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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28일 인사에는 엄격한 성과주의를 통해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 사장에 발탁된 조성진 세탁기사업부장 부사장은 LG전자의 최초 고졸 출신 사장 및 사업본부장이라는 신화를 새롭게 쓰면서 LG의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조 부사장은 지난 1976년 용산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해 LG전자 전기설계실에 입사한 고졸 엔지니어 출신으로 2005년 세탁기 사업부장에 발령 나기 전까지 약 30년 동안 세탁기 설계연구 분야에 몸담은 대표적인 세탁기 전문가다. 조 부사장은 특히 1998년 다이렉트 드라이브(DD) 기술을 개발한 주역으로 LG전자는 당시 개발한 DD기술을 아직까지 LG 세탁기의 대표 기술로 내세우고 있다. 조 부사장은 특히 세탁기 사업부장을 맡은 후 미국에서 5년 연속 드럼세탁기 분야 1위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중국법인장을 새롭게 맡게 된 신문범 사장도 이번 LG 인사의 관심인물이다. 중국은 거대한 규모를 갖춘 매력적인 시장인 동시에 현지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는 녹록지 않은 시장이라는 점에서 신 부사장이 중책을 맡게 됐다는 것이 회사 안팎의 평가다.
신사업과 신시장에서 능력을 보인 임원들을 과감히 발탁 승진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에서 신사업 발굴 및 사업화를 주도했던 짐 클레이튼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김종훈 이란법인장 상무는 이란 경제제재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부임 후 연평균 17%의 매출 성장을 이끈 공로로 상무 2년차에 전무로 조기 발탁 승진했다.
LG는 올해도 연구개발(R&D) 중시 문화를 여전히 계열사 인사에 반영했다. 아울러 여성과 신사업에 대한 승진인사도 대거 이뤄졌다.
LG전자의 경우 곽국연 수석연구위원이 올해 인사에서 부사장급으로 승진했다. LG전자의 연구위원 가운데 부사장급이 탄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실트론은 300㎜ 웨이퍼 생산성 향상과 원가 개선에 기여한 연마 웨이퍼(Polished Wafer) 생산본부장 한시재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LG생활건강은 이정애 생활용품사업부장 상무가 섬유유연제 시장 1위 등의 공로로 전무로 승진했다. 이 상무는 이에 LG 최초의 공채 출신 여성 전무가 됐다. 이와 함께 김희선 더페이스샵 마케팅 부문장도 상무로 승진했다.
LG상사는 자원개발 및 미래 에너지사업 주역을 발탁했다. 송치호 인도네시아 지역 총괄 전무가 팜(Palm)과 조림, 석탄 사업 등 상사의 미래사업 개발에 힘써온 공로로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허성 최고재무책임자(CFO)도 부사장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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