인 소통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재무관리를 따로 하는 부부도 늘어나고 있다. 부부가 분리된 경제생활을 하다보면, 수입과 자산이 어느 정도인지, 투자 포트폴리오가 균형 있게 유지되는지 등 가계의 큰 그림을 보기 어렵다.
특히 부부가 비슷한 투자성향을 가진 경우 더욱 문제가 된다. 두 사람 모두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갖고 있다면, 과도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반대로 부부 모두 보수적인 투자성향을 갖고 있다면 물가상승률을 따라잡을 만큼 충분한 수익을 거두기 어렵다.
그렇다면 통장을 남편이나 아내 한 사람에게 맡기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최근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에서 부부의 가계재무 의사결정 유형별로 노후준비 수준을 분석한 결과, 경제적인 노후준비도 부부가 함께 할수록 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가 함께 재무 의사결정을 내리는 집단(부부공동형)은 남편이 주로 결정하는 집단(남편주도형)보다 낮은 소득에도 불구하고 은퇴자금 저축에 더 많은 비중을 할애했다. 그런가하면 부부공동형 집단은 소득, 자산 수준 등이 동일한 아내주도형 집단보다 은퇴자금 저축을 많이 하고 전반적인 노후준비 수준도 높은 편이었다.
또한 은퇴자금 저축대비 자녀교육비의 비율을 살펴본 결과, 아내주도형이 은퇴자금보다 자녀교육비에 투자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남편주도형, 부부공동형 순이었다. 부부공동형 부부는 다른 부부들보다, 미래지향적인 투자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재무 의사결정을 함께하는 부부는 장래에 대해 자주 대화할 가능성이 높고, 그만큼 노후를 위해 더 많은 자원을 할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부부가 인생의 동반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삶의 여정을 함께 준비하고 헤쳐 나간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노후준비는 장기적인 인생과제인 만큼 부부가 함께 그리는 노후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치밀하게 준비해나가는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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