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택(사진)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가 ‘한중일 공동펀드’를 제안했다. 아시아 공동 펀드를 만들어 투자 선택의 폭을 넓히되, 운용은 각국의 전문 펀드매니저가 해 성과를 높여 글로벌 투자자금을 유치하자는 아이디어다.
황 대표는 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중일 자본시장 발전 포럼’에서“미국이나 일본 등에 한국 투자 상품을 만들어 팔려고 할 때 많은 장벽이 있다”며 “한국 시장이 작고 규제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과 중국도 비슷한 문제가 있고, 특히 중국에만 투자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며 “그런데 해외 투자가들에게 ‘만약 한중일 아시아 3국이 공동펀드를 만들어 운용하면 살 의향이 있느냐’고 물으면 좋은 아이디어라고 한다”고 설득했다.
지난 2003년부터 2005년 중앙은행 총재회의(EMEAP)에서 아시아 8개국 공동펀드를 운용한 것처럼 한중일 3국 공동펀드를 만들어 아시아 전체 자산운용업계의 발전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황 대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펀드시장 규모는 한국은 21%, 일본은 15%, 중국은 4.2%에 불과하다”며 “이는 한중일 3국이 공통으로 가진 문제인 동시에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다가오는 아시아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한중일 투자가들 외에도 유럽과 미국 투자가들에게 팔 수 있는 대표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며 “3국 공동펀드를 만들어 글로벌시장에 진출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국과 일본에 패시브(벤치마크 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돼 있지만, 보다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액티브(펀드매니저가 종목을 발굴해 투자) ETF도 상장해 한중일 투자자들에게 투자 기회를 제공하자”고도 제안했다.
한중일 자본시장 발전 포럼은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설립 60주년을 맞아 한중일 3개국의 증권ㆍ자산운용협회와 공동으로 마련했다. 각국 업계 대표단과 정부당국자, 연구기관장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박종수 금투협 회장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한중일의 위상과 역할은 강화되고 있으나 3국 간의 교류와 협력은 활발하지 못한 게 현실”이라며 “한중일 3국의 경제협력과 상호 성장을 위한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본시장이 뒷받침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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