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상단인 2,050선을 뚫었다.
배당을 늘리는 기업에 세제혜택을 주고 투자자들의 배당수익에 대해 분리과세를 적용하기로 하는 등 '최경환호'의 경제정책이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바이 코리아' 행보가 이어졌다. 배당주를 중심으로 주식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지난 6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던 국내 주식형펀드는 지난달 플러스로 전환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7월29일 기준) 국내주식형펀드의 월초 후 수익률은 1.85%를 기록했다.
배당주식형펀드의 지난달 월초 후 수익률은 4.09%로 한 달 전에 비해 4%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최 부총리는 지명자 신분이던 지난 6월부터 배당 확대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사해왔다. 지난달 정식으로 취임한 최 부총리가 이런 구상을 정책으로 내놓으면서 본격적인 주식 순매수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대량 매수 덕에 중소형주식형(2.49%)· K200인덱스(1.92%) 펀드도 우수한 성과를 나타냈다. 일반주식형(1.53%)도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지만 삼성전자(005930)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고전하면서 중소형·인덱스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낮았다. 일반주식형 펀드 포트폴리오(자산 구성)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삼성전자·현대차(005380) 등이 최근 환율 하락으로 고전했던 데다, 스마트폰 등 주력 상품들의 모멘텀(투자기회 요인)이 약화되면서 주가가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코스피 지수는 상승했지만 외국인들이 그동안 소외됐던 종목들에 크게 베팅하면서 국내주식형 상품 간에도 차별적인 흐름이 나타났다. 6월에는 선진국과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감에 화학주와 전기전자업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성과가 좋았지만, 지난달에는 증권·은행·철강·건설에 투자하는 ETF의 성과가 우수했다. 2기 경제내각이 내수경기 진작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간 소외됐던 분야가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가 회복되면서 거래대금이 늘고 부동산 규제 완화로 대출금액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이들 섹터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미래에셋TIGER증권증권상장지수(주식)'(16.84%), '삼성KODEX증권주증권상장지수[주식]'(16.35%), '삼성KODEX철강상장지수[주식]'(8.66%), '한화ARIRANG철강금속상장지수(주식)'(8.61%), '삼성KODEX건설상장지수[주식]'(7.63%), '미래에셋TIGER은행상장지수(주식)'(7.56%) 등이 개별 국내주식형펀드 가운데 수익률 상위그룹에 포진됐다.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이 매력적인 우선주에 투자하는 '신영밸류우선주자(주식)종류A'(7.31%)의 성과도 좋았다. 배당주 펀드 가운데서는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자 1(주식)종류C 1'(5.32%),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자(주식)C형'(5.18%) 등이 눈에 띄었다.
국내 주식혼합형 펀드에서도 배당주와 채권 투자를 병행하는 펀드의 성과가 좋았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배당프리미엄 시리즈들이 수익률 상위 상품에 이름을 올렸다.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자(주혼-파생)종류A'(2.77%), '신영밸류고배당60(주혼)C형'(2.47%), '베어링고배당밸런스드60(주혼)ClassA'(2.40%) 등의 수익률이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33%)을 웃돌았다.
지난 5월 인도에서 개혁 성향의 모디 후보가 총리에 오른 데 이어 지난달 인도네시아가 사상 처음으로 민주선거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루는 등 개혁 기대감이 커지면서 아시아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펀드의 성과가 우수했다. 중국의 회복세까지 더해지면서 해외주식형펀드는 월초 후 4.38%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주식형펀드 상위 10개 상품은 중국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자리를 꿰찼다. 최근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 반영됐다. '미래에셋차이나A레버리지1.5(주식-파생재간접)종류A'(16.48%), '삼성중국본토레버리지자 1[주식-파생재간접]_A'(16.38%), 'KB중국본토A주레버리지자(주식-파생재간접)A CLASS'(15.64%) 등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코스피가 6월 말보다 70포인트 이상 올라 국내주식형 펀드에 돈을 넣었던 투자자들이 대량 환매에 나섰다. 7월 말까지 투자신탁회사는 2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했다. 29일 기준 지난달 국내주식형펀드 순유출액(ETF제외)은 1조8,791억원이다. 일반·중소형·인덱스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갔지만, 배당주식형펀드에는 2,031억원이 순유입됐다.
해외주식형펀드에서도 지난달 3,621억원이 빠져나갔다. 다만 여전히 양적완화 카드가 남아있는 유럽펀드에는 316억원이 순유입됐고, 최근 아베노믹스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일본주식형펀드에도 169억원이 들어와 3개월 만에 순유입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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